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이귀남 ‘무릎칠 인연’ 막전막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5.29 1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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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마치 짠듯…‘전관예우’절묘한 타이밍

[일요시사=경제1팀] ‘법’과 ‘자본’의 유착. 이귀남 전 법무장관이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정(情)을 함께 나누는 중이다. 퇴직 후 오리온그룹에 취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특히 이 전 장관은 담 회장의 비자금 수사 당시 최고 책임자였던 터라 파문이 일고 있다. 봐주기 수사에 대한 일종의 보은 차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우연이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2011년 8월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공직 생활을 마감한 이귀남 당시 법무부 장관. 퇴임사의 주요 내용은 “국민의 의식과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조직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직윤리법
시행 직전에?

그로부터 1년 뒤. 이 전 장관은 오리온그룹 상근고문으로 취업했다. 현재는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고위 공직자의 민간기업 고문 취직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이 2011년 7월29일 공표됐지만, 2011년 10월29일 이후 퇴직한 사람부터 적용됐다.

이전에도 법조계나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감원 등 힘센 부처에 있는 고위공무원들이 퇴직한 뒤 유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2년간 금지한 조항은 있었지만 고문, 자문위원, 사외이사 등 실무자가 아닌 자문역의 취업은 허용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은 기업들이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고문’으로 모셔놓고 전관예우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개정법에는 ‘사외이사나 고문, 자문위원 등 직위나 직책 여부를 불문하고 사기업체 등의 업무를 보거나 조언을 하고 임금을 받으면 이를 취업으로 본다’는 내용이 추가로 신설됐다. 그러나 이 개정법은 공포 3개월 후부터 시행돼 두 달여 전 장관직을 그만 둔 이 전 장관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법의 적용은 피해갔지만 이후 이 전 장관의 오리온그룹 취업은 석연찮은 뒷말을 낳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제61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돼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재직했다.


이 전 장관 퇴임후 오리온 고문으로 취업
담 회장 비리 수사·재판 시기 겹쳐 뒷말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부인 이화경 사장은 이 전 장관이 재직 중이던 2011년 초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그해 6월 회삿돈 226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74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담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이 사장과 함께 최측근인 조경민 전략담당 사장, 김모 온미디어 전 대표 등을 통해 비자금 조성을 계획·지시·위임하고, 조성된 자금을 횡령·유용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고,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해 자녀들을 태워 학교에 보내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주방 담당 등 자택 관리 인력을 계열사 직원처럼 꾸며 20억여원의 관리비도 회삿돈으로 부렸다. 재판부는 이 같은 공소 내용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또 담 회장은 2006~2007년 그룹에 제과류 포장재를 납품하는 위장계열사 I사의 중국3개 자회사에서 비자금 20억원을 조성·횡령하고, I사의 중국 자회사를 헐값에 팔아 회사에 3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I사 임원에게 급여를 주는 것처럼 가장해 회삿돈 38억원을 횡령하고, I사의 서울영업소 부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써 8억6천만원의 손실을 회사에 안기기도 했다.

담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금액은 수사 초기 의심됐던 40억원에서 100억원대로, 다시 최종적으로 300억원대로 늘어났다. 담 회장 자택에 있던 100억원이 넘는 미술품들의 가격이 횡령액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회삿돈으로 구입한 개인 소장 미술품에 대해 횡령죄를 적용한 것은 담 회장이 처음이었다.


남편 구속됐지만
사장은 입건유예

그러나 이 사장은 당시 입건유예됐다. 남편이 구속됐고 회사에 피해금액을 갚은 점, 그룹 경영상 필요성, 본인 건강이 악화된 점 등을 고려했다는 이유였다. 오리온그룹의 실질적 지배자는 ‘오너의 딸’인 이 사장으로, 담 회장은 이 집안의 사위다.

혐의가 있음에도 입건유예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의 반응이다. 이재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회 부위원장) 변호사는 이 사장의 입건유예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변호사는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2011년 초순경 이뤄진 오리온그룹의 1차 수사는 담 회장 부부의 업무상 횡령, 위임사건에 대한 수사였다”며 “배임금액과 횡령금액이 컸던 이 사건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당시 부인이었던 이화경 사장이 이례적으로 입건유예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 취업제한 기간 절묘하게 피해
혐의가 있는데도 회장 부인 ‘입건유예’

이어 “보통은 기소는 다하고 재판부에서 참작해서 한 사람은 실형을 하고 한 사람은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고 해서 집행유예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런 경우에 입건유예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4년 동안 변호사하면서 이런 경우는 못 봤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할일을 검찰이 미리 나서서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이 전 장관이 오리온의 고문으로 간 것도 봐주기 수사 보은이 아닌가 한다”며 “이 사장을 입건유예 한 걸로 봐서는 그때 당시에 고맙다는 보은차원에서 고문으로 영입한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후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담 회장도 지난해 1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담 회장의 횡령에 가담한 조 전 사장 역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항소심 집유
대법원 확정

