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통계] 설 선물 베스트&워스트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

[일요시사=사회팀] 어느덧 2013년 설이 성큼 다가왔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인만큼 뜻 깊은 의미를 지닌 명절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기혼남녀들은 조카와 자식에게 줄 새뱃돈, 양가 부모에게 드릴 명절선물을 두고 큰 고민에 빠지곤 한다. 양가 부모에게 해드리고 싶은 혹은 부모가 선호하는 설 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양가 부모에게 해드리고 싶은 선물에는 ‘건강검진권’이, 주고도 욕먹는 설 선물은 ‘한과세트’가 낙점됐다. 최근 어려운 경기 탓에 실속형 선물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하지만 명절 의미를 느끼기 힘든 ‘흔한’ 선물은 여전히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 혹은 돈?

결혼전문 사이트 ‘결혼준비대백과 웨프’가 2040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오픈서베이를 통해 경제적 비용과 상관없이 양가 부모님께 꼭 해드리고 싶은 선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강검진권이 29%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보통 1인당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건강검진권은 굳이 비용의

제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해드리기 어렵고, 부모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자식 키우느라 변변한 여행 한번 해보지 못한 부모님께 여행권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견이 27%로 2위를, 깔끔한 현금선물이 16%로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의약품 및 족욕기·안마기 등 건강기구가 10% 이내로 상위권을 차지했고, 커플링을 해드리고 싶다는 의견도 순위에 올랐다.

직장인 유모(38)씨는 “평소 검진도 제대로 못 받으실 부모님한테 건강검진권을 선물해드리면 해주는 쪽도, 받는 쪽도 뿌듯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물론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나이 드신 분들이 언제 제대로 된 검진이나 받으실까 싶어서 ‘건강검진권’을 명절선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3)씨는 “결혼 전에는 저 키우느라, 지금은 손자들 키우느라 바쁘게 사시는 부모님께 변변한 해외여행 한 번 못 보내드린 게 자꾸 마음에 남아 이번에는 꼭 국내 온천여행이라도 보내드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부모님이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은 무엇인지 혹은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선물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에서는 현금이 5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현금은 부모님께서 필요한 곳에 바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좋아하신다는 의견이 55.6%를 차지했다. 또한 노후에 오붓한 여행을 다녀오고 싶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이시는 부모님들을 위해 여행권이 10%로 현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자식에게는 헌신적이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미처 투자하지 못한 부모를 위해 의류, 상품권이 좋은 선물로 꼽혔으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건강검진과 건강식품 및 의약품도 인기리에 성행하는 선물이었다.

직장인 여성 강모(28)씨는 “취업한 후 첫 명절이 돌아온 날 넥타이와 스카프 등 패션소픔이나 옷을 해드렸는데 탐탁하게 여기지 않으셨던 부모님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후 추석명절엔 선물 대신 현금으로 각각 30만원씩 드렸더니 그제야 얼굴이 활짝 피시더라. 현금은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누구나 선호하는 가장 간편하고 쉬운 선물인 것 같다”고 했다.

자식은 건강검진권…부모는 현금 압도적
한과세트·과일바구니 “주고도 욕먹었다”

반면 주고도 욕먹었던 설 선물은 한과세트가 1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과일바구니와 건강식품이 11%로 동률을 차지하며 공동 2위를, 의류가 10%로 3위, 건강기구 및 패션소품이 각각 7%, 6%를 얻으며 4, 5위로 뒤를 이었다.

결혼 1년차인 최모(31)씨는 “지난해 결혼 전 예비 장인어른 댁 설 선물로 가장 무난한 과일바구니와 건강음료를 사다드렸는데, 주고도 환영받지 못한 최악의 선물을 했다며 예비신부한테 욕 세례를 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선물을 구입할 때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에서 부모님의 성향에 따라 선택한다는 답변이 59%로 지배적이었다. 뒤이어 실용성이 34%로 2위를, 가격 등이 5% 이내로 순위을 나타냈다.

