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본지 여기자의 ‘애프터클럽’ 잠입기

한창 일할 시간에…해가 중천에 뜨도록 ‘난잡 파티’

[일요시사=사회팀] 지난 5일 오전 7시. 클럽 내부엔 아직도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야시시한 의상에 진한 스모키 화장으로 얼굴을 감춘 여성들과 상의를 탈의하고 부비부비(남녀가 몸을 밀착한 채 춤추는 것)를 시도하는 남성들까지 난잡한 댄스에 흠뻑 취한 사람들이 클럽을 장악한다. 이는 새벽부터 정오까지 클럽을 운영하는 강남의 모 애프터클럽의 모습이다. 성인들의 난잡한 놀이터로 등극한 애프터클럽의 실태를 알아봤다.

최근 매스컴에서 복고바람이 불며 클럽계에서도 복고클럽이 등장하게 됐다. 90년대 음악이 주를 이뤄 사람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이 같은 복고클럽은 2030의 마음을 뒤흔들며 붐을 일으켰다. 이처럼 외국의 파티문화로부터 유행을 타고 온 국내 클럽의 종류는 셀 수없이 다양하다.

새벽 5시가 피크
젊은이로 북새통

나이트클럽부터 시작해 유로댄스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일렉트로닉 및 하우스클럽, 힙합클럽, 바와 스테이지가 결합된 펍클럽, 청소년만 입장 가능한 콜라텍 등 연령대와 기호에 맞게 운영되는 클럽들이 전국에 즐비해있다. 특히 서울의 강남과 홍대, 이태원은 클럽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클럽이 자리해 있고, 주말만 되면 클럽입구는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중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술과 댄스에 취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애프터클럽’. 애프터클럽은 열광적인 클러버(클럽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른 심야에 운영하는 메인클럽에 들른 후, 그 다음 코스로 새벽에 가는 클럽이다.

보통 클럽들이 밤 11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4∼5시에 문을 닫는 반면 애프터클럽은 오전 5시 혹은 6시가 절정이고 일주일에 이틀 혹은 3일만 운영하는 특유의 운영방침을 고집한다. 즉 애프터클럽은 밤 12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오전 10시 혹은 정오에 문을 닫는 이른바 반나절 운영을 꾀하는 것이다.

새벽에 일이 끝나는 이에게도 가드(안전요원)의 제지 대신 환영의 손길을 보내는 곳이 바로 애프터클럽이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클러버들은 애프터클럽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1차에서 워밍업을 한 후 애프터클럽에서 진정한 파티를 본격적으로 즐긴다. 시간제한이 없기 때문에 클러버들은 한층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놀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클럽은 정오까지 운영하는 방식으로 인해 새벽에 일을 마치는 동대문 20∼30대 상인 및 화류계 여성 손님까지도 섭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벽부터 정오까지 이어지는 야릇한 댄스 삼매경
일주일에 금·토 이틀만 운영…4∼5시 피크타임

해 뜰 때까지 놀 수 있는 클럽. 클러버들의 로망이자 해방구인 애프터클럽의 실태를 파헤치기 위해 본 기자가 직접 방문했다.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은 애프터클럽은 강남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몇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교적 펍클럽이 활성화돼있는 이태원과 어린 대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바클럽 및 메인클럽(보통클럽을 뜻함)이 즐비한 홍대에는 애초에 애프터클럽이란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연령대에 의미를 두지 않고 클러버들이 자유롭게 놀 곳을 추구하는 강남의 경우 애프터클럽들이 거리를 두고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자는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모 애프터클럽에 방문해 메인클럽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클러버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프터클럽의 실체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지난 5일 새벽 4시 즈음에 도착한 애프터클럽 입구에는 화려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겸비한 클러버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줄을 잇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메인 클럽에서 1차를 마치고 온 듯한 분위기였고, 이미 술에 취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탓인지 줄은 10분도 채 안 돼 입구 앞에 다다를 만큼 줄어들었고, 2만원 이상에 달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었다. 오픈한 지 꽤 시간이 지난 후에 입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료의 가격 변동은 없었다.