당시 재판부는 “회사의 자금을 사주의 재산과 구분하지 않고 함부로 사용하는 행태에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면서도 “그림 값 등에 대한 피해 변제가 전액 이뤄지고 향후 윤리경영을 다짐하고 있는 점에 비춰 원심의 형(징역 3년)은 다소 무겁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이를 두고 ‘재벌 봐주기 판결’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같으면 소위 전문경영인이 분식회계를 하거나 횡령을 했다면 우리같이 (집행유예로) 처벌되는 일은 없다”며 사법부의 솜방망이 판결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황은 또 있다. 2012년 4월부터 2개월여 동안 진행된 오리온에 대한 2차 수사가 담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점이다. 우연치 않게도 이 전 장관이 오리온그룹의 고문으로 가기 직전에 2차 수사가 시작됐고, 수사가 있자마자 이 전 장관은 고문으로 취업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오리온 계열사 스포츠토토를 압수수색하며 두 번째 수사에 나섰다. 이때 검찰은 담 회장 일가의 ‘금고지기’였던 조 전 사장을 다시 구속기소했다. 조 전 사장은 스포츠토토 측 자금 책임자였던 김모 부장과 공모해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임직원들의 급여 명목으로 거액을 빼돌리거나 친인척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수법으로 100억원대 회삿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확대 없이
금고지기만 구속

당시 검찰수사 기록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은 2009년 2월쯤 스포츠토토의 부장 이상 간부들을 모아놓고 “월급의 절반을 반환하라”고 지시했다. 조 전 사장은 이 같은 방법으로 오리온그룹 계열사 6곳의 임직원 22명의 급여와 성과급, 퇴직금 등 66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했고, 이 중 54억원을 고급 와인과 롤렉스·까르띠에 등 명품시계, 그림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원의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방식은 기업 오너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단골 수법’이다. 조 전 사장 역시 당시 비자금중 일부를 명품시계와 고가 와인 등의 형태로 담 회장에게 상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사장은 또 검찰 조사에서 담 회장의 부인인 이 사장에게도 비자금 사용과 관련된 보고를 직접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을 관리했던 김 부장도 이들 돈의 용처에 대해 “담 회장 부부의 고급 와인과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등 사치품을 사는데 썼다”는 진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당초 마무리 수순을 밟았던 스포츠토토 비자금 수사가 담 회장을 정조준하면서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결국 수사는 확대되지 않았다.

조 전 사장의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담 회장 부부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던 검찰은 조 전 사장과 김 부장을 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김 부장에게 명품와인과 시계를 판 업자를 조사한 결과 사치품들은 담 회장 부부가 아니라 조 전 사장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회삿돈 300억 빼돌려도 회장 ‘집행유예’ 
‘비자금 상납’진술에도 오너 수사 중단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오리온에 대한 2차 수사가 담 회장에게 번지지 않기 위해서 이 전 장관을 영입했다”는 반응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 재직시절에도 오리온 수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뒤 상임고문으로 영입되어서 역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법이 돈과 권력에 따라 불공정하게 집행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오리온그룹의 고문 취업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 퇴임했기 때문에 공직자 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었으며, 오리온 외에 다른 기업에서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도형 사무총장은 “수사 당시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분이 해당 기업에 취업한다는 것은 위법성 여부를 떠나 부적절한 것”이라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떠나 검찰 수장이셨던 분이 취한 행보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찌됐건 이 전 장관의 오리온그룹 취업은 지난해 초 이른바 ‘SK 맷값 폭행 사건’ 처리 검사가 SK그룹 전무로 취업한 일과 더불어 자본과 법의 유착을 대표하는 사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귀남 행적 보니…
과거에도 수사개입 의혹 ‘구설’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오리온 고문으로 취업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한 비자금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과거 이 전 장관의 수사개입 의혹들이 재조명 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당시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수사했던 울산지검에 법무부 간부를 통해 전화를 걸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내용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그해 3월쯤 울산지역 구청장 3명 등 새누리당 관계자 8명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던 울산지검에 법무부 간부가 전화를 걸어 기소 시점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자 울산지검은 법무부의 이 같은 수사 개입에 반발하며 새누리당 관계자 8명을 모두 불구속기소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 전 장관은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에 법무부 간부를 통해 전화를 걸어 사실상 불구속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 전 장관이 한화그룹 전 재무책임자인 홍동욱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말라는 뜻을 법무부 간부를 통해 전달했다는 것이다. 당시 법무부는 “중요 사건의 보고를 위해 통화했으며 수사 지휘·지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담 회장의 비자금 수사에도 이 전 장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나라 꼴 참 잘 돌아 간다”, “다 짜고 치는 고스톱”, “오리온은 다시 수사를 받아야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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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