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커넥션' 관전포인트 넷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19 14: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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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열린 판도라 상자서 거물급 '우르르'

[일요시사=경제1팀] 멘붕이다. '비리백화점'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다. 조희팔 사태에 검·경은 '이중수사'논란에 휩싸였고 검찰 간부 금품수수 의혹 때문에 사명이 거론된 기업들은 벌벌 떨고 있다. 정치권은 혹시라도 튈지 모르는 '불똥'을 피해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조희팔 커넥션의 관전포인트 4가지를 하나하나 짚어봤다.

조희팔 사태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는 지난 8일. 현직 부장검사가 조씨의 측근과 대기업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부터다.

조씨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조5000억원대의 다단계 사기범인 조씨 일당의 은닉 자금을 찾는 과정에서 조씨의 핵심 측근이자 자금 관리책인 강모씨가 이 검사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보이는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한 거래내역을 찾아냈으며, 역시 이 계좌로 유진그룹 측에서도 6억원대 자금이 흘러들어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가로채기'
독자 수사 강행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는 조씨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김광준 검사. 경찰 관계자는 "김 검사가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을 찾는 CCTV 자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찰이 김 검사 외에도 현직 검사 2∼3명이 더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에 이은 또 다른 '○○○ 검사'로 비화할 조짐이다.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검찰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임검사 카드를 꺼낸 것. 검찰은 지난 9일 김수창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독자적인 수사권을 가진 특임검사로 임명해 바로 수사팀을 편성하고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임검사는 지정된 사건에 대한 수사, 공소제기, 유지 등 직무와 권한이 있고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서는 정식 수사절차가 아닌 내사단계에 있으므로 특임검사가 수사를 해도 충돌하지 않는다"며 "향후 경찰에서 규정에 따라 정식으로 수사개시 보고를 하고 수사에 착수할 경우에는 통상 절차에 따라 관할인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지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수사를 검찰이 특임검사 카드를 꺼내들어 방해한다는 것이다.

경·검 이중수사 논란 "치열한 기싸움 전개"
유진 오너일가 수사선상…연루 기업들 초긴장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를 개시했다는 사실을 검찰에 통보했는데 검찰이 우리가 내사단계라고 하며 자신들이 수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며 "형사소송법상에 보장된 경찰의 수사 개시·진행권을 방해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검찰은 차장급 특임검사 1명, 부장급 검사 1명, 검사 8명, 수사관 15명으로 수사팀을 편성해 하루 만에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0일 김 특임검사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서부지검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도 최정예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13명을 투입, 휴일도 반납하고 수사를 계속했다. 특히 특임검사가 출근한 날인 10일 김 검사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김 검사의 것으로 보이는 차명계좌에 석연찮은 뭉칫돈을 보낸 5∼6명의 인사에게도 출석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수사 의지와 함께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김기용 경찰청장도 경찰의 독자수사 방침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청장은 지난 11일 "법과 원칙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우리가 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2개 기관이 따로 수사를 하는 것은 인권 등의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며 "검찰이 송치지휘를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인지 법적인 검토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김 특임검사는 김 검사의 자택과 사무실, 유진그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특임검사팀은 지난 13일 오후 2시50분께 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12시간25분여만인 14일 오전 3시15분께 귀가조치했다. 특임검사팀은 약 6시간 뒤인 오전 9시50분께 김 검사를 재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16시간30분만인 15일 오전 2시26분께 귀가조치했다.

경찰은 14일 김 검사의 실명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김 검사 명의의 은행계좌 1개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신청했다.

유진그룹 오너형제
피의자 신분 조사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를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특임검사의 수사 착수 이후 경찰이 수사 개시 보고를 했기에 그간의 경찰 수사는 내사에 불과하므로 이중 수사 상황은 검찰 책임이 아니라는 게 검찰 입장이다. 이에 반해 경찰은 해당 검사의 차명계좌 소유주를 입건한 지난 2일 수사는 이미 착수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물론 특임검사가 결국 수사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검찰이 검사를 수사하고 경찰의 수사를 빼앗는 모양새는 '제식구 감싸기'와 '수사 가로채기'라는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검찰이 송치지휘권을 발동해 '교통정리'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음에도 적극적인 지휘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다.

경찰은 경찰대로 검찰의 송치지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이중수사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검·경 이중수사 논란의 불씨를 지핀 김 검사는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걸까.