입장료가 예상보다 비싸다는 기자의 물음에 입구 앞에 서있던 한 가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게스트 무료입장권을 받지 않는 이상 무조건 2만원을 내셔야 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야릇한 폴댄스
성교 연상케 해

철문으로 된 입구를 들어서니 2명 남짓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통로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계단 또한 좁았다. 이 같은 내부 인테리어 때문에 사람들이 몰릴 시간에는 외부에서만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내부로 입성하니 일렉트로닉 장르 중 하나인 ‘싸이트랜스’ 음악과 화려한 레이저 조명들이 클럽 내 클러버들을 향해 쏘아 내리고 있었다. 지하계단 밑으로 겉옷과 가방 등 춤출 때 거슬리는 짐을 맡기는 물품보관소가 따로 마련돼있었다. 그곳 역시 줄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보관료 3000원이 상단에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고가의 물품 및 귀중품은 분실 시 따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한 번 맡기신 물건은 다시 보관하실 경우 약 3000원이 추가로 지불됩니다.’

실제로 기자와 동행한 지인은 겉옷을 미처 맡기지 못해 추가로 3000원을 더 지불하기도 했다. 클럽 내 가운데 커다란 기둥 옆에는 칵테일 및 양주를 시킬 수 있는 타원형으로 된 주류 바가 있었고, 바텐더들도 분위기에 취한 듯 주문된 술을 제조하며 현란한 댄스를 추고 있었다. 재밌던 점은 바와 천장으로 연결된 봉이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일부 여성들은 바 위에 올라가 봉을 잡고 춤을 춘다고 했다. 사람들은 입장료와 함께 받아온 무료 시음권을 내고 기호에 맞는 술을 시킨 후 기다리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들썩거렸다. 수많은 인파 때문에 자신의 술이 무엇인지, 뭘 시켰는지도 모르고 남이 마시던 잔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다.

오전 5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도 여전히 클럽은 젊은 남녀들로 가득했다. 짙은 화장에 가터벨트, 란제리를 연상시키는 야시시한 의상을 입고 온 여성들과 화려한 색상의 헤어, 각기 개성을 살리는 의상을 입고 온 남성들이 둘 혹은 셋 이상 등 그룹을 만들어 부비부비를 즐기고 있었다.

역시나 스테이지 앞 DJ가 서 있는 부스 양 옆에도 단단한 스테인리스 소재의 봉 2개가 세워져 있었다. 이 같은 봉을 클러버들은 ‘폴’이라고 부르는데, 몇몇 남성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란제리룩 여성과 폴을 잡고 끈적한 춤을 즐기고 있었다.

상의를 탈의한 두 남성은 한 손은 폴을 잡았고 다른 한손은 여성의 다리를 들어 올려 똑바로 보기에도 민망한 자세로 폴댄스 삼매경에 빠졌고 또 다른 폴에는 상의를 탈의한 남성과 흰 가슴을 반쯤 드러낸 여성이 성교를 연상시키는 듯한 수위 높은 야한 폴댄스를 즐겼다.

이 외에도 스테이지 내부에는 신체의 2/3를 노출하거나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타이트한 의상을 착용한 여성들과 강렬한 인상·피어싱과 문신 등으로 몸을 감싼 남성들이 야릇한 댄스와 함께 입을 맞추고 서로 몸을 더듬는 등 여느 연인 못지않은 진한 스킨십을 나눴다.

애프터 알림 불쇼
룸서 성관계 일상

진한 스킨십과 시끄러운 노랫소리, 현란한 춤들이 클럽을 장악한 가운데 갑자기 스테이지 중앙 천장에서 불쇼가 진행됐다. DJ의 멘트에 뒤이어 몇 차례 이어진 불쇼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일종의 알람과도 같았는데 보통 5시가 되면 애프터를 알린다는 의미로 불쇼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쇼가 끝나자마자 온갖 3D 영상과 어지러운 레이저 불빛, 정신없는 음악소리 등이 어우러지며 흥분이 달아오른 클러버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아침 6시를 넘어서자 하나둘씩 짝을 지어 나가는 사람들도 제법 늘어났다. 그럼에도 클럽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발걸음을 쉽게 옮길 정도는 가능했다. 머릿속을 정리하려 내부를 꼼꼼히 살펴봤다. 클럽 왼편에는 테이블 부스가, 오른쪽에도 부스와 벽 끝에 룸이 일렬로 이어져 있었다.