맞벌이 주부 양모(36)씨는 “양가 부모님 취향에 맞는 선물이 단연 최고다. 제 시댁에서는 고민과 정성이 담긴 듯한 건강기구 및 여행티켓 선물을 선호하는 반면 친정은 현금을 선호한다”며 “양가 부모님 취향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직접적으로 여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사자가 만족하는 게 가장 좋은 선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 대부분은 보수적인 성향, 실속을 추구하는 성향, 개성을 중시하는 성향 등 부모님마다 각자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선물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의류나 패션소품 같은 경우는 부모님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거의 안 쓰는 경우가 파다하므로 미리 양가 부모의 스타일과 취향을 꼼꼼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전하기도 했다.    

부모님 선물 예상 비용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변은 10만∼20만원이 55%의 과반의 비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경제적 비용의 제한이 없다면 가장 좋은 것으로 해드리고 싶은 것이 다 똑같은 자식의 마음이겠지만, 실제로 예상하고 있는 선물의 비용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음으로는 20만∼30만원대가 18%로 2위를, 5만∼10만원이 17%로 2위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3위를 차지했다. 한편 30만∼50만원대, 50만원 이상은 4∼5%의 낮은 비율을 차지하며 다음 순위에 올랐다.

부담 줄이는 게 최고

웨프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명절인 만큼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주된 의미이고,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므로 차라리 생신선물을 정성껏 준비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현재 사회분위기에서 비싼 선물도 부모님한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서로가 부담을 줄이면서 만족도를 높이는 선물이 가장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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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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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발 사법 전쟁 ‘끝까지 간다’

