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일장춘몽’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0.22 09: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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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 잘 갔다 했더니…쪽박 차게 생겼다

[일요시사=사회팀] ‘법조인 출신 가운데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던 현재현 회장이 이끄는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 형제기업인 오리온그룹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허사였다. 이제 동양시멘트·동양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들은 줄줄이 법정 관리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 회장은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엘리트 CEO로 꼽혔던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회사의 쇠락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동양그룹의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사위’로 유명한 현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을 패스해 검사로 일하다 기업인으로 변신했지만 현재 그의 표정은 어둡다. 특히 현 회장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신이 데리고 있던 임직원들한테까지 공격을 받고 있는 상태다.

엘리트CEO
한순간에 훅

올해 4월 기준 재계 순위 38위인 동양그룹은 한때 국내 5대 그룹 안에 들던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룹이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그룹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황이 어려워졌음에도 ‘모호한 거래’를 통해 욕심을 부리며 ‘부활’할 수 있는 시기를 계속 놓쳤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CP(기업어음) 돌려막기로 그룹을 겨우 지탱해왔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계열사의 부실 채권 판매를 금지한다’는 규정이 동양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규정은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유예기간 동안 금감원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부실 채권 판매를 적극적으로 제재했다면 동양그룹 사태는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동양그룹은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는 이 규정이 시작되는 10월 전까지 CP를 발행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규정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부실 계열사의 채권을 팔지 못해 돌려막기식 자금조달의 비참한 최후를 맛보게 된 것이다. 부채가 늘어가던 동양그룹의 5개 계열사가 동시에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


문제가 된 것은 이 계열사들이 위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를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또 각 계열사들의 개인투자자 비율이 99% 이상이었기 때문에 그 피해를 서민들이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튼튼했던 동양그룹이 이렇게 무너지면서 현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만기를 앞둔 CP와 회사채를 상환하려고 동서인 담철곤(58)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지원을 부탁했지만 끝내 거절당하면서 우려했던 위기가 몰아닥쳤다. 유동성 위기를 막지 못하고 9월30일과 10월1일,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동양 계열사 다섯 곳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 CP 투자자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고, 그룹의 공중분해는 시간문제다.

법정관리 신청을 계기로 CP 불완전판매 의혹이 확산되면서 현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성난 투자자들은 현 회장 일가가 직접 책임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현 회장은 지난 17일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입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다. 현 회장은 또 “전 재산은 회사 경영하는 데 사용해 통장잔고가 얼마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얼마 전 개인금고에서 돈과 금괴를 빼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60년 동양그룹 순식간에 공중분해 위기
한때 재계 5위권 호령…이대로 무너지나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현 회장은 “이번 동양사태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남은 생애 지상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투자자들의 피해규모를 최소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안덕수(새누리당) 의원은 현 회장에게 “동양증권은 그룹과 계열사가 유동성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을 때 가정주부나 노인들을 상대로 전화를 걸어 동양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CP에 투자하라고 권유하지 않았냐”며 “왜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도 직원들한테 ‘법정관리 들어갈 일 절대 없다’고 독려해 상품 판매를 부추겼냐”고 질문했다.


이에 현 회장은 “법정관리 직전, 회사채 CP 등을 발행한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임원들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 창구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판매했는지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안 의원은 또 “이번 동양사태로 4만 명에 이르는 피해자가 생겨났는데, 기존 경영 일선에 있던 임원들을 모두 내보낼 수 있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현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할 때 이미 모든 경영권을 포기했고, 기존 경영진들 문제는 내가 지시할 사항이 아니라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현 회장은 최근 이혜경 부회장의 개인금고 인출 건으로 논란이 됐던 사건에 대해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돈이나 금괴를 뺀 것이 아니라 수십년 된 결혼예물만 챙겼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아내가 법정관리 소식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신변 정리 차원에서 개인 사물을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대여금고를 찾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은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에게 “왜 법정관리 직전 직원들에게 회사채 CP 등 사기성 판매를 독려했냐”고 추궁했다. 이에 정 사장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했던 이야기는 현재 그룹 및 계열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 뿐 절대 판매를 권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 사태는
4만명 사기극

한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동양과 금감원 간의 로비 의혹에 대해 “원장 취임 직후부터 금감원과 동양그룹 제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로비나 부당행위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감 증인으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와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법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계열 5개사에 대해 회생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당초 동양측이 관리인으로 추천했던 김철·현승담 동양네트웍스 대표 대신, 동양네트웍스 등기이사인 김형겸 상무보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장인회사 물려받아 승승장구
잘 나가다 자금난에 ‘와르르’ 
오리온 담철곤과 엇갈린 행보

