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특별기획<4>대한민국 뒷골목 움직이는 3대 축<유흥·조폭·마약> 현주소

어두컴컴 ‘뒷골목’ 따라 ‘범죄 씨앗’ 싹 튼다

“세상이 무섭다.” 최근 국민들의 심정이다. 각종 대형사고가 전국을 강타하는가 하면 성폭행과 살인 등 각양각색의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마음 한 곳에는 불안감이 가득한 것이 현재 국민들의 마음이다. 이런 가운데 악의 축으로 손꼽히는 조폭, 유흥, 마약 등 3대 암적 세계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정당국의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며 새 모습으로 단장하고 있는 것. <일요시사>에선 창간 14주년을 맞아 이들 분야의 현주소를 파헤쳤다.

유흥가…변태업소들 성황 속 주택가로 잠입화
조폭…의리는 옛말, 피도 눈물도 없는 ‘피바다
마약…검증체계 구멍 ‘숭숭’ 서민들 ‘해롱해롱’
국민들 한마음으로 공공의적 퇴치에 앞장서야


대한민국 뒷골목을 움직이는 가장 주요한 세력은 역시 조직폭력배(이하 조폭)다. 조폭의 움직임에 따라 유흥가와 마약세계의 지도까지도 변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폭들은 최근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조폭들이 조직의 법칙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건달은 영원한 건달’이라며 ‘폼생폼사’를 내세웠던 그들은 이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것으로 법칙을 바꿨다.

체면을 벗어던지고 돈벌이에 열중하는 게 조폭들의 현주소다. 큰돈을 벌수만 있다면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는 치졸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치밀하게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다반사다. 비호세력의 보호막을 범행에 이용하는가 하면 국경을 넘나들며 이익을 얻기 위한 몸부림도 치고 있다.

조폭 ‘폼생폼사’는 옛말
먹을거리 찾아 동분서주

최근 조폭들의 또 다른 변화는 점조직이다. 개인이 추종자들을 규합해 소규모 신흥조직을 구성한 다음 필요할 때 조직간 연계활동을 강화한다. 경찰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조폭들은 최소 10명에서 많게는 50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추세다. 이들 중 40대는 두목, 30대는 행동대장, 20대와 10대는 행동대원의 형태다. 한 조직 당 행동대장은 2~3명 정도. 조직은 세포분열하고 유사시 연합하는 형태다.

조폭들의 먹거리도 달라졌다. 건설업, 유통업, 벤처사업, 재개발관련 이권개입, 카드할인업, 상가분양 개입, 보험범죄, 도박 등 다양하다. 이권이 있는 곳이면 어느 분야라도 개입해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면서 조직의 자금원을 확보한다.

이들의 전쟁터는 경기도로 파악되고 있다. 예전 이권을 둘러싼 암투와 유혈이 낭자했던 서울 조폭 풍속을 최근 경기도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게 조폭 전문가 L(46)씨의 전언이다.

L씨는 “서울을 주무대로 활동하던 조폭들은 물론 기존 경기도를 주무대로 삼던 조폭, 지방에서 먹잇감을 가로채기 위해 상경한 조폭들이 엉키면서 전쟁터가 됐다”며 “신개발 붐이 일고 있고 무엇보다 ‘돈’이 있기 때문에 수원과 평택 등 노른자위를 중심으로 조폭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폭 세계 변화의 또 다른 모습은 이방인들이 조폭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 조폭들의 행각은 더욱 잔혹해지고 있다. 게다가 전국을 무대로 범죄행각을 일삼는 ‘해외파 조폭’ 등장은 조폭 세계의 새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범죄자의 국적은 중국이 가장 많다. 그 뒤는 몽골과 미국, 베트남과 일본순이다. 이에 따라 사회 곳곳에선 외국인들의 중대범죄율이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면서 더 이상 외국인 범죄를 사소하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외국인 범죄를 보면 주로 동 인종간의 폭행, 살인이었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외국인 범죄가 점점 거대화, 조직화 되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최근 서울 남서부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계 조직폭력배와 부산 지역 러시아 마피아 등이 국내 폭력조직과 손을 잡으면서 긴장상태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심각한 것은 ‘백색가루’까지 손을 대는 조폭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뽕쟁이’들이나 취급한다고 손가락질하던 마약사업 전선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 조폭들이 마약시장에 나서면 파급력이나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조폭들이 마약에 손을 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돈줄이 막혔기 때문이다. 사행성 게임업종, 불법 추심업, 유흥업 등을 주 수입원으로 삼았던 조폭들은 조폭 수 증가와 불황 지속으로 ‘돈맥경화’에 걸리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고 그것이 마약인 것.

전직 조폭 조모(51)씨는 “만약 해외조폭들처럼 국내조폭들도 마약거래를 주 수입원으로 삼게 되면 마약시장의 규모가 광역화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대부분의 조폭조직이 단단한 연결고리로 짜인 만큼 빠르게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보다 더 자극적으로
변태 업소 우후죽순

뒷골목을 화려한 색으로 장식하는 유흥가 역시 생존을 위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면 현재 유흥가는 어떤 모습일까. 유흥마니아 S(36)씨에 따르면 유흥가 트렌드는 일본의 변태성문화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일례로 지하철 성추행 체험이나 구멍 뚫린 벽 틈 사이로 훔쳐보기 등의 업소가 성행하고 있다고.

