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축구화 벗는 이영표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0.28 11: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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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빛낸 초롱초롱 ‘초롱이’

[일요시사=사회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초롱이’ 이영표(36·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은퇴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레전드. 그가 축구화를 벗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한국 축구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박지성과 거스 히딩크 감독의 화끈한 포옹,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안정환의 반지 세리머니. 2002년 한일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감격의 순간이다.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꿔놓은 장면은 모두 이영표의 발에서 비롯됐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초롱이’ 이영표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정든 그라운드
떠나는 ‘초롱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지난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영표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영표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 시절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며 “좋은 팀에서 좋은 사람들과 훌륭한 마무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난 이영표는 안양공고와 건국대를 졸업했다.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을 묘사해서 흔히 ‘초롱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빠른 스피드로 인하여 ‘바람’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의 주축 멤버로 뛰었던 이영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왼쪽 윙백을 맡아 맹활약을 펼쳐 4강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터진 박지성의 골과 한국을 8강으로 이끈 이탈리아전 안정환의 헤딩 골을 어시스트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일월드컵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이영표는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 입단해 유럽 무대를 밟았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을 거쳐 2011년 12월 MLS에 진출했다.

이영표는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세 차례나 경험했다. 통산 A매치 127경기에서 뛰었다.

이영표는 지난해 은퇴와 현역 연장을 놓고 고민하다 밴쿠버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역 생활을 1년 더 연장했다.

그라운드 떠나 행정가로 ‘제2의 인생’설계
3번 월드컵 본선 밟아…A매치 127경기 출전

이영표의 현역 마지막 경기는 28일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다. 이영표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마틴 레니 감독(38)은 은퇴를 결정한 이영표(36)를 단 한 단어로 표현했다. 미국프로축구(MLS)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한국시간 23일 “이영표는 전설이다”라고 말했다.


레니 감독은 “이영표는 클럽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다른 선수들에게 프로 정신과 성공의 의미를 일깨워준 진정한 롤 모델이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축구 행정가를 꿈꾸는 이영표는 은퇴 이후에도 밴쿠버에 머물며 영어와 구단 행정을 배우고, 캐나다의 대학에서 스포츠마케팅 공부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드서 써간
조용한 전설

데뷔 시절부터 따라다녔던 그의 별명 ‘초롱이’. 지능적인 선수라는 평 덕분이다. 은퇴 직전에는 나이를 잊은 듯한 체력을 과시해 ‘철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국 축구 사상 이처럼 커리어 내내 호평받은 선수는 드물다.
이영표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만한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왕성한 활동량, 영리한 지능, 양발을 고루 사용하는 풀백, 풍부한 국제 경험 등을 앞세워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한때 튼햄 핫스퍼 시절 공격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으나 이만한 완성도를 지닌 선수를 보기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전설이라는 말이 과언은 아니다.

이영표의 활약상 중 백미는 역시 2002 한·일 월드컵과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시절 경험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꼽을 수 있다. 2002 월드컵 당시 이영표는 2개의 도움을 올리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한국의 4강 신화에 큰 공을 세웠다. 이영표는 조별 라운드 포르투갈전 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올린 크로스로 월드컵 16강 돌파구를 뚫은 박지성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진 16강 이탈리아전에서는 1-1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후반 12분 마찬가지로 왼쪽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려 안정환이 골든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했다. 가장 극적 순간에 가장 필요한 득점이 터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활약상을 높게 평가받아 PSV 에인트호번에 입단한 후에도 이영표는 존재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박지성이 유럽 진출 초기 적응에 애먹으며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이영표는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쳐 콧대 높은 현지 팬들로부터 박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2004-2005 UCL 준결승 2차전에서 당시 세계 최고 오른쪽 풀백 카푸를 완벽하게 무너뜨린 후 올린 크로스로 필립 코쿠의 동점골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장면은 앞서 굳게 잠긴 AC 밀란의 골문을 열었던 박지성의 골과 더불어 당시 유럽을 뒤흔들었던 PSV 에인트호번의 돌풍을 설명함에 있어 빠지지 않는 장면이다.

PSV 에인트호벤에서 보인 활약상을 인정받아 한 단계 높은 무대, 그것도 전통 강호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튼햄 유니폼을 입었다. 리버풀을 상대한 데뷔전에서 현란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뒤흔드는 플레이를 펼쳐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등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후 마틴 욜 감독의 신뢰 아래 입단 초기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기복 없이 탄탄한 수비를 펼쳐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벤와 아수-에코토, 가레스 베일의 가세 이후 팀 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특히 후안데 라모스 감독 시절에는 거의 전력 외 취급을 받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지능적인 플레이에 철인체력 자랑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이탈리아 세리에A AS 로마 이적 거부 사건도 이때 일어났다. 돌이켜 보면 토튼햄 시절은 좋았던 순간과 나빴던 순간이 공존했다.

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이적이라는 영리한 거취 판단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2008-2009시즌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은 간판 수비수였던 데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영표를 대체자로 영입했다. 당시 이영표는 22경기를 뛰며 클롭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도르트문트는 성실한 플레이로 데데와 마르셀 슈멜처 사이의 연결 고리 구실을 충실히 한 이영표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이영표가 국가대표로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하자 하프타임을 통해 성대하게 축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영표는 설기현과 더불어 한국 선수들의 중동 무대 진출에 교두보를 놓은 선수이기도 하다. 이영표는 2009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명문 알 힐랄에서 두 시즌을 뛰며 통산 64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빈틈없는 수비와 날카로운 오버래핑으로 왼쪽 터치라인을 장악, 알 힐랄 팬들에게서 슈퍼스타로서 추앙받는 야세르 알 카타니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 알 힐랄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살필 수 있었던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이영표였다. 이 때문에 알 힐랄은 묵직한 연봉을 제시하며 이영표와 재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재계약을 포기했다.

