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넘어 야구계도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야구계 관계자 대부분은 박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야구계의 큰 별을 잃었다. 든든한 버팀목을 잃은 느낌이다”라며 “충격적이라는 말밖에 생각나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SK 김성근 감독은 “두산 기업이 어려울 때 팀을 유지해주셨고 KBO 총재까지 겸하면서 여러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
야구계를 떠나셨을 때도 아쉬움이 많았는데 세상까지 떠나셨다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도 “너무 충격적이어서 믿어지지 않는다”며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사망소식에 야구계가 이렇듯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이유는 박 회장이 생전 한국 야구계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데 기인한다.
박 회장은 1998년 이후 만 7년간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으로 야구계를 이끌었다. 11대 수장인 정대철 전 총재의 뒤를 이어 1998년 12월 구단주(두산) 출신으로는 최초로 프로야구 수장에 올라 14대 총재까지 역임했다. 박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타이틀 스폰서를 유치하고 방송중계료를 대폭 인상시켜 KBO의 자립에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난 2005년 말 두산그룹 ‘형제의 난’ 이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총재직에서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