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1.24 14: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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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최초 재선 비결은 '진심이 담긴 약속'

[일요시사=정치팀] 강원도 홍천·횡성 지역구는 역대 단 한 번도 재선 국회의원을 허락하지 않았던 격전지다. 그런데 지난 4·11 총선에서 지역 최초의 재선의원이 탄생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국회 입성 후 지난 5년 간 매년 우수한 의정활동으로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황 의원. 지역 주민들의 두터운 신뢰에는 이유가 있었다.

황영철 의원은 홍천 초·중·고교를 나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그 해 비닐하우스를 세워 선거본부를 만들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황 의원은 홍천군의원에 당선되면서 만 25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지방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이후 황 의원의 정치인생은 탄탄대로였다. 한나라당 도당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라는 중책도 맡았다. 농촌지역이라 중앙정치에서 늘 소외되고 있다는 자격지심을 가졌었던 지역주민들에게 황 의원은 자존심이자 자랑이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중앙무대에서 소외 받는 농촌을 위해 일하겠다는 황 의원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봤다.

다음은 황 의원과의 일문일답.


-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중반에 초대 홍천군의원이 됐다. 당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 홍천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국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어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면서 지역의 일꾼을 지역민이 직접 뽑게 됐는데 당시 제 지도교수님이 '지역의 일꾼에서 중앙 정치의 일꾼'으로 커가는 첫 모델이 되어보라고 권유하셨다. 교수님의 고견을 마음속 깊이 새겨 고향인 홍천으로 내려와 공터에 비닐하우스를 세워 선거본부를 만들고 지방선거에 출마, 전국 최연소인 만 25세 나이로 군의원에 당선됐다.


- 홍천군·횡성군은 당초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불려졌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무소속과 민주통합당 소속 군수가 당선됐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강원도는 지난 4·11 총선 전까지 야권성향이 두드러졌던 지역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야권 출신 지사가 잇따라 배출되었고, 총선이 시작할 당시에 9명의 지역 국회의원 중 당시 한나라당은 1석 정도로 매우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할 만큼 상황이 좋지 못했다. 이런 몇 해동안의 강원도 정세에 대한 교감이 우리 지역에도 있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낙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그렇다면 야권 성향의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지난 4·11총선 당시 선거가 시작되고도 우리 당이 위기에 있어 당 대변인으로 중앙에서 주로 활동했다. 지역구 특성상 주민들과 지속적인 스킨십을 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해 초반에는 상당히 열세였다. 하지만 더 큰 일꾼으로 지역발전을 이끌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이끌어 내라는 주민들의 기대감을 잘 알기 때문에 각오를 새롭게 하고 선거에 임했던 결과 좋은 결과가 있었다. 또한 선거 기간 중 박근혜 당시 선대위원장이 2차례나 방문해 힘을 실어 주었던 점도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는데 큰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선거 내내 무리한 공약이 아니라 지킬 수 있는 진심이 담긴 약속을 내세우며 TV 토론회 등을 통해 일관되게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간 것이 결국 통했다고 생각한다.

- 올해에도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정치입문 후 지난 5년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우수의원으로 선정돼 '국감의 사나이'로도 불린다. 그 비결은?
▲ 그동안 저는 국민의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이지는 않았는지, 정책의 방향과 추진 과정상의 문제는 없는지,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제시하는 국정감사를 치렀다고 자부한다. 아울러 농업인에게 돌아가야 하는 혜택이 농업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돌아가 실질적으로 농민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항들에 대해 지적했으며, 사회적 약자로 국가 정책에서 늘 소외받았으며, 일부분 희생을 강요받았던 농업인을 위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생각으로 국정감사에 임했다. 짧은 국정감사 기간과 한정된 인력으로 쉽지는 않았지만 정쟁에 치우치지 않고 폭로성·음해성 국감을 피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대통령 특사 나간 해를 제외하고 매년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데,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올해는 새 정부가 시작하는 첫 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법안들, 이를테면 국민대통합을 위한 '부마항쟁특별법'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법안(일명 유신피해보상법)' 등을 여야 합의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가계부채의 증가로 중산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취득세 감면 법안을 통해 주거 안정과 주택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 개인적으로 구상 중인 법률안은 무엇인가?
▲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법안으로 새해 첫날 발의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있다. 이 법안을 통해 친환경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함과 동시에 외국 농산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학교 식당 역시 이 법의 적용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대학생에 대한 건강 역시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비닐하우스 선거본부에서 시작한 정치 '탄탄대로'
국감의 사나이 "농촌 대변하기 위해 최선 다했을 뿐"

