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한민국 新 쩐의 전쟁’(4) 돈 넣고 돈 먹기 ‘연예 매니지먼트사’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2천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만큼 과포화상태다. 그동안 한류 열풍이 불어 연예산업이 활황을 탔었으나, 지금은 많이 식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사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래의 관행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연예기획사들은 현재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은 막대한 자본금을 가지고 대형화,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는 반면, 영세한 기획사들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동고동락’ 안될까요?”

한국 대중문화계의 핵심은 ‘한류’ 열풍을 만들어낸 스타군단과 그 스타군단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매니지먼트사에 있다. 과거 연예인들의 소속사 역할을 담당하던 방송사들이 SBS의 등장과 더불어 연예인에 대한 전속제를 포기하면서 방송사의 기능을 매니지먼트사(연예기획사)가 대신하게 되었다. 이에 방송사 공채 시험을 통한 연예계 입문이나 각종 미인대회 및 가요제를 통해 발굴되던 연예인 시스템은 매니지먼트사들에 의해 조직적인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매니지먼트사들의 대형화와 체계적인 시스템화는 한류를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가 하면, 한류 스타의 체계적인 관리 등 국내 연예매니지먼트의 다각화와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등 발전적인 모습들도 많이 보여줬다.
매니지먼트사는 스타를 활용한 스타마케팅과 해외진출, 신인발굴 및 트레이닝 등 연예인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력이 확대되며 현재의 스타권력을 쥐게 되었다. 또한 방송사, 영화사, 외주제작사 등 제작물에 대한 스타 출연을 전제로 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을 통한 인수합병으로 거대 매니지먼트사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거대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하여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우회상장 열풍이 불었다. 스타와 기업을 연결시켜 ‘대박’ 효과를 노린 우회상장으로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회사는 40여 개에 달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게 된 원인은 기존의 매니지먼트사들이 추구하던 스타마케팅 방식이나 연예인 관리 시스템, 낙후된 제작환경과 열악한 제작 시스템 등으로 수익구조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들의 지분참여로 인한 투자확대와 주가상승으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의 3박자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막대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한 결과이다.

국내 매니지먼트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어 내야

그러나 대중문화산업의 결과물인 영화, 드라마, 음반 등에서 대중들의 문화소비패턴이 급속히 변화하고 해외진출의 교두보인 ‘한류’ 열풍이 사그라들고 스크린독과점 논란이 가속되면서 회사경영에 필요한 만큼의 수익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스타파워에 의존한 작품보다는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는 예가 늘어나면서 스타군단을 보유한 매니지먼트사의 실적이 떨어지고 ‘스타=대박’의 신기루가 사라지고 있다.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매니지먼트사들이 마땅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데 대한 스타군단을 보유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주가상승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제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는 국내 매니지먼트사들은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과 더불어 스타들에 대한 새로운 수익배분의 정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코스닥시장에서의 퇴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이미 대중문화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획득한 CJ를 비롯하여 SK, KT 등 본격적인 대중문화산업에 진출하는 거대문화자본에 이끌려 결국 독점체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어 국내 매니지먼트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뜨겁다.

중소 매니지먼트 회사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의 양극화가 점차 심해지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중소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몰락이다.
대형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캐스팅 독점은 물론이고, 제살 깎아먹기식으로 중소 매니지먼트 회사들끼리 소속 연예인들을 빼돌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 달이 멀다하고 연예인과 소속사 간의 소송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처럼 진한 우정으로 맺어진 연예인과 매니저(소속사)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같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연예 관련 종사자들은 ‘이게 다 돈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예전에도 금전 관계로 인한 다툼이 있긴 했지만, 최근 들어 일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스타 영입과 군소 기획사들의 연합 등을 통해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재미를 보자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졌다.
연예인의 이름 값이 주가 상승에 직결된다고 생각한 기획사들은 연예계로 유입된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스타 모셔오기’에 혈안이 돼 있고, 그 결과 연예계 역시 신뢰 보다는 돈에 의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돼 버린 것이다.
10년 넘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는 기획사 대표 A씨는 “과거에는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먹으며 스타의 꿈을 키워갔지만, 요즘은 조금 있어 보고 못 뜨면 ‘당신이 내게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며 떠나려 한다”며 “영세한 매니지먼트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 말 못하고 연예인을 다른 회사로 뺏기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의 B실장 역시 “먼 미래보다 당장의 돈을 보고 소속사를 선택하는 연예인이나, 애써 영입한 연예인을 더 많은 돈을 제시하는 회사에 뺏길까봐 전전긍긍하는 기획사나 결국 다 손해볼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대형화로 ‘금전 문제’ 충돌
신뢰 무너져 소송도 줄이어

반면, 올 초 소속사를 나와 혼자 일을 하고 있다는 연기자 C는 “연예인의 인기가 얼마나 가겠느냐”고 반문하며 “능력만 된다면 보다 많은 돈과 좋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중소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해온 한 매니저는 지금의 폐해는 결국 경험과 기획력, 능력이 부재한 대다수 중소매니지먼트사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너도나도 몇 년 사이 우후죽순으로 연기자 1∼2명을 데리고 매니지먼트를 시작했지만 실제 이들 회사 중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있는 곳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이들 중에는 방송국이나 제작사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매니저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매니지먼트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5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전략과 전문화된 인력충원, 그리고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의 신뢰와 믿음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철 기자 /ybc@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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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