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자위 절제 ‘금딸카페’ 실체 추적

“금연보다 자위 끊기가 더 힘들어요”

[일요시사=사회팀] 남성이라면 한번쯤은 겪었을 자위행위. 최근 자위에 중독된 남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온라인카페가 잇달아 개설되고 있다. 이른바 ‘금딸카페’. 이 카페의 운영자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남성들을 상대로 자위금지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자신의 경험수기와 방법 등을 공유하며 일명 ‘금딸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남성의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개설했다는 금딸카페의 실상을 공개한다.

“차라리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3번 하다 중단하니 금단현상 때문에 죽겠어요.”

금딸카페의 한 회원이 지속된 욕구분출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며 카페에 남긴 글이다. 이처럼 자위행위는 남성에게 있어 식욕만큼 강하고 금연만큼 힘든 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회원은 일주일간 금딸을 실천했다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시 자위행위를 하게 된 케이스다. 그는 일주인간 참아왔던 자위행위를 자신의 부족한 인내심 탓에 ‘리셋(회원들 간 다시 자위함을 의미)’하게 된 점을 두고 허무함과 상실감이 물밀 듯 밀려온다고 후회했지만, 쉽게 끊을 수 없는 것 또한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딸카페에는 약 2만5000여 명의 남성회원들이 가입해있다. 이 외에도 ‘금딸컴퍼니’ ‘3금(금욕·금주·금연)컴퍼니’등이 자위금지라는 금딸카페와 동일한 이유로 개설됐다. 각각 2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금욕을 목표로 카페에 가입한 후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자신의 ‘금딸수기’를 자랑스레 게시한다.

카페 내에는 5∼10시간 씩 시간 단위로 글을 게시하는 회원들부터 일단위, 주단위로 글을 게시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간혹 100일 단위로 금딸수기를 한꺼번에 적는 회원도 있다.


이들 중 1∼10일 동안 금딸을 실천해오다 한 번의 실수로 재다짐을 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인내심이 강한 회원들은 100일 이상 금딸을 실천한 후 회원 상위등급에 오르며 모범회원으로 인정되고 있다.

하루도 못 가서 재다짐을 할 정도로 참기 어려운 남성의 자위행위. 이들은 왜 그토록 어려운 자위절제를 몇 번이고 다짐하며 실천하려 하는 것일까.

금욕횟수에 따라
군 계급으로 나눠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잠깐의 욕구분출을 위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폐한 삶을 지속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습관적 자위를 하게 되면 의욕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는 일부 경험자의 충고도 금딸운동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금딸을 통해 의기소침해져가는 성격을 바로잡고, 건강한 삶을 누리려 몇 번이고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한다고 전하고 있다.

금딸카페에는 마치 군대를 연상시키는 계급들로 회원등급을 매기고 있었다. 1∼5일차 금욕 회원은 훈련병, 6∼10일차 회원은 이병이다. 이후 5일씩 늘려 각각 일병, 상병, 병장 등으로 계급을 매기고, 하사부터는 15일씩 늘려 계급을 정한다.

위관장교급은 20일씩, 영관장교는 50일씩 늘려 계급을 매기고, 장군 계급은 70일씩 늘려 계급을 매긴다. 금딸기간 1000일 이상이 되면 가장 높은 계급 원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 중 원수에 해당하는 회원들은 명예의 전당 자리에 오르며 자위금지 수기와 방법이 우수 성공사례로 게시돼있다. 

그들은 군인이 군대일지를 쓰듯 정확한 날짜와 당시에 있었던 일, 욕구를 참고 느꼈던 솔직한 감정과 포부 등을 상세하게 적었다. 간혹 ‘인내’와 관련된 유명인의 명언을 인용해 수기를 남기기도 하며 오히려 음란파일들을 올려 인내심 테스트를 유도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그들은 ‘악마의 유혹’ 혹은 ‘사탄의 유혹’ 등의 이름을 붙인 폴더를 만들어 음란 애니메이션 사진 또는 영상, 여성들의 가슴과 엉덩이 등 노출사진을 무분별하게 올려 회원의 자위행위를 유도했다.

남성 건강한 성생활 표방 “수만명 회원 가입”
매일 금욕수기 게시…해외 성공수양록 추천도

실제로 많은 회원들이 카페에서 우연히 음란사진이나 동영상을 접하다 금욕생활을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자위행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점은 활발한 카페활동 회원의 대부분이 고3 수험생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적과 수능 스트레스를 자위로 해결했으며, 하루에도 몇 편씩 야동감상과 야사(야한사진)를 뒤적거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딸카페에 가입하기 전에는 보통 하루에 3번 이상 자위를 시도했으며, 특히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성욕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딸다짐란 곳곳에는 금딸에 실패한 수험생들이 적어놓은 다짐들이 차례를 이었다. 회원 중 일부는 “금딸카페 가입한지 4달이나 됐는데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못 이기면 공부고 뭐고 없다. 진짜 대학 붙고 여친 생기기 전까진 안치고 싶다” “스스로 실천해보자. 언제까지 타인의 수기만 보고 살 것인가” “긍정적이고 싶고, 공부도 잘하고 싶고, 자신감도 좋아지고 싶어서 금딸하려고 합니다” 등 진솔한 다짐들을 게재했다.

