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들 눈 번쩍 뜨일 희소식 대공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19 16: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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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골라 잡는 '중입자 가속기' 들여온다

[일요시사=경제1팀] 34%, 약 3명 중 1명.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다. 현재 한국의 전체 암환자는 약 70만명. 암 환자 100만명 시대도 멀지 않았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암은 단연 1위다. 암과의 전쟁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은 많은 의료비와 오랜 치료기간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커다란 심리적·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 그런데 이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 국내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다.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重粒子) 가속기'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유니드파트너스(대표 조규면)는 지난 13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덴마크 왕립연구소 산하기업인 단퓌직(Danfysik)사와 독일 지멘스(SIEMENS) 등으로 구성된 유럽 컨소시엄의 대표인 단퓌직과 관련시설 도입에 관한 본계약(MOA)을 체결했다.

최첨단기술 결집체

이에 따라 이르면 2015년 초에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제주도 중 한 곳에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암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유니드파트너스는 병의원의 가치와 구성원들의 역량을 한층 높이기 위해 500명 이상의 의사 주주로 구성된 병의원 전문 경영지원회사(MSO)다.

유니드파트너스는 가속기 설비, 암 진단 장비 등 장비대금에 약 2500억원과 설비 및 기술전수 등에 약 1500억원 등 총사업비 3500억여원을 들여 국내 유수의 학계, 연구소, 의료기관과 연계에 중입자 치료기 암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치료센터 주변에 호텔 등 부대사업 비용까지 생각하면 75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입자 가속기는 양성자를 포함한 중이온(헬륨·탄소·질소·우라늄 등)을 전자기 힘으로 빛의 속도(초당 30만km) 가까이 가속하는 장치로, 핵물리·전자·생명과학과 접목되며 새로운 첨단 융합기술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용, 분석용, 연구용 및 산업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나노입자 생산 가공, 단백질 구조분석, 암 치료 등 첨단기술 연구와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중입자 가속기를 암 치료에 이용할 경우의 장점은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최소화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X선, 감마선 등은 암이 있는 깊이까지 가는 동안 방사선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치료 효과가 낮고 또 암 조직 주변의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양성자와 중입자는 조사 직후에는 체내 에너지 흡수가 적고 암 조직에 도달할 무렵 절정에 달했다가 그 후 다시 낮아지는 물리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정상세포의 손상을 줄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세포만을 정밀 타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특히 중입자는 암세포로 발전 가능이 있는 저산소 세포까지 궤멸시키고 여러 종류의 암 중 생존율이 낮은 간암, 두경부암, 육종, 폐암 등에 치료 효과가 높다.

여기에 회당 치료 시간은 2∼5분에 불과해 기존 방사선 치료의 40∼60분, 양성자 치료의 30분에 비해 현저히 짧고, 치료 횟수도 기존 방사선 치료가 28∼33회, 양성자 치료가 28∼30회인데 비해 2∼6회로 적다. 치료 기간도 1∼2주 정도로서 빠른 시간 안에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화학요법이나 외과수술이 힘든 암환자들이 비교적 무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유니드파트너스-단퓌직 암센터 건립 계약 체결
의료관광객 유치·일자리 창출 등 시너지 예상

현재 양성자 암 치료기는 국립암센터에서 가동 중이지만 중입자 치료기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고 독일과 일본에서 시술 중이다.


유니드파트너스는 현재 독일 항구도시 킬(Kiel)에 건설 된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NRock)의 장비를 이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종양센터는 덴마크 단퓌직이 중입자 치료기를, 독일 지멘스가 치료와 진단기술을 공급해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MAO체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규면 대표는 "중입자 치료기 암센터는 지난 2009년 세계 처음으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에 건립돼 매년 1000명 이상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으며 탁월한 치료효과가 인정됐다"며 "이번에 들여오는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 장비는 하이델베르크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장비로 현시점에서는 가장 우수한 최첨단 장비(2008년 PTCOG(세계입자방사선치료학회) 인정)"라고 설명했다.

중입자 치료기 암센터가 완공되면 고통 받고 있는 국내 암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불러 모아 각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독일에 설치된 최초의 중입자 치료기 1대에는 첫해부터 예약환자가 밀렸고, 미국에도 많은 암환자가 예약 순서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중입자 치료기가 한국에 들어올 경우 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는 약 8만명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다녀갔다. 관련업계에서는 중입자 암센터가 개원할 경우 한해 의료 관광객이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세수 증가와 함께 1만개 이상의 일자리도 함께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입자 치료기는 신약개발 등의 연구개발부문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 제약회사의 연구시설과 생산 시설유치 등 관련 사업의 연계 발전 등 부가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암세포만 타격

치료비는 대략 3000만∼5000만원선. 보통 암 환자 한 사람의 치료 및 사망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1억∼2억원을 넘어서면서도 완치를 확신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오히려 높다는 주장도 있다.

조 대표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거의 무상에 가까운 치료를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중입자 치료기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암 때문에 고통 받는 어린 생명들과 그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중입자 치료기가 정상 가동을 시작하면 의료보험 혜택과 접목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용어설명]

▲양성자-원자핵을 구성하는 소립자 중 하나. 중성자와 함께 각종 원자핵을 구성.


▲중성자-원자핵에서 발견되는 중성의 미립자. 수소를 제외한 모든 원자의 핵 속에 존재.

▲중입자-원자핵을 구성하는 소립자 중 하나.

▲가속기-전자·양성자·이온 등 전하를 가지고 있는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가속시켜 큰 운동에너지를 발생키기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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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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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