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2월 재정경제원을 떠난 지 10년 만에 장관으로 돌아왔다. 윤 장관은 지난 1997년 김영삼 정부 시절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맡았다. 하지만 당시 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그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이후 금융위기의 책임을 지게 된 그는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로 자리를 옮겨 5년 동안 해외생활을 했다.
그를 다시 불러들인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던 고 이수인 의원과 처남·매부 사이인 윤 장관을 제 5대 금융감독원장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에서 그는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한 ‘금산분리’ 철폐를 주장하며 엇갈린 행보를 걸었다. 그는 노무현 정권 말기 청와대와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감원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연봉 6억원의 최고대우를 받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월 이명박 정권의 두 번째 경제수장으로 이름을 올린 윤 장관은 전 정부의 관료 출신이면서도 현 정부에서 중용된 인물이다. 이는 노 정권 말기 소신 있게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모습을 이 대통령이 높게 평가한 덕분이라는 풀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