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 대기업 주총 총결산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3.25 14: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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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역시…'짜고 친' 의사봉

[일요시사=경제1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았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는 올해 역시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검찰 및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 영입은 원안대로 의결됐고 기존 사외이사들도 대폭 재선임됐다. 3월 열린 주요 대기업 주주총회 모습이다. '일사천리'로 끝난 대기업 주주총회 교집합을 모아봤다.



3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삼성, 신세계, 현대차, CJ, 롯데, SK, 포스코 등 주요 그룹사의 계열사 등 상장사는 지난 15일과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정관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일부 기업의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반란이 예상됐지만 미풍에 그쳤다.

일부 그룹사에서는 후계자들의 위상 강화 움직임이 포착됐고 논란이 됐던 검찰 및 공정위 고위 인사 출신 사외이사 영입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기존에 있던 사외이사들도 대폭 재선임됐다. 개혁은 없었다. 대부분의 주총은 30분 내외로 마무리됐다. '찬성이요' '동의합니다'라는 말이 남발했다.

두드러진 오너
경여참여 확대

이번 주총에서는 특히 오너 일가의 경영참여 확대가 두드러졌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정 회장은 이미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6개 회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등 6개 회사 이사가 되면서 현대차의 핵심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모두 맡게 됐다.
지난 1월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장일치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최 회장은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 회사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재계 최고령 총수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 외에도 롯데제과, 롯데건설, 호텔롯데 등 6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다. 대홍기획과 롯데리아, 롯데알미늄 등 6개 계열사의 비상근이사직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그룹 주요계열사의 등기이사는 다 맡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등기이사 5명 중에는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그의 자녀들인 신동빈 이사와 신영자 이사가 있어 지배주주 일가가 전체 등기이사의 60%를 차지하게 됐다.

이미 CJ제일제당과 CJ, CJ E&M, CJ대한통운의 상근이사와 CJ시스템즈 등 4개 회사의 비상근 이사를 겸하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제일제당 사내이사에 올랐다.

'책임경영'이라는 명목으로 각 그룹 경영진들이 사내이사로 대거 진입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대신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 사장과 신종균 IM(IT·모바일) 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이 새롭게 사내이사에 합류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호텔신라는 차정호 면세유통 사업부장과 채홍관 경영지원실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으며 현대차는 김충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전호석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의결했고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3년 만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대신에 김해성 경영전략실 사장과 장재영 신세계 대표, 김군선 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관료·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 원안대로 처리
30분 내외로 주총 마무리…소액주주 여전히 무시


이마트의 경우 김해성 사장과 박주형 경영지원 본부장을, KT는 표현명 T&C부문장과 김일영 그룹코퍼레이트센터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현대제철은 박승하 부회장, 우유철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포스코는 장인환 부사장과 김응규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의결했다. 장 부사장은 포스코의 주력인 탄소강사업부문장을, 김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게 됐다.

기존 사외이사 재선임과 논란이 됐던 검찰 및 공정위, 법조계 출신 고위인사들의 사외이사 영입도 별 다른 문제없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14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신세계의 이사선임건과 관련해 후보인 손인옥·손영래 후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지만 15일 열린 신세계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안이 무사 통과됐다.

손인옥 후보는 법무법인 화우 고문으로 최근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관련 가처분 신청 법률자문을 맡은 이력이 있다. 손영래 후보는 현재 법무법인 서정의 고문으로 있으며 국세청장을 지낸 이력이 있고 직권남용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을 신규 선임하고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을 재선임했다. 송 전 총장은 검찰 재직 당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의혹 수사와 대선 비자금 수사의 최고책임자였다.

현대제철은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으며 김승도 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와 동시에 김승도 사외이사와 성낙일 사외이사(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했다. GS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차는 남성일 전 서강대 경제대학원장과 이유재 전 한국마케팅학회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남 전 원장은 미국 로체스터 대학 박사 출신으로 현대 서강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 전 학회장은 미국 스탠포드대 박사 출신으로 현재 서울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SK C&C는 이용희 NICE신용평가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됐으며 현재 사외이사인 주순식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감사위원으로 신규선임됐다.

CJ제일제당은 이기수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과 최정표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갑순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 선임안
만장일치 통과

LG전자는 임기가 만료된 이규민 SK경제경영연구소 고문과 김상희 변호사가 재선임 됐다. LG화학은 김반석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으며 김장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김진곤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를 신규선임했다.

포스코는 신재철 전 한국IBM 대표와 이명우 전 소니코리아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논란이 됐던 김재형 법무법인 지평지성 고문변호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송 전 총장을 삼성전자에 뺏긴 GS리테일은 서울고등법원 검사를 거쳐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박성득 현 리인터내셔날 변호사를 대신 영입했다.

검찰총장 뺏기고
검사 출신 영입

두산과 CJ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오대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CJ에는 김갑순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자리를 잡았다. 문창진 전 보건복지부 차관은 CJ제일제당과 함께 올해부터 이마트 사외이사도 겸임하며 지난 2011년부터 한화 사외이사로 일해 온 정진호 전 법무부 차관은 호텔신라 사외이사직도 맡았다.

한미숙 전 대통령실중소기업비서관은 기업은행과 LG유플러스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았으며, 황이석 서울대 교수는 풀무원홀딩스와 LG생활건강을, 전성빈 서강대 교수는 신한금융지주와 LG유플러스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을 비롯해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아닌 사람들이 사외이사를 장악하는 한국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된다"며 "대기업 전방위로 펼쳐진 왜곡된 사외이사 제도를 이번 기회에 뜯어고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거세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과는 달리 대부분의 주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을 1시간 만에 끝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에 대한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고 이사진 개편 등 3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작년보다 30분 이상 빨리 주총이 마무리 된 셈이다.


"찬성이요" 남발
쉐도우보팅 악용

같은 날 오전 9시에 주총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도 30분 안에 마무리했다. 현대차는 이사 선임의 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모두 무리 없이 통과시켰다.

LG전자 역시 반대 의견 하나 없이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개정 승인, 이사 선임의 건 등 5개의 안건을 처리하면서 오전 8시30분 시작한 주총을 25분 만에 끝냈다. 의장의 감사 및 영업보고 시간을 제외하면 약 10분 만에 모든 안건이 통과한 셈이다. 지난해 주총은 23분 만에 마무리됐다.

LG화학도 오전 10시30분 시작한 주총을 25분 만에 끝냈고 LG이노텍 주주들도 40분 만에 주총장을 정리했다. 신세계와 이마트도 20∼30여분 만에 주총을 마무리했다.

올해 역시 주총이 금요일 아침 시간으로 몰리면서 직장에 묶인 소액주주들의 참여는 어려웠다.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전자투표제도를 신청한 상장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 2010년부터 시행된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인터넷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설사 참여를 했다고 하더라도 간간히 들려오는 소액주주의 발언은 철저히 묵살됐다. 소액주주들의 반발 및 소란 등으로 5분여 만에 종료된 KT 주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기업은 주총일정을 순조롭게 마쳤다.

전자투표제 신청
단 한 곳도 없어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예탁원이 임의로 행사하는 제도인 쉐도우보팅은 주주 감시를 피하고, 경영권을 보호하려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원활한 주총 진행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주주와 회사 간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보유지분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주총에 반영되기는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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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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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