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한국판 수퍼볼’로 자리 잡았다. 스폰서 기업부터 참가 선수, 그리고 골프팬까지 모두가 즐거워하는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했다. 불과 십수년  만의 일이다.


드높은 한국여자골프의 인기비결
박세리의 ‘헝그리 정신’

흥행 좌우하는 스타급 선수 매년 등장
TV 시청률, 광고단가도 절대 우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따르면 올해 공식대회는 모두 27개에 달하며 상금규모는 175억원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주관하는 코리안투어 대회 15개와 상금 규모 123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1998년 박세리(36·KDB금융그룹)의 US여자오픈 우승 당시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1998년 남자투어는 7개 대회에 상금규모가 14억7670만원에 달했지만 여자투어는 7개 대회가 열렸음에도 상금규모는 7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현재 KLPGA투어는 21배나 성장했고, 같은 기간 남자투어는 7배 성장에 그쳤다.

경기 침체기
나 홀로 상한가

특히 여자골프의 인기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1998년 45개 대회에서 올해 41개 대회로 줄었다. 하지만 상금규모는 1998년 9605만달러(약 1060억원)에서 올해 2억6675만달러(약 2946억원)로 177% 성장했다.
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같은 기간 41개 대회에서 28개 뒷걸음질했고 상금규모도 3311만달러(약 343억원)에서 4880만달러(약 548억원)로 47% 성장에 그쳤다.
KLPGA투어의 비즈니스 효과는 ‘경기침체기’에 더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후폭풍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로 굳어져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감이 큰 상황에서도 KLPGA투어는 나 홀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지난해 22개 대회보다 5개 대회가 늘었고, 상금 규모도 지난해 138억원에서 올해는 175억원을 돌파해 ‘총상금 200억원 시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선수 저변 확대도 KLPGA투어만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KLPGA 정회원 800명 가운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정규투어 출전 선수는 추천선수를 포함해 모두 106명.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격언은 KLPGA투어에 그대로 적용된다. 
상금이 많다 보니 프로골퍼가 고소득을 보장받는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지난해 상금랭킹 4위까지 4억원 수입을 넘겼고, 63위도 4000만원을 벌어 대기업 대졸 초임 수준에 육박했을 정도다.
매년 우수한 선수가 탄생하면서 KLPGA투어 출신의 해외투어 선수도 급증했다. 조건부투어 합류 선수를 포함해 LPGA투어에 현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31명에 달하며, 일본투어로 넘어간 선수도 무려 23명이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새로운 공식을 만든 셈이다.
KLPGA투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투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올해 시드 배정자 대부분이 든든한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소속인 김효주(18)와 LG그룹 소속 김자영(22), KT 소속 김하늘(25) 등은 인기스타 모델료와 비슷한 5억원 규모로 연간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이 정도면 프로골퍼 중에 걸어다니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여자투어의 인기 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 가장 먼저 프로암대회의 인기를 꼽을 수 있다. 기업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불경기로 들어가면서 VVIP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마땅한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VVIP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기업이 여자프로골프 대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마케팅 효과는 이미 검증이 됐다는 얘기다.
KLPGA투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갤러리 티켓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대회를 개최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갤러리 부족으로 시달렸던 아픔은 이제 과거가 됐다. 대회기간이 되면 ‘티켓 청탁’ 민원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방송 환경도 여자골프 인기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방송 중계권 계약이 완벽히 정리되지 못한 관계로 현재 KLPGA투어는 SBS골프와 J골프 두 방송사에서 동시 중계를 하고 있다. 골프방송을 시청하는 모든 골퍼에게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셈이니 이보다 더한 횡재가 또 있을까. 대회를 주최하는 스폰서의 입장에서도 여자대회를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시청률도 남자대회를 압도한다.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골프채널 광고단가는 케이블TV 시청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YTN과 TVN에 버금가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다. 김평기 스포티즌 부사장은 “여자골프의 인기는 앞으로 2~3년까지는 무리 없이 이어질 것이다. 협회 설립의 취지를 잊지 않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선수 저변 급속한 확대로 규모도 확대
올해 상금 175억원, 15년간 21배 성장