거여발 사법 전쟁 ‘끝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회 문턱을 넘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사법부를 강타했다. 검찰은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 이후 권한을 조금씩 잃다가 올해 해체가 결정됐다. 검찰이 26년 전 느끼다가 현실이 된 불안을 이젠 사법부가 느낄 차례일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범여권이 지난 24일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내란 사건만 맡는 전담재판부를 만들어 운영한다”는 취지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다. 특별재판부 영장전담 법관 하지만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24일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이날 법안 처리는 이미 예고된 결과였다. 박 대변인은 지난 21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도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예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원래 처리하려던 법안은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법’이었다.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을 맡을 특별재판부가 설치되고, 영장 심사를 맡을 특별영장 전담 법관이 따로 배정됐을 것이다. 이들은 국회·판사회의·대한변호사협회가 3명씩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되는 9인 규모의 추천위원회의 2배수 추천과 대법원장의 임명을 거칠 예정이었다. 아울러 상고심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대법관은 모두 제척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선 각계에서 위헌 논란을 제기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지난 16일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명칭도 특별재판부에서 전담재판부로 바뀌었다. 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 외부 인사를 제외한 후 법관으로만 구성될 예정이다. 추천위원회에 들어갈 법관 중엔 각급 판사회의·전국법관대표자회의가 포함된다. 전담재판부에 소속될 법관은 추천위원회·대법관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주요 연루자들은 이미 형사재판 제1심을 받고 있다. 전담재판부는 항소심부터 맡을 예정이다. 대법원은 민주당의 공세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대법관 행정회의를 열어 ‘국가적 중요 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 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 여기엔 “형법상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사건을 전담해 집중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대법원이 규정하는 전담재판부는 무작위 배당을 거쳐 사건을 배당받을 재판부가 지정되는 방식이다. 전담재판부로 지정된 재판부가 원래 맡던 재판은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된다. 예규엔 “해당 재판부는 이후 내란·외환과 관련 없는 새로운 사건은 맡지 않는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박 대변인은 “사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왜 이렇게 늦게 했느냐”며 “왜 그동안 국민을 불안과 혼란에 빠뜨렸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 입법권을 대법원의 예규 제정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란 전담재판부 신설이 갖는 ‘진짜 함의’ 대법원 예규 제정…반격 혹은 타협안 제시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 중 “대법원이 헐레벌떡 자체 안이라고 내놨다”며 “더 일찍 해야 하지 않았느냐. ‘조희대 사법부’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국내 헌정사에서 특별재판부는 단 2회만 설치됐다. 제헌헌법 부칙엔 “이 헌법을 제정한 국회는 단기 4278년 8월15일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이후 국회는 반민족행위처벌법 등을 제정하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를 설치했다. 반민특위엔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가 설치됐다. 특별검찰부는 검찰총장 등 9명으로 구성됐고, 특별재판부는 ▲국회의원 5명 ▲법조인 6명 ▲사회 저명 인사 5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국회가 선출했다. 두 번째 특별재판부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개정된 제4차 개정 헌법을 근거로 설치됐다. 당시 개정 헌법엔 “3·15 부정선거 및 4·19 혁명 관련자들과 관련된 형사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소와 특별검찰부를 둘 수 있다”는 취지의 부칙이 포함돼있었다. 이후 설치된 특별재판부는 부정선거관련자처벌법 제정을 거쳐 설치됐다. 민주당조차 ‘특별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수위를 낮춰 처리했다는 이유로 내란 특별재판부에 대해 불거진 위헌 시비를 거론한다. 법원은 ‘무작위 전산 재판 배당’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재판부에 특정 재판을 배당한다”는 취지의 특별재판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위헌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헌법재판소가 관련 합헌·위헌 여부를 가린 적도 없다. 하지만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배당의 무작위성은 재판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압력·영향력으로부터 법관을 보호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운 원칙이다. 이는 위헌 시비가 불거진 핵심 이유였다. 그래서 과거엔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기 전에 개헌 과정 중 헌법 부칙에 그 근거를 규정했다. 헌법 부칙은 헌법 본문과 똑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래서 위헌 시비가 불거질 일은 없었다. 피해 가는 위헌 시비 하지만 위헌 시비를 피하려고 제시한 ‘내란 전담재판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역설적으로 “기존 재판부 배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사법부는 이미 무작위 배당의 예외를 운용하고 있다. ▲특허법원 ▲서울행정법원 ▲지역별 가정법원 등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법원이 따로 설치돼있는 것도 무작위 배당의 예외다. 또 각급 법원은 이미 지식 재산·환경·의료 등 특정 전문 분야를 전담할 재판부를 분류한다. 법원장 재량에 따라,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특정 사건은 ‘적시 처리 필요 중요 사건’으로 분류해 특정 재판부에 배당해서 신속한 재판 진행을 추진한다. 기소된 사건이 이미 진행 중인 재판과 사실 관계·쟁점·피고인이 같으면,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에 배당한다. 물론 민주당이 거둘 수 있는 실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특별’을 ‘전담’으로 바꿔가면서도 서둘러 개정안을 추진하는 이유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법부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재판부는 내란·외환 사건의 심리를 의도적으로 침대 축구하듯 질질 끌었다”며 “조 대법원장은 경고·조치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못한 입법부가 나서기 전에 사법부가 진작 내란 전담재판부를 설치했다면, 지난 1년 동안 허송세월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분통 터지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주장 중 핵심 단어는 ‘조희대’와 ‘지귀연’이다. 