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경제계 국감' 관전 포인트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9.23 1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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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은 많은데 마땅한 저격수가 없다

[일요시사=경제1팀] 국회는 10월 초부터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년을 뜨겁게 달군 유통기업 불공정행위와 4대강 사태는 최대 국감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전후해 추석과 재·보궐선거가 있어 자칫 국감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올 정기국회 국정감사는 다음달 초 개최가 유력하다.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실시되는 이번 국감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쟁점들이 많아 국회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감은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밝혀 제도개선과 정책대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뤄지는 자리다. 경제계 쪽에서는 그간 핫이슈가 되었던 4대강 사태, 유통기업 불공정행위, 화학물질 사고, 산업은행 민영화 무산, 금융권 관치인사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4대강 사태
뜨거운 감자

특히 이번 국감 중에서 가장 뜨거운 감사는 4대강 사태에 따른 진실공방이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감사원은 이명박정부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4대강사업이 사실상 대운하사업임을 확인할 수 있는 국토부 내부문건을 확보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2009년 2월13일 4대강 살리기 기획단장' 명의로 돼있는 '주요쟁점 업무협의 결과보고'에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수립 관련,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업무협의 결과를 보고드림"이라는 설명과 함께 'B·H(청와대) 박재완 정책수석, 오정규 국책비서관, 총리실 박영준 국무차장'이 협의자로 명기돼 있다.

이들은 같은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한반도대운하안(최소수심 6.1m)'과 '국토부안(최소수심(2.5~3m)' 두 가지를 놓고 협의한 것으로 돼있다.

문건에는 협의결과를 통해 오 비서관은 "궁극적 목표는 동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국토부안이 바람직"이라는 의견을 냈고 박 수석은 "홍수소통에 문제없다면 국토부안으로 추진 바람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박 차장은 "한반도 대운하안은 지금 분위기로 할 수 없음"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1단계로 국토부안으로 추진하고, 경제가 좋아지고 경인운하 등으로 분위기가 성숙되면 대운하안으로 추진"이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기록됐다.

이를 통해 국토부와 정부가 당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반대여론을 의식해 일단 국토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추후 대운하로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논의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초장부터 가시밭길에 들어선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집중 난타를 받을 전망이다. 장승필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 선임된 뒤 중립성 논란 끝에 12일 전격 사임했다. 장 위원장은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4대강 관련 사업의 설계를 맡았던 업체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장 위원장은 사임에 따른 해명자료를 통해 "자격과 중립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사과드리며,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 부담을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무조정실 검증과정에서 4대강 관련 회사의 사외이사 등으로 재직해 이해관계가 있는지 확인요청이 있었으나 이 회사가 4대강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 '없다'라고 자필 표기해 본의 아니게 정부에 누를 끼치게 됐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의 이같은 해명은 국무조정실이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참여 위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검증 없이 본인들의 입장과 자필서명을 바탕으로 선임한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앞뒤로 추석연휴·재보선…시간 부족
일단은 10월초 예정, 미뤄질 수도…

이에 대해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출범 6일 만에 '셀프검증 위원회'라는 것이 국민 앞에 여실이 입증됐다"며 "4대강 찬동인사로 구성된 조사평가위원회를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장 위원장의 자진사퇴로 중립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앞으로 4대강사업 검증과정에서 신뢰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유통기업의 '갑질' 역시 국감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 건은 타결을 봤다고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아모레퍼시픽이나 국순당 등 당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 위원들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의 경우 국감장에서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순당에 '선전포고'를 했다. 국순당 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국순당은 2008년 10월, 전국 74개 중 23개 대리점을 퇴출시키기 위한 'H-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또한 2009년 11월에는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 권고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올해 2월 불이익제공금지 위반, 판매목표 강제, 구속조건부 거래금지 위반 등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원을 부과했고 국순당은 과징금을 납부하고 계약서를 고쳤다. 꼬리를 내린 것.

그런데 이번에는 수정한 계약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대리점이 막걸리 물품을 받은 날, 곧바로 반품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 것.

이에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 4명이 국순당에 방문, 대표이사 등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대표이사는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했고 이에 우 의원 등 13명의 위원들은 전체회의를 열고 국순당 대표이사를 국감 증인석에 세우기로 결의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거래행위와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단이 꾸려지게 될 전망이다. 우 의원은 지난 3일 오전 아모레퍼시픽 본사를 방문, 아모레 임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상호 객관성 있는 조사를 하자며 불공정거래행위 공동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피해대리점 측 변호사 2명, 아모레퍼시픽 측 변호사 2명으로 구성, 대리점 측의 피해 주장과 아모레의 반박 주장을 상호 검토하자는 것.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회에서 배포한 ‘불공정행위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며 벌어지는 위험을 특약점에 떠넘기기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일방적인 거래 해지 ▲상품 밀어내기와 일방적인 강매 등의 불공정행위 ▲상품공급 중지 등의 압력을 통한 특약점 강탈 및 강제분할 ▲판매 마일리지 탈세 혐의 등의 행위를 했다.

