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동성애 채팅방에선 무슨 일이…

“○○ 사이즈 맞는 파트너 찾아요”

[일요시사=사회팀] 성소수자들의 모임, 즉 동성애 채팅이 온라인서 활개를 치고 있다. 말끔하게 혹은 여성보다 더 예쁘장하게 생긴 남성들은 이 동성애 채팅방에 가입해 직접 프로필을 올리며 동성애인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로필은 선정적인 노출사진과 여장사진, 나이, 성적취향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게 돼있고, 이를 보며 동성애자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골라 번개(즉석만남)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만의 은밀한 공간을 <일요시사>가 심층취재 했다.



훈남들이 즐비한 ‘OO코리아’라는 온라인사이트는 특별한 이들에게만 허용된 사이트다. 물론 신상정보와 취향만 공개한다면 누구든 이 사이트에 회원가입 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쉽게 자신의 신원정보를 이 사이트에 공개하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이 사이트는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 CD(크로스드레서:여장남성),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놀이터다. 사이트 성향과 맞게 당연히 19세 미만은 접속할 수 없는 성인사이트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성향의 애인을 찾기 위해 자신의 프로필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자유 채팅방에
성소수자 바글

홈페이지를 열자 우측 길게 늘어선 채팅방에 약 30여명의 사이트 회원들이 ‘만남’을 요청한다. 서로의 지역을 묻고 성적취향을 물은 뒤 두 가지 조건이 일치하면 그들만의 은밀한 만남이 성사된다. 채팅방에서 회원들이 주고받는 번개내용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누구든지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을 ‘뚱바텀(뚱뚱한 여성성향 게이)’ 훈남탑(훈훈한 외모의 남성성향 게이)‘ 등으로 소개하며 원나잇 상대 혹은 애인 찾기에 열을 올린다.

‘하이O’라는 닉네임의 한 남성은 자신의 20(나이)-168(키)-55(사이즈)를 차례로 적은 뒤 불특정 남성들과 화상채팅을 시도했다. 닉네임 ‘밤의OOO’는 “오늘 ㅇㄹ 해주실 분”이라고 쓴 뒤 원나잇 섹스에 맞는 상대를 급구하기도 했다. 여기서 ‘ㅇㄹ’은 오럴섹스를 의미한다.

왼쪽 상단에는 CD와 트랜스젠더, 쉬멜(남성 성기는 보전한 채 여성의 몸을 가진 남성)의 홍보용 프로필 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 사진 속 남성들은 여성을 능가하는 미모를 뽐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근육질 몸에 가발과 브래지어만 착용한 이도 있었다. 여성의 미모에 달하는 외모를 가진 남성은 거의 트랜스젠더 혹은 쉬멜이었다. 트랜스젠더는 가슴부터 성기부분까지 모두 여성과 같았고, 매끄러운 다리와 긴 머리, 능숙한 화장술을 자랑했다. 쉬멜은 풍만한 가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 의상을 즐겼지만 아직 성전환수술을 하지 못해 하의 속옷은 노출하지 않았다.

반면 미숙한 스모키 눈화장에 거뭇거뭇한 수염을 미처 가리지 못하고 입술을 내밀며 여장남성임을 자랑하는 CD들도 있었다.

기자는 더 자세한 프로필 탐색과 동성애 채팅에 합류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시도했다. 회원가입란에는 필수항목들이 나열돼 있었다. 실명인증을 위해 성명과 나이,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 했다. 다음에 닉네임과 이메일, 지역, 성별란이 차례로 필수항목으로 표시돼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성정체성과 성향, 키, 몸무게, 체형 등도 필수항목으로 명시돼 있는 점이었다. 채팅 사이트이기 때문에 부가적인 항목도 필수로 기재해야 했던 것이다.

