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재벌 2·3세 연말인사 키포인트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30 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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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키우기' 일단후퇴? 정면돌파?

[일요시사=경제1팀] 연말 오너 2·3세 인사를 놓고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경제민주화 압박에 연말 대선까지 겹치면서 주요 그룹의 오너 2·3세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쉽지 않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은 일단 자세를 낮춘 모양새다.

 

매년 있는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오너 2·3세들의 승진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전무에 오른 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자리에 오른 지는 2년. 승진 시기는 어느 정도 채워졌다.

삼성 사장단 인사
이재용 사장에 초점

대외 활동도 꾸준했다. 이 사장은 올해 삼성그룹을 대표해 중국의 왕치산 부총리와 리커창 부총리를 면담했다. 이와 함께 도요타와 BMW, 폭스바겐 등의 CEO를 두루 만났다.

사실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처음 점쳐졌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승진은 없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올해 승진 가능성이 보이는 이유다. 승진을 하지 않더라도 공동 대표 자리에 오르거나 핵심 요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제일모직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 승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의 올해 주가는 13.59% 올라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제일모직의 올해 주가 변동률은 마이너스 15%다.

지난 2010년 말 인사에서 한 번에 두 직급이 올랐던 이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승진 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승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 뛰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요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저돌적 체제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임기 3년을 채움에 따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경쟁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1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08년 각각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데 반해 현재 신세계만 전문경영인이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 오너 2·3세 승진 여부 관심
SK·한화 회장 재판에 인사 불투명 

정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로 입사한 뒤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에 오른 뒤 2009년부터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2010년 승진 이후 인사 소식이 없는 한진그룹 3세들의 승진도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전무는 승진 1순위다. 2010년 대한항공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지난 2004년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입사한 뒤 2006년 자재부를 거쳐 2008년 8월부터 그룹의 주력사업인 여객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0년 초 전무로 승진했다.

조 전무는 그간 공식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그의 존재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왔다. 2009년 파리 에어쇼 행사장에서는 조 회장 대신 대규모 구매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기도 하고 2010년 대대적으로 개최했던 기업설명회 때는 총괄책임자로서 배석했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정기임원 승진 인사에서 조 전무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을 정도였다. 올해 승진이 유력시 되는 이유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도 대한항공을 명품항공사의 반열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서 좋은 결과를 예상케 한다. 조현아 전무는 지난 10월 한식 기내식 시식회에 참석해 기내식 메뉴 선정과 서비스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는 모습으로 명품항공사를 지향하는 조 회장의 비전에 부응했다.

진에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막내 딸 조현민 상무의 승진도 예상된다. 특히 조 상무는 광고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직접 총괄하는 것은 물론 경영 관련 포럼과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서 3세 경영인의 보폭을 가장 빨리 넓혀가고 있다.

내년 구자열 회장이 사촌형인 구자홍 현 회장의 뒤를 이어 LS그룹 회장직을 수행키로 한 가운데 LS그룹은 12월 중순께 대대적인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LS전선 회장직. 지난 10년간 LS는 3형제 중 첫째 집안(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그룹 전체를, 두 번째 집안(고 구평회 E1명예회장)이 핵심계열사인 전선을 맡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식품업계 공주 3인방
경영 수업 중

LS그룹이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에 돌아간 만큼 그룹 주력사인 LS전선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LS산전 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의 인사도 관심거리다. 효성그룹은 현재 조 회장과 아들들이 각각 주력사업인 무역·섬유, 중공업, 산업자재 부문장을 나눠 맡고 있다. 효성의 지분은 조 사장 7.26%, 조현문 부사장 7.18%, 조현상 부사장 7.90% 등으로 형제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

조현상 부사장은 올 초 세 형제 중 유일하게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승진 가능성은 낮지만 조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은 2007년 1월 승진 후 인사가 없어 유력한 승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CJ에듀케이션즈에서 대리로 근무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경후씨도 CJ그룹의 경영승계에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CJ 지분 0.13%와 CJ E&M 지분 0.28%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경후씨는 현재 CJ에듀케이션즈에서 교육콘텐츠와 관련한 신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급 약진 예상…매일유업·교원 승계 속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회장 승진 초미 관심사 

지난 1월 정기인사를 한 SK그룹의 경우 이번에는 인사를 늦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이 대선 전후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승연 회장이 옥중에 있어 인사가 올스톱 된 상황이다.

중견그룹 오너 2·3세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장녀 현정담 상무가 올 12월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동일 학교 대학원 MBA를 마친 현 상무는 지난 2006년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9년 1월 임원(상무보)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남동생인 현승담 동양시멘트 상무보와 함께 그룹 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 ㈜동양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현 상무는 하반기 조직개편 과정에서 동양매직 마케팅실장에서 마케팅전략본부장으로 중용된 후 경영실적 개선 성과를 일궈냈다.

장기불황·대선·총수재판 핵심 변수

지난 10월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한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차녀 상민씨도 승진이 예고되고 있다. 임 부본부장은 대상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8.36%를 소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연말 인사에서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직함을 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녀 경선씨는 그룹 계열사에 정식으로 입사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씨는 지난 1월 오리온이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마켓오'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을 때 직접 현장에 나타나 경영진의 발표 내용을 면밀히 체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는 경영컨설팅 회사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 경선씨는 오리온 지분을 0.53% 갖고 있다.

대리들의 약진도 예상된다.

학습지 '빨간펜'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은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외아들 장동하 그룹 전략기획본부 신규사업팀 대리는 올 초 그룹에 입사해 신규사업 발군과 비전 수립 등 핵심 업무를 맡아왔다. 또한 ㈜교원, 교원구몬, 교원L&C 등 계열사 업무에도 적극 관여해왔다.

동양그룹 회장 장녀
떠오른 유력 후계자

교원그룹은 올해 4월경 장 대리를 교원·교원구몬·교원L&C 등의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장 대리가 주주로 교원에 참여하게 됐고 2세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딸인 김윤지 대리는 김 회장의 막내 동생인 김정민씨가 대표로 있는 제로투세븐에서 마케팅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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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