- 그동안 농림식품수산위를 고집하다 행안위로 상임위를 옮겼다. 임기 중 맞교대라는 유례없는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무엇인가? 지역구가 농촌이기 때문에 농림위를 고집한다던 평소 주장과도 상반된다.
▲ 재선이 되고 상임위를 결정해야하는 시기가 왔을 때 저는 주저 없이 농림위를 택했다. 주변에서 다른 상임위도 경험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농민의 기대와 바람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행안위에서 당시 쟁점 법안이 야당의 투표시간 연장문제에 막혀 표류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위 표류법안 중에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일몰법안뿐만 아니라 세종시특별법과 청주청원통합법 등 반드시 여야합의로 논의되어야 하는 법안들이 있었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 중에는 농민들에 대한 감면혜택이 작년으로 종료되는 법규정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에서 저에게 행안위 간사와 법안심사소위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겼고, 국회의원은 지역의 대표이면서 국민의 대표라는 생각으로 상임위를 옮겼다.


- 이번 대선 과정에서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 임명되어 투표시간 연장 개정안 상정을 무산시켰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너무 당리당략적인 결정이 아닌가?
▲ 우리 새누리당의 입장은 지난해 9월이나 지금이나 투표시간 연장을 비롯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투표권을 보다 잘 보장하기 위한 모든 방안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며, 민주당과 협의할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투표율 제고 및 비정규직을 비롯한 투표권 행사에 불이익을 받으시는 분들을 위한 방안에는 투표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투표소를 늘리는 방안, 투표 인센티브 제도의 시행 등 여러 방안이 있다. 이미 선거가 시작되기 1년 전부터 여야 동수로 구성된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중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부재자 통합명부제를 2013년 1월1일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야당에서 지난해 9월, 대선이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투표시간 연장을 주장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국회를 파행으로 이끄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 선거방식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 논의와 타협을 거쳐 정해야 한다.

- 지난 총선에서 금품 살포 혐의로 피소되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해명한다면?
▲ 서울고법은 지난 8일 조일현 민주통합당 도당위원장 등이 지난 4·11총선 당시 저를 상대로 제기했던 기부행위에 대한 재정신청을 기각한데 이어 지난 9일 허위사실 공표 등 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불복, 민주당이 제기한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4·11 총선 공소시효 완료일인 지난해 10월11일 직전 민주당이 제기한 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재정신청은 모두 기각되었고 모두 무혐의로 확정됐다. 사실 민주당의 저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3명에 대한 고발은 정치적인 공세를 함으로써 대통령선거에서 이익을 보기 위한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행태이며, 제 지역구인 홍천 횡성을 위해 열심히 일할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 지역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중견기업을 유치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인구를 유입시켜 인구 20만 도시를 만들어내겠다. 대규모 농산물 유통센터를 세우고 중견기업을 많이 유치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용문-홍천 복선철도가 홍천읍을 지나가도록 하고, 국도 6호선 선형개량사업을 기반으로 4차선 확포장 사업 추진해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지역으로 만들어 기업들의 물류비용을 확 줄이겠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좋은 기업을 유치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

- 그동안 가장 보람을 느끼는 활동은 무엇이었는가? 
▲ 박근혜 당선인 농정 공약사항인 '농업인 재해법'을 제정하고 발의했다. 아직 상임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데, 이번 회기 내에 꼭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 농촌진흥청의 용역 결과보고서에서 2003년 농기계·농기구 사고율은 7.8%로 산업재해율의 10배이며, 특히 농가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농기계 의존율과 농약 의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재해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한 법안이며 특히 농업이 사회적·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산업으로 식량안보 차원에서 정부가 보호해야 할 전략산업인 측면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난해 강원의 발전을 이끌어 낼 힘 있는 일꾼을 원하시는 여러분의 기대와 희망 속에 재선 의원으로서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의정활동 속에서도 돌이켜보면 항상 기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계사년 새해에는 박근혜 당선인과 함께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꿈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 한없이 큰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 아울러 지역주민들께서 주신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 재선의원으로서 더 큰 일꾼이 되어 지역발전을 이끌어내고 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황영철 의원 프로필>

▲ 강원 홍천군의회 의원

▲ 제 4,5대 강원도의회 의원

▲ 한나라당 홍천·횡성당원협의회 위원장

▲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 한나라당 강원도당 위원장


▲ 한나라당 대변인

▲ 제 18, 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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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