민주당이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할 당시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지난 9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 부장판사를 지칭해 “재판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도록 하는 인사들을 전보·징계한다면, 굳이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들기 위한 입법 조치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도중 “조희대 사법부는 특검 수사 훼방꾼이 됐다”며 “조 대법원장이 지휘하는 대법원이 지난해 12월3일 내란에 동조한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조 대법원장의 권한 일부를 사실상 박탈하고, 지 부장판사를 내란 관련 재판에서 손 떼게 할 수 있다면, 민주당은 상당한 실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재판부 배당에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개입시키는 것이다. 힘 실어준 진짜 이유?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이후인 지난 2018년 4월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대법원장을 견제하고,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를 갖고 설치됐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이를 일컬어 “지나치게 민주당에 친화적”이라고 비판한다. 전국법관대표자회의 설치 직후 첫 의장으로 선출됐던 최기상 당시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현재 민주당 의원이다.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지난 9월 민주당이 주장한 의제 ‘대법관 증원론’을 포함한 상고심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어 “사법부는 대법관 증원안을 경청하고 자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공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일컬어 “민주당에 힘을 설어주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한 게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제기됐다.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판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지난 9월 전국법관대표자회의에 “조 대법원장 사퇴 권고 등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대법원의 예규 제정은 반격”이라고 해석한다. 그 근거로는 “내란 전담재판부를 줄곧 반대하다가 갑자기 예규 제정을 밝힌 의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을 들었다. 민주당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외에도 기존 사법 체계를 모두 바꿀 만한 사법개혁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대법원의 예규 제정에 대해선 “민주당의 공세를 적절한 선에서 수용해 더 큰 공세에 대비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특별재판부’가 ‘전담재판부’로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사법개혁안 통과 시도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으로선 기존 사법 체계를 모두 바꾸려는 민주당의 시도를 보면서 검찰이 해체되는 과정을 되새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미 민주당이 주도하는 사법개혁안 자체가 사실상 ‘기존 법원 해체’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조금씩 권한 잃다 해체 결정 검 종착역은 헌재 최고법원 등극? 민주당 등 범여권이 검찰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으로 분리해 완수했던 검찰 해체에 대해선 “헌법은 검찰 조직의 존재를 전제로 검찰총장의 존재를 규정했다”면서 위헌 논란을 제기하는 반대 측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범여권은 이를 강행했다. 큰 틀에서 보면, 검찰은 ▲특별검사제도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분리 등 과정을 거쳐 해체됐다. 최초의 특별검사(이하 특검)는 지난 1999년 김태정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옷 로비 의혹과 한국조폐공사 노조 파업 유도 사건에 대해 진행됐던 최병모 특검이었다. 특검이 성립됐던 배경은 “검찰이 검찰총장의 부인이 연루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아울러 당시 국회 구도는 여소야대였다. 한나라당은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흐름을 타고 강하게 밀어붙여 특검법 제정을 주도했다. 이후 현재까지 개별 특검법은 총 16개가 통과됐고, 상설 특검은 6회 추진됐다. 검찰로서는 1999년 최병모 특검 설치가 수사권·기소권 독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현재까지 총 22회의 특검이 성립됐다는 것은 검찰에 대한 각계의 불신을 상징하는 중요 사실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검찰을 노리는 다음 단계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었다. 최초의 검경 수사권 조정은 지난 2011년 진행됐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수사 지휘에 이의를 제기하는 재지휘 건의 제도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안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해 의결했다. 지난 2016년엔 ▲진경준 게이트 ▲정운호 게이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 ▲최순실 게이트 등이 연이어 발생해 검찰의 신뢰도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장기간 논의된 검경 수사권 논의로 연결된다. 공수처도 설치됐다. 민주당 집권 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사건을 강하게 기억하는 지지자들의 비원을 외면하긴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 그렇게 검찰은 서서히 권한을 빼앗겼다. 그러다가 지난 9월에 이르러 검찰은 내년부터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갈라질 운명에 처했다. 특히 중대범죄수사청은 행정안전부로 옮겨진다. 서서히 권한을 빼앗기다가 끝내 해체를 앞둔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법원행정처 폐지 ▲법 왜곡죄 도입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시도하고 있다. 범여권이 사법개혁안을 모두 통과시킨다면, 사법부로서는 “검찰에 이어 사법부도 한순간에 와해된다”고 인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순간에 와해된다 법원행정처가 없어지면 대법원장의 권한이 줄어든다.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판사의 재판도 법적 처벌 범위 안에 포함될 위험에 노출된다. 대법관이 늘어나 대법관의 권위·희소 가치가 줄어든 후 재판은 헌법소원 제기 범위 안에 포함된다. 최종 종착지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을 제친 후 최상위 사법기관으로 규정될 순간임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4일은 사법부가 느낄 법한 공포가 처음 피부에 와닿은 날이었을 수도 있다. 새해엔 민주당과 사법부의 전쟁이 더욱 거칠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