이 외 금딸명언란에도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본능을 참지 못하면 짐승에 불과하다” “인내가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내하는 내가 나를 만드는 것이다” “참는 만큼 잘생겨진다” 등 유명인의 명언을 패러디한 인용구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일본인 성공수기
금딸 바이블로 선정

해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일본인은 몇 년 전 350여일에 달하는 금딸수기를 일본판 금딸카페에 올렸다. 이는 한글로 완벽하게 번역돼 국내외 금딸카페 회원들에게 최우수수기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금딸카페의 운영자는 이 일본인의 수기를 일명 ‘금딸 바이블’로 명명, 모든 회원들의 모범수기로 선정하기도 했다. 다음은 금딸 바이블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재작년 1개월부터 섹스 이외에 자위행위는 일절 없었습니다. 60일째부터 180일까지는 몽정도 하지 않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럼 간단하게 제 수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10일에는 1주일간의 자위절제로 인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숱의 음모가 빠집니다. 아침에 잠을 깰 시 상쾌하게 깹니다. 자위를 매일 하던 당시 아침에 일어나는 게 괴로웠습니다만 지금은 행복합니다. 여드름, 습진, 지성피부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전과 비교해 여드름도 많이 들어가고 피부결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10∼20일에는 꿈에서 이성을 자주 봅니다. 음란한 꿈을 많이 꿨습니다. 갑작스런 금욕생활로 인해 성욕이 들끓어 리셋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30일에는 성격이 한층 더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 이성친구도 많이 생겼습니다. 항상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성욕은 끓지만 자위절제는 전보다 더 쉬울 수 있습니다. ▲30∼50일 즈음이 되면 슈퍼초사이어인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흥분절제가 잘 안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며 수면시간이 짧아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습니다. 긍정적 성격으로 변화하면서 모든 일이 제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칙칙했던 얼굴도 좋아집니다. ▲50∼70일째에는 몽정이 거의 없습니다. 식사의 양도 줄어 몸도 날씬해지고 낯빛도 좋아졌습니다. 살찐 사람은 몸무게가 감소되고 야윈 사람은 평균몸매를 가질 수 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중략) ▲100∼120일에는 성욕에 지배되는 일은 거의 사라집니다. 야동이나 야사, 노출이 심한 여성을 봐도 흥분하지 않고 욕망에 끌려 다니는 일도 없어집니다. 물론 음란한 꿈을 꾸는 일도 비교적 적습니다.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여성을 고르는 분별력도 생깁니다. 인기도 덤으로 생깁니다.(중략) ▲230∼300일에는 목표의식이 뚜렷해지고 결단력도 빨라집니다. 음란물을 접하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여성 앞에서 움츠러드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여성에 대한 성욕과 관심이 줄어 되레 여성들로부터 구애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건강한 성생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신빙성 두고
찬반 엇갈려

해당 일본인은 자위횟수가 빈번했을 무렵 뚱뚱하고 칙칙한 피부에 지독한 체취를 소유했다고 한다. 또한 불규칙적인 식생활과 수면으로 눈 밑은 다크써클로 가득했고, 매사 자신감이 없어 초조해했다고 덧붙이며 자연스럽게 이성 친구 한 명 제대로 만난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금딸을 1년에 걸쳐 실천한 후 과거의 삶과는 달리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수많은 네티즌들과 카페회원들은 “말도 안 된다”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다”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찬반양론으로 엇갈렸다.


카페회원 sala***는 “329일까지 금딸을 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위 내용 거의 다 사실이다. 슈퍼초사이어인 효과는 나 역시 경험했다. 금딸을 하니 하루에 3∼4시간만 자고 일어나도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 없었다. 더 좋은 효과를 맛보려면 금야동(야동금지)도 병행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회원 mald***는 “언제 봐도 감동이다. 이 자료는 모든 금딸회원들이 공유하고 프린트해서 지니고 다녀야 마땅하다. 나도 한 200일 정도 금딸실천 중인데 일본인이 쓴 내용과 거의 흡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며 모범수기에 대한 신빙성을 높였다.

야동·야설·야사 등 음란물 올려 테스트 
수험생들 수능 스트레스 풀려고 들락날락

반면 네티즌 raut***는 “금딸이 무슨 만병통치약인가? 만화에서 거론되는 슈퍼초사이어인은 왜 갑자기 나오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헛소리를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라며 반박했다.

아이디 cundu***도 “저 말이 다 사실인지 믿을 수 없다. 피부가 좋아지거나 덜 피로하다는 것은 믿음이 가는데, 뚱뚱하고 냄새나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인기남이 됐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반대의견에 힘을 실었다. 

무분별한 금딸
부작용 불러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며 금딸운동을 퍼뜨리고 있는 네티즌들도 있는 반면 금딸을 실천하다 되레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사람들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다. 모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회원은 본인이 실제로 겪은 금딸의 부작용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원은 갑작스런 금딸로 인해 20살도 채 되지 않아 만성전립선염에 걸렸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는 “치료하느라 1년 넘게 병원 다녔다. 소변 볼 때도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고, 의사가 항문에 손가락 넣어서 전립선 건드린 후에 인위적으로 정액 배출하는데 기분도 더럽다”며 “성장호르몬 분비될 때 특히 억지로 욕구 참으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다. 성장기 땐 욕구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위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자위행위의 해악에 관련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실제로 과도한 자위행위로 인해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도 언론에 몇 차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약 2년 전 브라질에 사는 16세 소년이 42번에 걸쳐 자위행위를 하다 손에 3도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남자고교생은 수십 차례에 달하는 자위행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위행위가 위험한 것이냐'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남성에게 과도한 자위행위는 조루증 유발 및 사망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반면 무조건적인 성욕억압은 만성전립선염 같은 질병과 심하면 성기능 장애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성욕에 대한 극단적인 처세보다 올바른 성의식과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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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