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경제사령탑' 하마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1.24 14: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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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꼭대기 누가 앉을까?

[일요시사=경제1팀] '김광두, 김종인, 이한구….’ 하마평이 무성하다. 5년 만에 부활하는 경제부총리 자리에 누가 앉을까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경제부총리로 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무총리에 견주어도 될 만큼의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될 경제부총리.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 원톱' 과연 누가 될까.

 

내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경제부총리제 부활을 선택했다. 경제부총리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없어졌다가 5년 만에 다시 생기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총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회의적'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현행 15부2처18청에서 2개부를 늘린 17부3처17청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특히 주목이 되는 대목은 경제부총리의 부활이다. 경제부총리는 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할 방침이다.

경제부총리는 기존 세제, 예산, 경제정책, 국제금융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부총리 지위와 힘을 받았다. 사실상 경제 책임자가 되는 셈. 위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사다.


정치권에서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다. 1940년생으로 중앙고·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김 전 위원장은 1973년부터 10여 년간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 이른바 '서강학파'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1981년 총선에서 11대 국회에 입성했고 12대 총선에서 재임에 성공,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현 정부 들어서는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정책공약집을 만들어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한 주요 핵심인물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이전부터 박 당선인과 경제 정책을 논의해온 인물인 만큼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빠삭'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과거 부총리를 지낸 여러 사람이 향수에 젖어 부총리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는 거기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경제부총리 부활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 인선 가능성은 미지수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른바 '근혜 노믹스'를 만든 장본인인 김광두 원장이다.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힘찬경제추진단장을 맡아 정책입안 초반부터 관여해 경제 운용 방향을 정하고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모델을 제시하는 등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당시 박 후보의 핵심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설계한 것도 김 원장이다.

'막강파워' 경제부총리 부활…3∼4명 각축 치열
김광두·김종인·이한구 물망 "위기극복 관건"

김 원장은 박 당선인의 경제 '과외선생'이기도 하다. 최외출 영남대 교수, 인종범 새누리당 의원,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5인 공부 모임’에 속한다.


그는 박 당선인이 당선된 직후부터 비서실장과 인수위원장, 기획재정부장관 등 주요 인사에 관한 전망이 나올 때 거의 빠짐없이 언급됐다.

김 원장은 1947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일고·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하와이안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했고 6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 실무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현대차, 금호석유화학, KTB투자증권 사외이사를 역임할 정도로 재계와 금융계 등에도 발이 넓다.  

당내에서는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가장 큰 장점은 박 당선인과의 신뢰와 친분이다. 김 원장이 박 당선인의 경제 '과외선생'이라면 이 원내대표는 '가정교사'다.

이 대표는 경북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행정고시(7회) 출신으로 재무부 이재과장·외환자금과장,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거쳐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한나라당이 휘청거리던 때 당시 이 대표는 정책위의장으로, 박 당선인은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두 사람은 함께 발 맞춰 위기를 해쳐나갔다. 2010년 6월 박 당선인이 국회 상임위를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기면서 두 사람은 같은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교류를 더 활발히 했다. 2010년 12월 박 당선인의 씽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이 발족하면서 당시 현역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이 대표가 재정·복지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 외에도 지난 1997년 IMF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과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낸 서병수 사무총장, 현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박 당선인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최경환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경제부총리는 196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 도입한 뒤 50년간 폐지와 부활을 거듭해왔다. 역대 경제부총리는 경제기획원(1963∼1994) 21명, 재정경제원(1994∼1998) 5명, 재정경제부(1998∼2008) 6명 등 총 32명이 수행했다.

부총리제 성공할까?

박 전 대통령이 장기영씨를 초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임명했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를 끝으로 폐지됐다. 그러다가 지난 2001년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부활했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다시 폐지됐다.

따라서 이번 경제부총리 부활은 대선 과정에서 중산층 70% 복원과 창조경제를 약속한 박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에서 "국내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부흥을 이끌기 위해 경제부총리제를 신설해 경제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첫 총리, 첫 장관 누구?

"인사가 만사다"

5년 만에 부활한 경제부총리와 함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무총리는 경제부총리 신설로 경제 쪽 인사보다는 관리형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헌번재판소장,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목영준 전 헌재 재판관이 후보로 거론된다.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에는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석채 KT 회장과 황창규 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이, 교육부 장관에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외교부 장관에는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위원과 김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에는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꼽히며 농림축산부 장관에는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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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