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 인상 등 "안 그래도 어려운데…" 서민들 허리 휜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 일 기자 = 자동차세 인상 등 "안 그래도 어려운데…" 서민들 허리 휜다

내수 경기가 활로를 찾지 못하는 반면 시장금리는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각종 세금을 인상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서민경제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정부는 20년 이상 동결되어 왔던 지방세를 잇달아 올리기로 했다. 복지와 안전 등 새로운 재정수요가 생겨나고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는 '2014년 지방세제 개편 방안'을 담은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지방세 관련 3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안행부는 올해 추진되는 지방세 개편은 복지와 안전 등 새로운 재정수요에 따른 어려운 지방재정을 극복하고 지방세를 현실화해 조세정의와 형평을 구현하는 등 비정상적인 지방세제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방세 개편안은 각 시·도와 지방 4대 협의체, 8개 지방재정·세제 관련 학회, 13개 시·도 발전연구원, 지방세연구원 등이 참여한 ‘지방세 네트워크 포럼’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마련했다. 11개 지방세목 전반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고 5차례의 세미나와 6차례의 지역 순회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안행부는 "지방재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의 참여와 기여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국가와 시도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자치비용을 내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자'는 자치의식이 발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세는 주민들이 내는 회비 성격임에도 20년 넘게 변하지 않아 징수비용(2000원)도 되지 않고 1회 목욕비(6000원)도 되지 않는다. 주민세율의 구체적인 결정은 주민의 대표인 지방의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족한 지방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까지 만들어 여러 차례 논의한 결과가 가장 쉬운 방법인 세금 인상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방재정 자립도를 올리기 위한 고심도 없이 20년 이상 제자리라는 이유로 지방세를 올리는 것은 서민 호주머니를 터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행부가 내놓은 개편안을 보면 1992년 이후 20년 이상 그대로인 주민세와 자동차세를 물가상승 수준 등을 고려해 인상하기로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방세 감면은 그대로 두는 대신 이외에는 감면을 축소하거나 일몰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렇게 확보된 재원은 지자체의 복지·안전 등 시급한 재정수요에 충당하게 된다는 게 안행부의 말이다.

이에 따라 주민세 개인 균등분 세율이 현행 '1만원 이내'에서 '1만원이상 2만원이내'로 급격히 오르게 된다. 또 2015년부터는 하한선을 7000원(2016년 1만원)으로 해 연차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법인의 경우 자본금 규모에 따라 차등해 주민세를 부담하는 체계인데, 과세구간을 현 5단계에서 9단계로 나누기로 했다. 대신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부담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즉 자본금 100억원 이하 구간(5~35만원 4단계)은 내년에 7만5000~52만5000원으로 50% 인상하고 2016년에 10만~70만원으로 100% 인상한다. 100억원 초과 구간은 5단계로 세분해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다.

1991년 이후 그대로인 자동차세도 그간의 물가인상율(105%)을 고려해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올해를 기준으로 내년에는 50%, 2016년에는 75%, 2017년에는 100%를 인상하는 식이다.

다만 생계형 승합차(15인승 이하)는 제외되며 1t이하의 화물차도 현행 연간 6600원에서 1만원으로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발전용수, 지하수 등에 메기는 지역자원시설세도 50~100%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원자력 발전은 외부불경제 효과,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50% 인상키로 했다.

2005년 500원 인상된 담배소비세도 현행 641원(궐련 20개비당)을 1007원으로 366원 인상한다. 전자담배, 물담배 등 다른 담배도 동일한 비율로 세율을 인상하고 담배소비세의 부가세인 지방교육세의 세율도 담배소비세의 50%에서 43.99%로 조정한다.

주택분 지역자원시설세 과세표준도 원가방식에서 공시가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재산세 세부담 상한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자동차세 연납 할인제도도 2016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경차(모닝 기준)의 경우 연간 1만원, 중형차(쏘나타 기준)는 5만원, 대형차(에쿠스)는 13만원 가량 할인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지방세 감면 비율도 현행 23%에서 국세 수준인 15%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취약계층은 기존대로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15일부터 10월7일까지 22일간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10월) 등을 거쳐 정부안이 확정 되면 정기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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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