게이·트랜스젠더·레즈비언 실시간 채팅
신체·성향 공개…경험없는 어린사람 우대

성정체성과 성향, 체형란에는 10여개에 달하는 종류가 있었다. 체형은 일반인들이 익히 들어봤던 용어들이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지만 성정체성과 성향을 묻는 일부 용어들은 포털사이트에 일일이 검색해야 할 정도로 이해가 어려웠다.

먼저 성정체성 종류에는 게이-레즈비언-바이(양성애)-러버(트랜스젠더를 좋아하는 남자)-쉬멜-CD-트랜스젠더MtoF(남자에서 여자로)-트랜스젠더FtoM(여자에서 남자로)-이성애로 나뉘었다. 

성향 또한 이해는 쉽지 않았다. 성향이란 ‘남성역할’ ‘여성역할’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것은 동성애자들의 성관계시를 대비해 표현하는 것이다. 이 역시 10여개에 달하는 체위가 적혀있었고, 이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종류에는 올(양성성향)-올탑(남성성향 강함)-올바텀(여성성향 강함)-탑(남성역할)-바텀(여성역할)-오랄(구강섹스)-전천(레즈비언 중 양성성향 가능)-부치(레즈비언 중 여성성향)-팸(레즈비언 중 남성성향)-비공개-모름 등으로 이뤄졌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그들만의 은어를 해석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자는 각 필수항목 선택란에 대충 표기한 뒤 성향별 프로필 탐문에 나섰다. 게이들의 프로필이 가장 많았는데, 그들은 아무거리낌 없이 자신의 얼굴과 몸매가 드러난 노출사진을 올리며 원나잇 상대와 동성 애인을 찾았다. 지역별로는 수도인 서울이 2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수없이 많은 프로필이 올라왔다.

동성애 남성으로부터 가장 많은 대시를 받은 서울에 거주하는 한 20대 남성은 이준기를 닮은 준수한 외모에 마른 체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남성은 양성성향을 갖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동성 애인을 구하고 있었다. 27세인 그는 “전 어린 분 만나고 싶네요. 어린 분만 연락 주세요. 경험 없으시면 더 좋아요. 제가 리드 할테니 걱정마시구요”라고 소개했다.

알 수 없는
그들의 은어

높은 콧대에 강렬한 눈빛이 매력인 조각 같은 외모의 20대 양성애자는 혈액형과 취미, 자신 있는 부위(?)까지 노골적으로 공개하며 “가볍게 만나서 밥이나 먹고 자기도 할 친구 같은 바텀 구합니다. 연애경험은 그다지 상관없고요, 양다리고 삼다리고 다 괜찮습니다”라며 여성성향의 동성애자와의 만남을 갈구했다. 그 역시 많은 이들로부터 즉석만남을 요구하는 댓글세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게이연인끼리 딥키스를 나누는 영상이나 사진 등 음란한 자료들을 올리는 등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프로필도 더러 포함돼 있었다. 

게이 프로필을 탐색한 결과 그들은 대부분 연하의 동성 애인을 원했다. 반면 뚱뚱하고 배나온 40대의 중년 남성과 잠자리를 원하는 20대 얼짱게이도 있었다. 그의 취향은 흔치 않아서 중년들의 환호댓글을 받기도 했다.
뚱뚱한 남성들도 속옷차림으로 자신의 뱃살과 성기부분을 강조했다. 근육질의 멋진 게이도 많은데 살집이 두둑하고 쳐진 몸매의 게이를 어느 누가 좋아할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의외로 일부 게이들은 살집이 두둑한 뚱뚱한 남성만 찾아 다녔으며 특히 ‘중년에 뚱뚱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이처럼 애인을 찾고자 프로필을 홍보하는 게이들이 있는가 하면 단지 원나잇을 위해 속옷만 착용한 채 자신의 성기크기를 자랑하는 게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왕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근육질의 남성이었고, 흰색 면 속옷이나 화려한 무늬의 속옷을 주로 착용했다. 몸매와 성기를 강조하기 위해 얼굴은 가렸고, 다리를 크게 벌리는 등 민망한 자세를 연출하며 사진을 찍었다.

