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홍명보호' 벨기에에 0-1 석패

박주영·정성룡 교체 불구 2년연속 원정 16강행도 물거품

[일요시사=사회2팀] 김해웅 기자 = 홍명보호(號)가 벨기에의 한 골에 격침됐다. 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리면서 기적을 바랬던 홍명보호가 벨기에를 넘지 못하고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끈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 한국의 최종 성적은 1무2패(승점 1)로 H조 최하위를 기록했고 16강 진출도 물건너갔다. 3연승의 벨기에(승점 9)가 1위, 알제리(1승1무1패·승점 4)가 2위로 16강행을 확정지었고, 러시아(2무1패·승점 2)는 3위로 짐을 싸게 됐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궜던 한국은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1무2패)이후 16년 만으로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2승1무,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에는 각각 1승1무1패씩의 성적을냈다.

이날 승리한 벨기에는 다음달 2일 오전 5시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노바에서 G조 2위로 통과한 미국과 16강전을 벌인다.


알제리는 하루 앞선 1일 오전 5시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G조 1위 독일과 8강행을 다툰다.

다득점 승리가 절실했던 홍명보 감독은 선발 라인업부터 변화를 줬다.

4-2-3-1 기본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1·2차전 내내 선발로 나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박주영(29·아스날)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을 넣었다. 또 '얼음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정성룡(29·수원) 대신 김승규(24·울산)를 투입했다.

벨기에 역시 그동안 나서지 않던 케빈 미랄라스(27·에버턴)를 최전방에 세우는 등 5명을 새 얼굴로 채웠다. 아드난 야누자이(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테번 드푸르(26·포르투), 니콜라스 롬바르츠(29·제니트), 앙토니 반덴보르(27·안더레흐트) 등도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국의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16강 진출을 위해 2골 이상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초반부터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대등한 흐름을 이끌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43%-57%, 슈팅 수 5-7, 유효슈팅수 2-5로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운영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전반 30분에는 기성용(25·스완지시티)의 중거리 슛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반 45분 벨기에 미드필더 스테번 드푸르(26·FC포르투)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등 분위기도 한국 쪽으로 흘렀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을 빼고 컨디션이 좋은 이근호(29·상주)를 넣으며 일찍 승부수를 던졌다.

벨기에 벤치에서도 후반 14분 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와 야누자이를 빼고 각각 디보크 오리기(19·릴)와 나세르 샤들리(25·토트넘)를 투입시키며 공격적으로 맞불을 놨다.

양 팀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경기는 다소 뜨겁게 전개됐다. 전반적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벨기에가 역습으로 나서는 양상으로 흘렀다.

홍 감독은 후반 21분 김신욱을 빼고 김보경을 넣으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다시 줬다.

그러나 선제골은 벨기에의 몫이었다. 움크렸던 벨기에는 중거리 슈팅에 이은 집중력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33분 수비수 얀 페르통언(27·토트넘)이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오리기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를 김승규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흘러 나온 것을 페르통언이 달려들어 골을 만들었다.

한국은 벨기에의 골문을 열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후반 막판 상대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몇 차례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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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