테이블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던 기자는 옆쪽에서 술 취한 채 두 남성의 부축을 받아 룸으로 끌려가는 젊은 여성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 여성을 끌고 간 두 남성은 애초 연고가 없던 사람들로 보였고, 자신들이 사전에 예약한 룸에 데리고 들어갔다.

룸 창문은 지그재그로 엇갈리며 반투명으로 처리돼있어 마음만 먹으면 무슨 행위를 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여성은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는 상태였고, 하의가 짧은 원피스 차림이었던 터라 남성들의 스킨십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됐다. 슬쩍 지나간 그 잠시 동안에도 남성은 여성의 가슴과 허벅지를 더듬으며 키스를 시도했다.

술에 취한 여성은 아무 제지도 못하고 힘없이 남성의 의사와 목적대로 몸을 맡긴 채 그대로 옆에 누워버렸다. 

상의탈의 남성·란제리룩 여성들 봉춤
여기저기서 성교 연상케 하는 부비부비
“만취녀 강제로 룸 끌고가 몹쓸짓”

성인남녀들의 난잡한 댄스와 스킨십은 스테이지보다 룸 내부에서 더 음흉하게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일례로 타 애프터클럽에서는 룸 테이블 위에서 남녀가 호루라기에 맞춰 부비부비를 하며 키스를 나누고 분위기에 달아오르면 성교행위까지 한다고 전해졌다.

또 외국인 친구나 불법루트를 통해 대마초와 엑스터시 등과 같은 마약 복용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던 클럽에서는 금·토 중 임의적으로 마약단속반이 들이닥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대마초나 엑스터시 등은 거의 인맥을 타고 손에 넣어졌고, 양과 개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마약을 투약하는 이유는 술 마시고 오랫동안 노는 게 힘들어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더욱 자극적이고 흥분된 상태로 놀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졌다.

친구들끼리 왔다는 한 남성은 “지난달에도 한 번 왔을 때 단속이 들이닥쳤다. 대마는 담배랑 다르게 냄새부터가 다르다. 대마 같은 게 너무 티가 나면 일부는 엑스터시를 구입해서 술에 타 마시거나 한다”고 전했다.

기자에게 말을 걸어온 대학생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성은 애프터클럽의 실상에 대해 “지난주에 여기 와서 몸매 죽이고 예쁜 누나를 만났는데 알고 봤더니 트랜스젠더였다. 예뻐서 접근했는데 기겁하는 줄 알았다”면서 “술집에서 일하는 화류계 누나들, 레이싱 모델 같은 몸매 죽이는 여자들이 정말 많이 온다. 클럽 직원들이 그런 사람들은 미리 작업해서 무료로 입장시킨 후에 홍보용으로 게스트(손님)로 끌어들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클러버들의 축제
혹은 퇴폐의 온상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난잡하게 노는 것을 즐기는 한국 남녀들. 한 외국인은 이런 한국인들을 두고 “낮에는 한없이 조용하고 생기 없어 보이는데, 밤만 되면 사람이 180도 바뀌는 열정적인 마인드를 소유한 사람이 한국사람이다. 또 진정한 밤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클럽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호텔클럽까지 포함하면 강남에만 무려 20개가 넘는다. 특히 메인클럽과 달리 클러버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애프터클럽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해방구만큼이나 퇴폐의 온상이라 지탄받는 곳도 바로 이 애프터클럽이다. 클러버들에게 시간의 자유를 주고자 만들어진 애프터클럽은 젊은이들의 쾌락이라는 정도를 넘어서서 퇴폐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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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