시멘트, 섬유, 가전, 증권 등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동양그룹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사업 적자가 발생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그룹 모태이자 주력인 동양시멘트는 최근 3년간 18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동양도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렇게 자금난이 가중되자 2010년에는 알짜 계열사인 동양생명보험의 지분 46.5%를 보고펀드에 9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이 더뎠던 점도 그룹 붕괴를 앞당겼다. 지난해 12월 당초 부실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시멘트, 화력발전, 금융부문 등을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었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그룹의 캐시카우 구실을 충실히 하던 동양매직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한 에너지부문(동양파워) 지분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매각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동양의 빈번한 매각 실패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시장의 불신이 깊었던데다, 현 회장 등 경영진이 구체적 매각 대금이나 경영권 유지 여부를 따지다 결국 자산 매각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은 동양매직 매각 작업이 한창이던 7월 말 협상 대상을 교원그룹에서 사모펀드인 KTB PE로 변경했지만, 9월30일 KTB PE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동양 관계자는 “당시 KTB PE가 교원그룹보다 가격을 200억원 높이 부르면서 협상 대상을 바꿨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믿었던 동서회사
오리온 지원 거부

동양은 이러한 자금난을 타개하고자 동양증권의 영업력을 이용해 CP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금을 마련했다. CP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CP와 회사채를 발행하는 ‘폭탄 돌리기’가 법정관리 직전까지 계속됐다. 금융권 차입보다 회사채 발행이 많았기에 개미들의 피해가 크다. 이번 사태를 두고 ‘1999년 대우 회사채 파동’ 이후 최대 피해 규모라는 얘기도 흘러나올 정도다.

위기의 동양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것은 현 회장 동서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었다. 동양은 담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진 주식을 담보로 5000억∼1조원의 자사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해 CP와 회사채를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그룹 오너 일가는 추석 성묘를 마치고 고 이양구 동양 창업주의 부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에서 만나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담 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끝내 거절했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동양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불면의 밤을 보내며 고민했으나 오리온은 존속과 번영을 지속해야 한다”며 거절 이유를 밝혔다. 담 회장 부부는 지분을 담보로 내놓았다가 자칫하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담 회장이 4월 대법원에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다. 재계에서는 ‘피보다 시장이 진했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4만 명 피해자 발생 
“무조건 엎드려 사죄”

동양은 국내 재벌가에서는 드물게 사위가 경영권을 승계한 그룹이다. 맏딸 내외는 동양을, 둘째딸 내외는 2001년 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오리온그룹을 맡고 있다. 현 회장과 이혜경 동양 부회장은 1976년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고 김옥길 전 이화여대 총장의 소개로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대학 3학년 때 사법시험(12회)에 합격했다. 고려대 초대총장인 고 현상윤 박사가 그의 조부이고 부친은 고 현인섭 이화여대 의대 교수다.


현 회장은 19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하다 결혼 후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입사했다. 그는 장인인 이양구 회장과 함께 직접 경영 현장을 누비며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 회장이 83년 고혈압으로 건강을 잃자 현 회장은 34세 나이에 동양시멘트 사장에 선임돼 이때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주도해왔다.

모두 가지려다
모두 잃었다

현 회장은 증권사를 인수하고 신규 회사를 설립하면서 회사 몸집을 키웠다. 84년 일국증권을 인수하는 것을 계기로 시멘트와 제과 일변도이던 동양을 금융업 중심으로 업종 다변화시켰다. 93년부터는 동양의 금융부문 매출이 비금융부문 매출을 앞지르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동양을 지켜내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법정관리 신청으로 현 회장의 그룹 경영권 유지는 어려워졌다. 현 회장이 지분 30%를 보유한 동양레저는 ㈜동양의 지분 36.25%를 갖고 있어 그룹 경영권의 연결고리 구실을 하는데, 이 두 회사는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개연성이 크다. 채무 변제 과정에서 현 회장의 지분 가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 3사에 대한 법정관리는 예견된 수순이었으나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는 논란을 남겼다. 동양시멘트는 동양의 주력 회사이고, 동양네트웍스는 현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특히 동양시멘트의 경우 부채비율도 190%대로 다른 계열사보다 현저히 낮고 문제가 된 CP도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 두 계열사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등 자체적인 재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현 회장은 법정관리의 길을 선택했다.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 법정관리 결정에는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핵심 관계자들조차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해체된 전략기획본부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전한 편이고 부실 규모가 작았던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가 법정관리를 받기로 결정됐다는 사실을 공시가 나기 직전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자율협약보다 채권단의 간섭을 덜 받고 경영권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경우 자율협약 개시와 함께 경영권이 박탈됐는데 이 점을 고려한 선택 같다”고 분석했다. 법정관리의 경우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기존 관리인 유지(DIP)’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풍파에도 현 회장이 재기할 수 있을까.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엇보다 부실 CP 판매 책임이 크다”면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려면 현 회장의 자택을 팔아서라도 피해를 변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회장과 부인 이 부회장이 공동 소유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은 토지면적 1478㎡(약 447평)에 지하 2층, 지상 3층 건물로 땅값만 9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법원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해당 토지와 건물에는 어떠한 담보설정도 돼 있지 않았다.

어쨌거나 동양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4만 명에 달하는 동양그룹 회사채와 CP 투자자들이 될 것이다. 현 회장은 모든 것을 얻으려다 모든 것을 잃게 생겼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현재현 회장은?

▲서울 출생
▲경기고 졸업
▲서울대 법학 학사, 민법학 석사
▲스탠퍼드대학교경영대학원 국제금융 석사
▲동양시멘트 이사
▲동양시멘트 사장
▲동양증권 회장
▲동양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 의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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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