CD와 트랜스젠더들이 모이는 프로필 사이트는 온갖 남성들이 여장을 하며 몸매를 과시하고 있었다. 그냥 봐도 남성이 여장을 한 것 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한 남성은 솜털 하나 없는 매끈한 다리에 몸매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착용했다.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리를 수줍은 듯 살짝 꼬기도 했다. 눈과 입술은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가려 여성스러움을 돋보이게 했지만, 입술 언저리에는 파우더로도 가려지지 않은 면도자국이 선명해 여장남자임이 단번에 들통 났다.

브래지어·스타킹
착용 각선미 자랑

그와 같은 CD는 많았다. 한쪽 눈을 가리는 괴상한 가발을 쓰고 브래지어를 착용한 20대 남성은 여성보다 더 섹시한 S라인을 과시했지만, 그 역시 거뭇한 면도자국을 숨길 수는 없었다. CD들은 긴 웨이브 가발을 선호했고 브래지어 착용 혹은 각선미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사진이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들은 여장을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여장 시켜주면 어느 체위든 다 해준다” “저 여장 해주고 마음대로 데리고 노세요”라며 러버들을 유혹했다.

트랜스젠더와 쉬멜은 비교적 여성과 흡사한 외모를 소유했다. 가슴성형으로 여성처럼 풍만한 가슴을 갖게 된 이들은 보다 자신감이 넘쳐 남성들을 유혹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여성적인 어투와 능숙한 화장기법, 일반 여성보다 더욱 탐스러운 몸매가 돋보이는 이들은 더 이상 자신을 남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취미는 ‘요리’, 이상형은 ‘날 이해해주는 혹은 사랑해주는 남자’가 가장 많았다. 특히 쉬멜들은 성기만 제외하면 여성과 별 다를 바가 없었고, 대부분 남성과의 원나잇을 원했다. 

청순한 매력이 돋보이는 한 쉬멜은 “외로워요. 옆에서 위로해 주실 오빠 분 연락 주세요”라며 글을 남겨 수많은 러버들의 번개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이내 부정적인 댓글도 연이어 달렸는데, 이유는 성매매 때문이었다. 그와의 만남을 시도했던 몇 남성들은 쉬멜과 몇 번 연락을 주고받은 뒤 금전거래를 요구했다며 “쟤 창녀다. 몸 파는 X이다”라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이들 사이에서도 성매매는 금기사항인 것으로 추측된다.

속옷만 입은 사진으로 유혹 ‘번개 신청’
“바이성향녀 구함”여성 양성애자 찾기도

마지막 프로필 탐문으로 레즈비언 사이트에 접속했다. 레즈비언 사이트에 들어가려면 여성인증을 필수로 거쳐야 했다. 회원 수는 전체의 5% 남짓으로 비교적 적은 수치였다. 즉석만남을 요청하는 글 개수도 50개가 채 되지 않았다. 인증을 한 번 더 거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게이와 달리 레즈비언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내보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들도 비이성애자였고, 극소수지만 동성애 채팅방에 가입해서 가끔 친구도 사귀고 즉석만남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20대 레즈비언은 “바이성향 여자분 만남 급구해요. 오늘 집 비어서 아무 때나 상관 없어요”라며 즉석만남을 요구했다. 이 레즈비언 역시 양성애자에 가까웠다. 여성과 성관계를 나눌 시 리드를 하고 싶거나, 받고 싶을 때가 공존하는 듯 했다.

동성애 프로필을 살펴본 뒤 기자는 본격적으로 동성애 채팅방에 합류했다. 3∼4일 동안 접속해본 바 이들은 실시간 채팅을 즐기고 있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24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번개를 신청했다. 개중에는 진정한 친구나 애인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기자는 게이인 척 위장한 뒤 채팅방에 접속했다. 채팅방 상단에는 ‘음란 및 성매매를 할 경우 강퇴(강제퇴장)와 동시에 아이피 차단으로 사이트에서 활동을 못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라고 명시 돼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채팅방 내에서도 성매매는 금기사항이었다.