꼬리 내렸다더니
다시 '갑질' 재개

정의당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켜 불공정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와 답변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증인 채택 가능성과 출석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갑·을 논란'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등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정치적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무위는 현재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 사장들 역시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서 회장의 증인 채택 문제가 이슈화될 가능성도 있다.

원전비리도 국회는 물론 국민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다. 지난 5월 말 신고리원전 1·2호기 등에서 성능이 조작된 부품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원전비리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면직부터 전 한수원 사장 구속, 전 산업부 차관 기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정부는 즉각 원전부품 전수조사와 원전비리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원전비리 종합 방지대책을 발표해 사태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전수조사가 끝나가고 수사단 활동이 100일이 넘은 시점에서도 비리의 몸통을 못 밝혀냈다는 비판이 큰 상황.

특히 원전비리 방지대책은 원전 안전관리의 핵심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늑장으로 구성된 데다 아직 원전시설관리 총책임자인 한수원 사장이 임명조차 안돼 유명무실한 상태다. 따라서 국감에서는 원전시스템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국감 준비
시간이 관건

산업은행 민영화 무산 책임론 역시 국감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이명박정부가 정책금융기관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분리했던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4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누군가는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무위 간사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2009년 분리되고 나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재통합이 왜 필요한자를 집중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산업은행만 기업공개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를 합병한 다음에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것은 정책금융공사 개념과 맞지 않는 거 같다"며 "정부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실도 "정책금융개편안의 요지는 산은 민영화를 포기하고 정책금융공사와 다시 합치겠다는 것인데, 뚜렷한 이유가 없다"며 "책임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의원 외에 민주당 김기식·김기준·이종걸·강기정 의원도 "재통합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분할 및 재통합을 주도한 금융위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산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되면서 정책금융 개편안에 대한 반발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으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의 선박관련 부서를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해 부산으로 이전하는 대안을 내놨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선박금융공사 설립 강행과 현재 정부안보다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무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마저 "정책금융 개편안의 국회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금융권에서 빠지지 않고 논란이 되고 있는 관치금융도 국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게 분명하다. 지난 6월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이 금융 당국의 퇴진 압력에 스스로 물러났고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올 초 금융기관 인사와 관련한 발언을 해 부당한 인사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최근까지도 일부 금융공기업 기관장이나 민간금융사의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정부 입김설'이 돌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4대강 사태 진실공방·갑을 논란
유통기업 불공정행위·관치금융 논란
원전 비리·산은 민영화 무산 책임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국민행복기금의 실적이 저조한 이유도 국감장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18조원 규모로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322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채무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 하지만 금융위는 향후 5년간 32만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국민행복기금은 지난 3월 말 출범해 8월 말까지 14만5000여명이 채무 재조정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국민행복기금은 기존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던 신용회복기금을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국민행복기금 예상 수혜자는 대선공약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도 "국민행복기금 신청자가 원래 계획보다 대폭 줄었는데 왜 계획대로 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잇따라 발생한 화학물질 사고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삼성, LG, 대림산업 등 관련기업 대표들을 줄줄이 불러들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작년 구미 불산누출사고에 이어 올해 연이는 화학물질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사고를 은폐하고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위험을 키웠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사 화성사업소 관련 삼성에서 주장했던 것들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2리터라던 누출량은 시간당 최대 7리터로 나타났고 주변지역 영향은 없다고 주장한 삼성 측의 말과는 달리 시민환경연구에서 화성공장 인근 식물 내 불소농도를 분석한 결과 식물 일부가 불화수소에 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무려 1934건에 달하는 산업안전 보건법을 위반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LG실트론 구미2공장 화학물질 누출사고의 경우 사고발생 직후 업체 측이 119 등 관계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16시간 정도 숨겨 사고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장 측은 16시간이 지난 후 제보를 받은 구미시와 소방당국이 경위를 확인하자 뒤늦게 사고를 시인했다.

이처럼 국감 현안들을 산더미 같이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실 국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수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정부 정책실행기관은 손을 놓고 있고, 국회는 국회대로 정쟁으로 날을 새우다가 감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상시·정기국감
병행 제안도…

국감 준비기간도 촉박하다. 국회는 도무지 정상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추석연휴까지 끼어있는 데다 곧 이어 다가올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레이스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회 한 관계자는 "시간에 쫓겨 국감을 진행한다면 추석연휴와 국감 준비기간이 겹치면서 부실 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사일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여유를 둘 필요가 있다. 국감 일정을 조금 더 미루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감 내실화를 위해 상시 국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기 제한 없이 각 상임위에서 감사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마다 국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기국감은 주요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상시국감 체제를 도입해 지방 및 소속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기국감과 상시국감을 병행하는 것을 제안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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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