‘성장이냐 추락이냐’ 갈림길 선 LS그룹 속사정

10년간 잘 굴러갔는데…앞으로 10년이 문제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LS그룹은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악재가 따라 다니면서 전사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위기를 맞은 LS그룹의 현재 모습을 살펴봤다.

 
LS그룹은 LG그룹의 형제기업이다. LS그룹의 회장은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이 맡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전 회장의 동생으로 2003년까지 LG그룹에 속해 있다 계열분리를 통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LS그룹은 홀로서기에 나선 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LG그룹에서 나온 첫해 7조4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뒤 해마다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2011년 29조3151억원을 시현한 것이다. 10년도 채 안 돼 3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나타냈다.
 
원자재 값 하락에 
주력 계열사 몸살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LS그룹의 식구도 늘었다. 2003년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 E1, 극동도시가스(예스코) 등 4개에 불과하던 계열사 수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46개사, 해외 46개사 등 총 92개사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모범적인 가족 기업의 분리 사례라며 LS그룹을 치켜세웠다. 경영권을 두고 형제끼리 다투는 일이 흔한 재계에서 보기 드문 미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LS그룹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3개년 매출이 급감하면서 재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정점을 찍은 LS그룹의 매출액은 2013년 26조9685억원, 2014년 25조5080억원으로 3개년동안 5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LS그룹의 매출이 급감한 데는 주력 계열사의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LS그룹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LS니꼬동제련의 경우 2011년 9조1845억원에서 2014년 6조8664억원으로 25.2% 급감했다. E1의 매출액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E1은 2012년 6조734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6조4059억원, 지난해 5조9121억원으로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LS전선도 2011년 4조7983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2년 4조814억원, 2013년 3조5357억원, 2014년 3조4251억원으로 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LG그룹서 분리 이후 줄곧 ‘승승장구’
최근 3년 사이 실적 고전 면치 못해
 
당기순이익 역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LS니꼬동제련의 경우 2011년 2747억원에서 지난해 1089억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부진을 기록했다. E1은 역시 2012년 717억원에서 지난해 437억원으로 40% 가까이 영업이익이 축소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맏형 격인 LS니꼬동제련은 실적 부진인 상황에서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지주사인 ㈜LS가 소유하고 있는 LS니꼬동제련의 지분은 50.1%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높은 지분율은 아니지만 LS그룹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회사이기 때문에 주목 받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LS니꼬동제련은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2010~2013년 사이 도시광산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자회사에 값싸게 물품을 주고, 비싸게 매입하거나 직거래처가 있는데도 자회사를 거쳐 물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회사에 대한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하고 있어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이미 세무조사가 끝났다며 1500억원 가량의 추징금을 LS니꼬동제련이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언론에서 보고 있는 추징금 규모는 1000억∼2000억원 규모다.
 

전사적으로 부진
세무조사도 겹쳐 
 
LS니꼬동제련이 쥐고 있는 현금 수준은 지난해 기준 35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지난해 영업이익(1970억원)과 순이익(1089억원)을 감안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에 받고 있는 세무조사의 성격이 특별 세무조사로 알려져 더욱 부담스럽다. 일반적으로 특별 세무조사는 비리나 탈세의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실시한다. 조사 결과 비리나 탈세가 드러날 경우 전체 계열사로 세무조사가 번질 위험이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세무조사다.
 
LS니꼬동제련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세무조사의 성격은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LS니꼬동제련은 “현재 받고 있는 세무조사는 2011년 이후 실시되는 정기 세무조사”라며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징된 세금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S니꼬동제련의 ‘특별 세무조사 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최근 하락한 기업이미지를 꼽는다. 비리·횡령 등 부정적인 소식으로 기업 이름이 언론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리면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LS그룹의 경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근 4개년(2010∼2014년)동안 대기업 집단 가운데서 가장 많은 불공정 거래행위를 한 기업으로 꼽히며 구설에 오른 바 있다.
 
LS그룹은 2010∼2014년 9월 사이 검찰고발 11건, 과징금 11건, 시정명령 1건, 경고 64건의 행정조치를 받으며 불공정 거래를 가장 많이한 대기업 집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실제 LS그룹의 지주사인 ㈜LS가 불공정 거래 최다 기업으로 꼽힌지 얼마 안 돼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씨가 대표로 있는 미국 벤처투자사 ‘포메이션8’와 ㈜LS간 자금 이동 흐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조사에 나섰다. ㈜LS는 지난해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특별 세무조사 성격이라는 것이 당시 보도 내용이었다.
 
앞서 LS그룹은 기업 이미지 실추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2012년 그룹 계열사 JS전선이 한국수력원자력에 불량 케이블을 납품하다 적발된 것이다. ‘윤리경영’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기업을 이끌어온 LS그룹의 명예가 단숨에 땅에 떨어진 순간이었다. 그 후 2년간 LS그룹은 검찰 조사, 세무 조사 등을 받아야 했다. 업계에서 JS전선 비리 사건을 계기로 LS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업황부진의 늪
 
결국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JS전선을 정리해야 했다. JS전선을 상장폐지하고 모든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상장 폐지에 따른 후유증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LS전선 매출액이 크게 감소한 것. 지난해 LS전선은 매출액 4조310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000억원, 영업이익은 300여억원 급감했다.
 
JS전선을 정리하는 것으로 논란을 피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간을 다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JS전선을 정리하는 시점으로 되돌려 보면 구 회장은 2014년 1월 “국민과 정부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속죄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JS전선 정리를 약속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됐다.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주주의 사재를 출연해 소액 주주의 지분을 매입한 뒤 JS전선을 상장폐지하는 방식이다.
 

JS전선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212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또, LS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 상당의 원전 안전 및 관련 연구·개발 지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구 회장이 보여 준 ‘준법경영’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긍정적인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JS전선이 가져다 준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래갔다. LS그룹은 얼마안가 고배당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과거의 영광…현재의 위기
잇단 악재에 성장세 ‘뚝’
 
논란의 원흉은 JS전선이었다. JS전선 정리 비용을 메꾸려고 무리한 배당을 실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LS그룹은 급감하는 매출과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배당액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지난해 LS그룹 계열사 가운데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은(45%) E1의 경우 전년보다 63% 줄어든 당기순이익에도 불구하고 배당액을 25% 늘리며 고배당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업계에서는 JS전선 정리 비용을 고배당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LS그룹은 이미지 반전에 실패하는 모습이었다.
 
LS그룹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업황부진도 한 몫 했다. LS그룹의 주력 산업 분야는 전선·소재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2012년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LS그룹의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반전을 기대하기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LS그룹의 주력사의 실적은 원자재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며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올해 예정돼 있고, 중국 경기가 불황에 접어들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 반전으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부진했던 것은 맞지만 주력회사들의 매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며 “다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하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S그룹은 현재의 위기를 해외 쪽 사업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LS산전의 2분기 실적이 전분기의 부진을 딛고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6%가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LS산전이 글로벌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한 결과 2분기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으로 평가했다.
 
JS전선 저주?
위기 탈출할까
 
LS전선도 해외에서의 역량 강화가 힘을 받는 모습이다. LS전선은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매출 9746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5.6%, 100%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25억원에 시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베트남과 중국 출자 법인 등과의 공조 전략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S그룹은 지난 3년간의 악재 끝에 나름대로 내성을 기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부진에 늪으로 깊숙이 빠질지 갈림길에 선 LS그룹이다”라고 평가했다.
 
<donky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