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남북 긴장 속 예비군훈련 가보니…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4.29 17:24:32
  • 댓글 0개

대충대충 옛말…전쟁날라 '빡센 FM'

[일요시사=경제1팀] "이거 완전 FM이네." 2박3일간의 동원 예비군훈련을 마치고 처음 든 생각이다. 예비군 훈련이 달라졌다. "대충 시간 좀 보내다 오지 뭐∼"라는 생각을 했던 기자는 '큰 코'다쳤다. 물론 아직 아쉬운 점도 보였다.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만만치 않았던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올해로 4년차. 지난 23일 오전 6시, 기자는 마지막 동원훈련을 받기위해 사전에 고지 받은 집결지를 찾아 대기 중이던 버스에 올라탔다. '병력동원'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5대의 버스는 2시간여를 달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대기 중이던 헌병대 차량과 조우했다. 헌병대 차량을 선두로 20여 분을 더 달린 버스는 강원도 원주 36보병사단 108연대 훈련장에 도착했다.

준비상태 철저

"선배님들 상의 바지에 넣겠습니다. 고무링, 전투모 착용하시고 입장하시겠습니다."

복장을 착용한 예비군들은 자신이 3일 동안 머무를 생활관을 찾아 들어갔다. 개인화기와 방탄, 단독군장을 착용한 채로 입소식이 진행됐다. 예비군들이 지급 받은 개인화기는 K2 소총. 현역 때 사용했던 소총을 예비군 때 지급받은 것은 이번 훈련이 처음이었다. 방탄모, 수통, 탄띠, 요대 등 예비군들이 지급받은 장비는 대부분 깨끗했다. 예비군들이 입소하기 전 해당 부대의 현역군인들의 노고를 엿볼 수 있었다.

입소식 후 진행된 첫 교육은 수류탄, 통신, 소총수, M60기관총, M203, 60·81mm 박격포, 경계 등으로 나누어 진행된 주특기 훈련이었다. 기자가 3일 동안 훈련받은 주특기는 M60기관총. 현역시절 육군훈련소 조교로 복무했던 터라 M60기관총을 잡아본 기자는 무척이나 생소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교관·조교의 상세한 설명과 몇몇 예비군들의 도움으로 교육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3중대 선배님들 식사 집합하시겠습니다. 생활관별로 1열로 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은 옛말이었다. 준비되어 있던 밥과 반찬은 나름 훌륭했다. 잘 닦인 식탁에는 식수가 담긴 물통과 일회용 컵, 식단이 입에 맞지 않는 예비군들을 위한 고추장 등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꿀맛 같은 식사를 마친 예비군들을 기다린 것은 '훈련의 꽃' 정신교육이었다. 조교들의 통제에 따라 안보교육관에 입장했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정신교육에서 교육을 맡은 군 간부들은 퀴즈를 내고 상품을 지급하는 등 예비군들의 적극적인 교육참여를 유도했다. 디도스·은행전산망 해킹 등이 언급되어 비교적 최신 자료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리해야 할 중요한 업무가 있다" "받아야 할 전화가 있다" "은행업무 처리에 문제가 생겨 신용상 불이익이 생기면 부대에서 책임질 것인가?"

첫날 훈련을 마친 뒤 찾아온 취침시간. 생활관 여기저기서 진풍경이 나왔다. 휴대폰을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들의 신경전이다. 입소식 전 휴대폰을 자진 사전 제출한 예비군은 전체 인원의 불과 10% 정도. 생활관 콘센트에는 누군가 가져온 멀티탭에 4∼5개의 휴대폰 충전기가 동시에 불을 반짝였다.

"휴대폰을 꼭 사용하셔야 할 경우 행정반으로 오시면 지휘관이 보는 앞에서 사용하실 수 있도록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순찰을 돌며 휴대폰을 압수하던 군 간부의 말에 예비군들은 휴대폰을 내 줄 수밖에 없었다. 국방부는 '동원예비군 훈련장의 휴대폰 반입 금지는 권장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예비군은 훈련 소집을 받음과 동시에 현역에 준하는 신분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각 부대에서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휴대폰 관련 통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비와도 굴리고 또 굴리고
예전과 다른 훈련장 분위기
개인 화기·장비 상태 최상


"3cm 원 안에 탄착군이 형성되면 원주시내 가장 유명한 수건집에서 제작한 기념 수건을 지급하겠습니다. 대대로 가보로 남길 수 있을 만큼 의미있는 물건이니 현역 때 느낌을 잘 살려 최선을 다해 사격하시기 바랍니다."

이튿날 오전 진행된 K2소총 영점사격. 대대장의 우스갯소리를 들은 대부분의 예비군들은 "수건 필요없다" "차라리 안 받고 말지" 등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사격에 들어갔을 때 이들의 모습은 180도 변했다. '연발'에 놓고 '대충 갈겼던' 예전과는 달리 한발한발 신중하게 격발했다. 소총 기능 고장이 나도 당황하지 않고 배운대로 조치했다. 사격을 마치고 판정관에게 표적지를 보여주고 수건을 받은 예비군은 환호성을 질렀고 기념품을 받지 못한 예비군들은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3일 동안 진행된 훈련은 타이트했다. 훈련기간 동안 상당한 양의 비가 왔지만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됐다. 교육시간과 휴식시간의 구분은 철저했으며 조금은 일찍 끝나기 마련인 마지막 날에도 예정된 훈련을 모두 마치고 퇴소식을 진행했다. 예비군을 통제하는 교관·조교와 예비군이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었으며 예비군 간의 충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통제에서 벗어나 돌출 행동을 하는 예비군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예비군은 순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비군과 현역군인 모두에게서 긴장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한의 위협이 하루 이틀도 아닌데 별 관심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교관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한 예비군을 다른 예비군이 지적하면서 작은 시비가 붙었는데 두 사람의 다툼에 예비군들은 관심 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정신교육 시간으로 이어진 이런 생각은 예비군들의 눈꺼풀에 무게를 더했다. 이들을 통제해야하는 현역군인들도 밀려오는 졸음을 참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주특기 부여도 아쉬움을 더했다. 현역 때 소총수였던 예비군이 박격포 주특기를 받거나 특수 보직 중 취사를 담당했던 예비군이 M203 주특기를 부여 받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주특기가 부여되어 당황하는 예비군이 한둘이 아니었다.

육군훈련소 조교로 복무해 쏴 봤던 총이라고는 K2소총밖에 없었던 기자만 해도 M60기관총 주특기를 부여받았을 때 '연천 예비군 폭발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지난 1993년 연천 동원 예비군 훈련장에서 포사격 훈련 중 폭탄이 터져 예비군 16명, 현역 4명 등 모두 20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다. 사고를 당한 예비군 대부분은 포병이 아닌 보병이나 다른 병과 주특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예비군의 군사 주특기 등을 고려하지 않는 동원지정에 대한 비판여론이 크게 일었다. 당시 권영해 국방부 장관은 여단장 이하 간부들을 파면, 구속시켰지만 예비군 훈련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과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보병이 포병으로

36사단 동원훈련 담당 관계자는 "동원훈련 시 부대에 필요한 병과와 병력을 병무청에 요청하고 병무청에서 조건에 맞는 병력을 동원하지만 일부 주특기의 경우 인원이 부족해 주특기가 변경될 수도 있다"며 "현역 때 주특기를 고려해 최대한 유사한 쪽으로 주특기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