갤러리 티켓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KLPGA가 기업식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면서 대회가 풍성해진 점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3월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취임 이후 KLPGA 조직은 철저하게 마케팅 조직으로 개편됐고 투어에 대한 홍보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도 나섰다. 
구 회장은 “무턱대고 스폰서를 찾아가 대회를 부탁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폰서들도 대회 유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폰서가 이해할 수 있도록 대회 유치 효과를 보여주는 계량화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KB금융컵 제11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이 부산에 있는 베이사이드 골프클럽에서 열렸다. 한국 대표팀은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6명의 선수와 KLPGA투어 4명, 그리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3명 등 각 투어에서 골고루 선발됐다. 일본 대표팀은 통산 50승 선수 후도 유리를 포함해 요코미네 사쿠라, 모기 히로미, 바바 유카리 등 막강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틀간의 경기를 펼친 끝에 승점 23점을 챙긴 한국은 13점에 그친 일본을 대파했다.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 등의 위용을 갖춘 한국대표팀은 자국 투어 선수들로만 구성된 일본 대표팀과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정도면 세계올스타와 맞붙어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는 1967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1988년 설립됐다. 역사만을 단순 비교하면 한국여자골프는 일본에 비해 20년이나 뒤쳐지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세계 여자골프 성적표만 놓고 보면 일본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일본 투어에서조차 3년 연속 상금왕을 내주는 등 한국 선수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 무대인 LPGA 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통산 100승을 훌쩍 넘겨 미국을 제외한 나라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고, ‘골프여제’로 칭송받는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박인비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여자골프가 이처럼 강한 이유는 뭘까? 젓가락질을 통해 길러진 탁월한 ‘손의 감각’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한국여자골프 발전의 일등공신은 역시 ‘박세리’다.
1996년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박세리는 이듬해인 1997년 LPGA투어 Q스쿨에 도전해 1위로 통과했다. 정규투어 1년 차인 1998년에는 맥도널드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를 연거푸 들어 올렸다. 특히 US여자오픈에서 보여준 ‘맨발 신화’는 당시 IMF 구제금융으로 힘들어하던 시절에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LPGA투어 통산 25승을 달성한 박세리는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발하게 뛰고 있다. 한국여자골프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박세리. 주변 지인들은 그를 가리켜 ‘헝그리 골퍼’라고 부른다. 삼성과 거액의 후원 계약도 체결했고, 집안 형편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단지 LPGA투어 한국선수 1세대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그를 배고프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성환 세마스포츠 대표이사는 “전담팀과 리드베터 아카데미 교육 등 최고의 환경을 갖췄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부담을 많이 느꼈다. 박세리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있다는 심정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애국심도 그의 성공에 한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자 프로 선수
철저한 자기관리

박세리의 활약은 한국여자골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성공신화는 어린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새로운 롤 모델이 되면서 골프 열기에 불을 붙였다. 당시 ‘제2의 박세리’를 꿈꾸며 골프에 입문한 선수들이 바로 여자골프 한일전 우승의 주역인 ‘세리 키즈’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 등이다.
선진국의 교습 방법 도입과 골프아카데미 시장 확대에도 박세리의 역할이 컸다. 이제는 체계적인 훈련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특히 여자 선수들 대부분은 경쟁적으로 체력 훈련과 정신 훈련을 병행하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상금랭킹 2위의 허윤경의 경우 스윙코치, 멘탈코치, 체력코치를 따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50% 이상의 여자 선수들이 전담팀 형태로 코치진을 꾸리고 있다.
KLPGA투어의 흥행을 좌우하는 스타급 선수가 매년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신지애, 유소연이 자리를 비우면 김자영, 양수진 등이 또 다른 스타플레이어로 탄생했고 지난해에는 ‘슈퍼루키’ 김효주가 등장해 골프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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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