알 힐랄 퇴단 후 은퇴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으나 이영표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FC 서울 클럽 하우스에서 후배 선수들과 몸을 만들더니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전격 입단한 것이다. 밴쿠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이미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입단하자마자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하며 수비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지난해 3월에는 2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출장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철인’이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가히 이 정도면 밴쿠버의 하비에르 사네티급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영표는 동료 선수들에게서도 대단한 신뢰를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시즌 아웃을 당한 미국 대표 수비수 제이 데메리트를 대신할 주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영표가 한사코 사양해 주장으로 뛰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으나 현지에서 이영표가 얼마나 크나큰 믿음을 얻는 선수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실 수비수로서, 더군다나 거칠디 거친 유럽에서 체격적으로 열세인 아시아 선수가 이런 커리어를 밟기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이영표는 특유의 성실함과 꾸준한 경기력을 인정받아 스스로 세계적 명성을 쌓을 토대를 마련함은 물론이며 현재 아시아 선수들의 유럽 진출 러시의 돌파구까지 만들어 냈다.

부르는 곳이 많았고 떠남을 결정할 때 아쉬워하는 이들도 많았다. 스포트라이트가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포지션에서도 온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떨친 선수였다.

이영표의 아성
누가 뛰어넘나

이영표는 K리그 안양 LG 치타스(당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 에인트호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프로 생활 중 남긴 족적도 대단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이룬 위상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1999년 코리아컵에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이영표는 2002 한·일- 2006 독일- 2010 남아공 등 세 번의 월드컵을 거치고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12년간 이영표는 무려 127번의 A매치에 출장해 홍명보(136회)·이운재(132회)에 이어 한국 역대 A매치 최다 출장 선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 터치라인에서 이영표가 보인 존재감은 대단했다. 악착같은 수비로 공격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했고, 공격 시엔 특유의 헛다리 개인기와 칼날 같은 크로스로 측면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런 이영표를 뛰어 넘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먼저 이영표의 후계자로 떠오른 이는 김동진(항저우 그린타운)이었다. 이영표와 똑같이 2000년 안양 LG 치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동진은 2003년 12월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홍콩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줄곧 이영표의 백업 멤버로 활약했다. 좋은 체격 조건과 과감한 슈팅으로 종종 골을 터뜨리기도 한 김동진은 이영표 은퇴 시 제1옵션으로 여겨졌으나 2010 월드컵 이후 컨디션 하락으로 더는 발탁되지 못했다.

김치우(FC 서울)도 종종 이영표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2010 월드컵 예선전에서 ‘허정무호의 황태자’라 불리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김치우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할 만큼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데다 빼어난 프리킥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고 결국 이영표를 넘지 못하고 말았다.

철벽수비에 헛다리
“영원한 태극전사”

2010년엔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던 박주호도 슬슬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0년 1월 18일 열린 핀란드와 친선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박주호는 안정감 있고 깔끔한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은 박주호는 스위스 바젤을 거쳐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에 닿을 때까지 종종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이영표 후계자’ 타이틀을 향해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2011년 이영표 은퇴 직후 바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어린 선수들도 있었다. 바로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과 홍철(수원 삼성)이었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각기 다른 장점으로 자신이 ‘포스트 이영표’라 어필했다.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윤석영은 수비 부분에서 강점을 드러냈고, 날카로운 왼발과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홍철은 공격형 풀백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완성형에 가까운 이영표를 따라잡기에 이들이 보인 임팩트는 부족했다.

이후에도 박원재(전북 현대)·최재수(수원 삼성) 등이 번갈아 가며 이름을 올렸으나 계속 발탁되진 못했고, 2013년에 이르러 또다시 새로운 후계자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올 6월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김민우(사간 도스)와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를 발탁해 시험해 봤고, 김진수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3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호주전서 데뷔 무대를 가진 김진수는 날카로운 크로스와 높은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한 영리한 움직임으로 주목받았다. 김진수는 지난 9월 치른 크로아티아·아이티와 친선 경기에선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10월 브라질·말리와 치른 A매치서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내 좋은 활약을 펼쳐 주가를 높이고 있다.

아름다운 은퇴
끝 아닌 시작

앞서 언급한 선수들 모두가 각자 장점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왼쪽 측면 수비수다. 그러나 태극 마크를 달고 나선 경기에서 누구도 이영표만큼 든든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또 누구도 이영표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앞으로 이영표의 아성을 뛰어넘을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이광호 기자<khlee@ilyosisa.co.kr>

 

 

[이영표는?]

▲강원도 홍천 출생
▲안양공고 졸업
▲건국대 정치외교학 학사
▲안양 LG 치타스
▲시드니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컨페더레이션스컵 국가대표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토튼햄 핫스퍼 FC(잉글랜드)
▲독일 월드컵 국가대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알 힐랄 FC(사우디아라비아)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AFC 아시안컵 국가대표
▲밴쿠버 화이트캡스 FC(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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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