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비올리스트 조아람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1.16 09: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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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절대 어렵지 않아요"

[일요시사=사회팀] '클래식은 어렵다?' 독일 유학파 출신 비올리스트 조아람(27)은 클래식이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의 전당의 고고함보다는 일상으로 초대된 친근함을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 클래식의 미래가 엿보였다.



독일 뒤셀도르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이곳에 한 한국인 비올리스트가 있었다. 귀국 후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비올리스트 조아람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13살 때 처음 비올라를 시작해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 비올리스트 조아람입니다.

-13살이면 또래에 비해 늦게 음악을 시작하신 거죠.
▲ 네. 클래식은 보통 5∼7살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 경우에는 사촌오빠가 비올라 전공인데 그 오빠에게 배우다가…. 이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원래 전공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욕심이 좀 생겼죠.

-그럼 중학교 입학할 때 이미 비올라 전공을 선택하신 거네요.
▲ 안 그래도 부모님이 반대를 좀 하셨어요. 그냥 피아노를 치는 게 어떻겠냐고. 하지만 전 비올라가 더 좋았어요. 그때는 '예중에 가야지' 이런 생각보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 좋아서 그랬는지 고등학교까지 쭉 수석이셨네요.
▲ 네. 실기 우수자를 계속했는데…. 수석이었죠. 민망하군요(웃음). 보통 한국 학생은 '난 어디 대학을 갈 거야' 이런 목표를 잡는데 저는 늦게 시작한 만큼 무대에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게 목표였거든요. 콩쿠르도 많이 하고요. 거기서 실력이 좀 늘지 않았나 싶어요.


- 국내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을 텐데 갑자기 왜 독일 유학을 떠났습니까.
▲ 아무래도 유학은 언어 장벽이 가장 힘들거든요. 10대 때 유학을 가야 언어습득이 빠르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당시 제가 17살이었는데 유학 초반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보디랭귀지를 했던 기억도 나네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보다 독일 고전주의 음악을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어요.

- 하지만 학비가 만만치 않잖아요. 클래식은 돈도 많이 들고요.
▲ 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게 독일이 학비가 없다든지 그런 건 아니에요. 물론 미국에 비해서는 싸요. 하지만 모든 물건에 세금이 19%가 붙고요. 유로화도 비싸고요. 유럽 유학은 만만히 보시면 안 돼요. 유학 온 한국 친구들 중에는 정말 훌륭한 재능이 있는데 집안 형편이 안 돼서 학비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유학생도 많아요. 접시 닦고, 서빙도 하고.



- 클래식 연주자가 접시를 닦아요? 왠지 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을 것만 같은데요.
▲ 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경제수준이) 중간인데 집 난방비가 비싸서 점퍼 걸치고 리포트 쓰고 그랬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라요.

- 그런데 유학 생활 도중 독일 필하모니 베스트팔렌 오케스트라의 정식 단원이 되셨죠.
▲ 운이 좀 좋았죠. 학교 실습실에서 한밤중에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창밖을 보면서. 그런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한 교수님이 비올라 소리를 듣고는 저보고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시험에 참가했죠. 특이했던 건 독일은 악단 멤버 전원이 오디션 참가자를 평가해요. 들어갈 때는 좀 무서웠지만 나중에 보니 팀워크가 좋은 이유가 있던 거죠.

-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 일단 참 좋았던 점이 공연 가격이 한국과 많이 달라요. 무료 공연도 많고, 5유로(약 7000원) 공연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할아버지가 손자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기도 해요. 관람료가 낮은 만큼 관객층이 넓다는 것도 한국과는 다르죠.

접시 닦고 서빙하면서 유학 생활
"한국은 생계 때문에…독일은 자기가 좋아서"

- 독일의 음악과 한국의 음악, 또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우선 한국은 굉장히 절도가 있어요. 하지만 독일은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는 음악이 많아요. 실내악은 율동도 섞어서 하고요. 제 생각에 한국은 (연주자의) 생계랑 맞닿은 부분이 많아서 (음악이) 딱딱해질 수밖에 없어요. 반면 독일은 돈과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서 음악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독일에서는 내가 연주를 하든 농사를 짓든 서로 큰 차이 없이 돈을 벌 수 있거든요. 그만큼 생계에서는 자유로운 편이죠.


- 꼭 돈을 벌려고만 음악 하는 건 아니잖아요.
▲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이게 현실이죠. 음악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이 많이 제한돼 있어요. 기회도 많지 않고요. 더 슬픈 건 음악에 재능 있는 친구들도 예중·예고를 다니다가 중간에 나가요. 왜냐면 그 돈은 부모님이 해주고 싶어도 너무 부담이 크니까. 독일에 있을 때도 금전적인 문제로 유학을 포기하는 한국 친구들 많이 봤어요. 하지만 독일인 중에서는 경제적인 이유로 음악 그만둔다는 사람 보지 못했어요. 씁쓸한 현실이죠.



- 요즘 한류 얘기가 많은데 클래식도 한류 열풍이 불면 시장이 좀 넓어지지 않을까요.
▲ 우리나라 천재들을 놓고 보면 정말 가능성이 많아요. 문제는 그게 끝이죠. 저는 아직 멀었다고 봐요. 먼저 교육이나 공연 인프라 문제가 크죠. 특히 티켓 값이 너무 비싸요. 예를 들어 정명훈씨가 서울시향에 계시잖아요. 그런데 정명훈씨에게 돈을 많이 주면서 티켓 값도 그만큼 올라갔죠. 그런데 또 특별한 계층만 클래식을 듣는 건 아니잖아요. 참 답답하죠.

- 그런데 클래식 애호가들은 클래식 대중화에 반대하지 않나요.
▲ 아니요. 제 생각에는 뉴에이지 이런 것도 클래식의 한 범주라고 생각해요. 집에서 만돌린 음악을 듣는 것도 클래식을 즐기는 거구요. 취향이잖아요. 다만 고전적인 클래식이 있는 거고 현대적인 클래식도 있는 거고요. 대중적이라고 해서 나쁜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클래식도 대중적으로 알려야죠. 제 음악만 고집할 게 아니라 대중이 아는 곡들로 먼저 다가가서 친근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뭡니까.
▲ 공연 끝나고 단원들과 같이 내려오면서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이때가 너무 좋아요. 독주회도 지금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실내악이든 오케스트라든 대중화된 음악을 동료들과 함께 선보이는 그런 비올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비올라하면 조아람' 이렇게 제가 떠오를 수 있다면 더 좋겠어요. 이거 너무 꿈이 큰가요?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조아람은?>

99' 선화콩쿠르 2위

00' 선화예술학교입학

03' MHS Mannheim음대 주최 GMI 국제 콩쿠르 1위없는 2위

05' Knabechor Wuppertaler Kurrende 어린이합창단 및 성인합창단과 현악4중주로 협연

08' Robert-Schumann-Musikhochschule Duesseldorf Vordiplom졸업

09' Duesseldorf대학원 Saint-Saens 7중주로 연주활동


09' 재독 코리아심포니 수석 역임. 고양시 , 광주 공연

09' 아이레네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예술의 전당 및 부산 공연

10' RSH재학도중 Neue Philharmonie Westfalen 최연소 오케스트라단원.

10' Swiss Zuerich 초청연주회.

11' NPW 오케스트라 Mahler Sinfonie5. 솔로 Viola CD녹음참여 그외 오페라 음악 및 다수 CD녹음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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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