멘트도 가지각색이었다. 즉석만남을 원하는 회원들은 ‘서울 신촌’ ‘대전’ ‘부산 서구’ 등 지역만 간단하게 말한 뒤 지역이 맞으면 성향탐색에 들어갔다. ‘바텀’ ‘탑’ ‘오럴’ 등 성향을 묻고 자신과 맞으면 바로 귓말(비밀채팅)을 남겼다.

취향 맞으면
번개요청 쇄도

기자는 ‘서울 종로’라고 쓴 뒤 반응을 기다렸다. 바로 귓말이 들어왔다. 종로에 거주하고 있다는 닉네임 ‘허O’은 “같은 동네 사시네요. 혹시 님 탑?”이라며 곧바로 성향을 물어왔다. 기자가 바텀이라고 대답하니 그는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아서인 지 대답이 없었다.

종로에 거주하는 또 다른 회원 ‘유리OO’는 “종로 어디서 만날까요? 저는 올이라서 어느 체위든 모두 가능해요. 말라도 상관은 없지만 가급적 잔근육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적극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화상채팅을 요구하는 “캠 하실분”이나 오럴섹스를 의미하는 멘트인 “립서비스 화끈하게 받으실 분” 등의 멘트도 종종 올라왔다.

채팅방의 회원들은 주로 원나잇 섹스에 목적을 두고 접속한다. 회원들은 운영자의 제제를 피하기 위해 섹스의 종류를 설명할 때 음란한 단어를 바로 쓰지 않고 자음만 써서 그들만의 은어로 주고받는다. 동성애 채팅으로 만난 이들은 단순히 원나잇 상대나 섹스파트너로 인연을 맺는 경우도 있고, 즉석만남 후 마음이 통해 애인으로 연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욕구충족을 위해 만남을 주선하는 동성애 채팅사이트에도 부작용은 있다. 가볍게 하룻밤 보내고자 즉석만남을 시도했다가 게이 꽃뱀한테 물려 금전적 피해를 보거나 무차별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게이남성이 채팅으로 만난 남성에게 돈을 갈취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40대 회사원 A씨는 가정이 있는 가장이었다. 양성애지만 게이 성향이 좀 더 강했다. A씨는 채팅에서 우연히 만난 20대 남성 B씨와 몇 차례 관계를 가지며 은밀한 관계를 지속해왔는데, 어느 날 B씨가 “나와 있었던 일을 당신 가족과 회사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해왔다. 애초 B씨의 목적은 돈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아 두려웠던 A씨는 결국 B씨의 요구대로 1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줘야 했다. 이후 A씨는 채팅방에 들어갈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선임한테 성폭행을 당한 뒤 게이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한 20대 남성은 남자친구의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남성 역시 채팅에서 만난 동갑 남성과 관계를 가진 뒤 교제를 시작했는데, 남자친구의 강제적인 섹스스타일 때문에 항문에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스릴 있어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원하지 않을 때도 그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섹스를 하려들어 무서웠다. 거부할 때는 폭력을 쓰기도 하고 강제로 오럴을 시키기도 했다. 헤어지자고 했더니 칼 들고 죽이려 들더라”며 “난 그의 연인이 아닌 그저 성노리개에 불과했다”고 하소연했다.

소통의 매개체
범죄 온상지로

동성애 사이트는 채팅 뿐 아니라 카페, 블로그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개수는 무려 수백개에 달한다. 성소수자로 분류되고 있는 이들은 일반인과의 소통을 뒤로한 채, 그들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만남을 갈구하는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최근 동성애 채팅으로 인해 성매매, 사기 등 각종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인과 다른 성취향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소통 매개체로 시작했던 동성애 사이트. 처음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동성애 사이트는 점점 범죄의 온상지로 변질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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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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