성매매 업소들은 크게 ‘이미지클럽’과 ‘페티시클럽’으로 대별된다. 갖가지 상황을 설정해 성행위를 하는 이미지클럽의 경우 주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회원제로 운영된다. 뚫린 구멍 사이로 옷을 갈아입는 여성을 훔쳐보거나 지하철 여자 승객을 뒤에서 성추행하는 등 불법적이고 변태적인 것들이 주 메뉴다.
반면 남성이 고른 복장을 착용한 여성이 유사성행위를 해주는 페티시클럽의 경우에는 교복, 간호사복, 망사복장 등 갖가지 의상들을 비치해 놓고 있다. 새디스트 고객을 위한 코너도 마련돼 있다. 남성들은 기호(?)에 맞는 옷을 입은 여성과 성행위를 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재 유흥가의 현주소는 변종 성매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성매매 단속이 본격화된 이후 유흥가에선 ‘단속에도 걸리지 않고 쾌락의 강도는 더욱 높은’ 업소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 선두는 ‘도우미 PC방’이었다. 이곳은 글자 그대로 PC방과 ‘성인’ 혹은 ‘도우미’라고 하는 성매매 콘셉트가 결합되면서 남성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성인PC방은 서울 도심보다는 경기도 외곽지역에 둥지를 틀고 성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누드쇼와 비디오방이 결합된 업소도 인기다. 각각의 방들이 있고 그곳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방 앞 설치되어 있는 유리 너머로 여성들이 음란한 자태로 춤을 춘다. 남성은 편안히 방에 앉아 누드쇼를 관람하다가 흥분 상태에 들어가면 별도의 아가씨와 오럴섹스나 유사성행위를 한다. ‘스트립방’의 인기도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 시내에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는데 관음증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나가요’ 세계도 달라진 모양새다. 일단 활동무대가 서울에서 경기지역으로 바뀌었다. 경찰의 단속과 불황 탓이다. 수원·인천·고양·부천·동두천 등 경기도내 유흥가에는 서울 동대문, 강남, 용산 등지에서 소위 잘나가던 ‘나가요걸’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의 활동무대 이동은 경기도 유흥가를 신흥강자로 만들어 내고 있다. 낯선 동네에서 낯선 유흥문화를 즐기고 낯선 여성과의 잠자리를 원하는 남성들의 발걸음이 잦아들면서 활력을 불어 넣기 때문이다. 욕망의 탈출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유흥가 전문 분석가 K씨는 “국내 유흥가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 성매매 업소의 진화는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라면서 “이들 업소는 대중들의 성적 취향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유흥가 지도는 계속 뒤바뀌고 있는데 경찰의 집중적 단속이 이뤄지면서 서울의 유흥가는 움츠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반면 서울 외곽과 경기도는 형형색색 불을 밝히며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원·인천·안산 등지로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특히 수원은 유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태”라며 “서울과 인근에 있는 오산, 안산 등지에서 유흥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약세계도 진화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대한민국이 ‘마약청청국’이란 위상을 잃은 지 오래다. 각종 마약들이 서민들의 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지난 4월말부터 울산해양경찰서가 양귀비와 대마 밀경작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해경은 특별단속반을 편성하고 해·육상의 입체적 감시활동을 통해 단속활동에 나선 상태다. 또한 검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효과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단속은 그만큼 마약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 9월에는 마약수사 일선현장에서 근무했던 전직 경찰관이 월급을 차곡차곡 모은 사재를 털어 마약범죄를 예방하는 교육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국마약범죄학회가 그곳이다. 이들이 뭉친 이유는 교도소 출소 마약사범 10명 중 7명이 재범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민간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작전명 “꼭꼭 숨겨라”
단속반과 숨바꼭질

이처럼 대한민국이 마약에 찌들고 있는 것은 검증체계에 구멍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실례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쳐온 외국인 마약사범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인 S씨는 1999년 한국에 들어온 뒤 10년간 불법체류 상태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해왔다. 그는 유명 여성그룹의 뮤직비디오와 인기 오락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교회부설 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는데 마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다른 강사들도 모두 중·고교 시절부터 마약을 접해왔고 일부는 마약을 투약한 채 강의를 하기도 했다.

마약 밀수 수법도 기상천외하게 달라지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속, 여성용품, 콘돔 등 세관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용하고 있다.
세관들이 놀랐던 것은 사람의 몸속에 마약을 넣어 오는 수법이다. 주로 항문을 통해 뱃속으로 마약을 숨기는 방식이다. 여성의 성기 안이나 직장, 창자 등의 장기 속에 마약을 숨겨 들어오는 것도 꼽힌다. 속옷이나 생리용품 등 여성들의 물품도 단골이다. 음식물 속에 마약을 숨겨 오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다이어트 약물중독이다. 살을 빼기 원하는 이들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인 다이어트 약이 종국에는 사망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12월 마약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에 중독으로 인해 30대 여성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사망원인은 펜터민이란 약물중독.
J제약 한 관계자는 “펜터민은 전문적인 비만 치료제로 쓰이지만 ‘살 빼는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일종”이라며 “때문에 유럽에선 처방이 금지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인터넷에는 펜터민 처방이 많은 병원 명단이 나돌고 있고 개인적인 불법 거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술한 처방전과 인터넷 판매는 여성들의 다이어트 약물중독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데 이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선 독버섯들이 국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돈만 벌면 된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를 내몰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사정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는 등 뿌리를 뽑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은 교묘하게 빠져나가 더욱 깊숙이 숨어버리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 사회 공공의 적인 유흥과 조폭, 마약, 도박 등을 근절시켜야 하는데 앞장 설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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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