김 검사는 조씨의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 외에도 동료 검사 3명과 함께 유진그룹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도 사고 있다. 그는 2008년과 지난해 유진그룹의 주식을 매매해 2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검사가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근무시절 맡았던 KT와 KTF(2009년 KT와 합병)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할 당시 KT 임원 등과 해외여행에 다녀온 정황도 포착됐다. 그 당시 KT는 사장이 구속 될 정도로 검찰 수사가 한창이었다.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 검사는 2010년 대구지검 근무 당시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개인 간의 고소 사건에 개입해 부당한 압력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알고 지내던 김모씨가 공갈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뒤 김씨를 무혐의 처리한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고소인·피고소인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를 받던 이 사건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으로 최종 관할지가 변경됐다.

검·경 이중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김 검사 만이 아니다. 유진그룹 또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하이마트를 매각하고 전남 광양의 슬래그시멘트공장을 매각키로 결정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나선 유진그룹은 이번 사태로 '적신호'가 켜졌다.


특임검사팀은 지난 11일 유진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한데 이어 하루 뒤인 12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그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유 회장 형제를 상대로 김 검사와의 관계, 금품 전달 경위와 규모,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유진기업이 100% 출자한 EM미디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 2008년 5월 김 검사에게 6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도 경찰대로 김 검사가 유진그룹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2008년 즈음에 김 검사나 소속 검찰청이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해 내사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사실조회 및 자료요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유 회장 본인이 하이마트 이면계약 의혹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이미지에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그룹 측은 자금이 김 검사에게 건네진 것은 맞지만 그룹 차원이 아닌 개인 사이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 대표가 평소 알고 지내던 김 검사가 전세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빌려준 돈"이라며 "개인적인 돈 거래"라고 일축했다.

TK출신 실세
'좌불안석'

KT도 비상이다. 김 검사는 2008년 말 KT 계열사인 KTF 임원과 마카오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경비 수백만원은 동행한 KTF 임원이 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는 KT·KTF 납품 및 인사청탁 등과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김 검사는 특수 3부장이었다.

경찰은 김 검사가 특수 2부에서 진행하는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KTF측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관련 자료를 검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해외여행에 든 돈은 수백만원 정도지만 수사 편의제공과 관련된 대가성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혹시 모르는 '불똥'을 피해 잔뜩 웅크리고 있다. 이른바 '조희팔 리스트'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리스트에는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물론 중앙부처 공무원, 정권 실세 등 정관계 인사 수십명이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 모임인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지자체 및 중앙부처 공무원 등과 함께 고위직 인사들도 여럿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씨는 사업 초기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기극을 벌여왔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팔 사건 진원지인 TK(대구·경북) 지역 출신 권력 실세들은 조씨의 비호세력으로 자주 거론된다. 특히 현 정권 실세로 통한 A씨가 조씨와 가까운 사이였고 조씨가 수사망을 뚫고 밀항에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도 A씨의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을 잡은 검찰이 조심스럽게 수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조씨의 신변을 확보할 경우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조희팔 리스트'에 전전긍긍 
중국서 진짜 죽었나?…사망 조작 의혹

그럼 죽었다던 조씨는 살아 있는 걸까. '죽어야 사는 남자' 조씨가 정말 살아 있다면 그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조작한 희대의 사기꾼이 된다.

경찰은 지난 5월 조씨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조씨의 사망확인증과 화장증서, 장례식 영상을 근거로 조씨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게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를 봤다는 사람이 나오고 검찰이 그의 소재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망 조작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2월18일 중국의 한 고급호텔 근처 식당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 지인들과 함게 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다. 오후 8시부터 2시간 가량 음주를 하다 호텔방에 온 뒤 갑자기 급체 증상을 보이며 쓰러진 조씨는 중국 청도 위해시의 해방군 제404병원 남방의과대학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을 거뒀다.

조씨의 응급진료기록부와 사망진단서에는 조씨가 구급차 안에서 사망선고를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조씨의 유족들은 중국 옌타이의 한 장의장에서 조씨를 화장한 뒤 사망 5일 뒤인 12월23일 유골을 국내로 들여와 국내의 한 공원묘지에 안치했다.

경찰은 지난 5월8일 조씨의 유족과 내연녀 정모씨 등이 지난해 12월 발급 사유가 '부친 사망'으로 기재되어 있는 긴급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5월12일 정씨의 집과 조씨의 자금관리인 중 1명인 유모씨의 집 등 5곳을 압수수색해 조씨 응급진료기록증, 사망증명서,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조씨의 사망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조씨의 사망은 문서상의 기록일 뿐이다. 조씨라는 확증은 없다. 일반인이 화재로 사망한 사건도 유전자 감식을 거쳐 본인임이 확인되지 않으면 섣불리 사망을 확정해 발표하지 않는다. 문제는 조씨의 유전자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씨는 중국에서 한줌의 재가 됐고 화장을 한 유골은 유전자가 변형돼 본인 확인이 어렵다.

문서상 사망
정황상 생존

이와 맥락을 같이해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은 '사망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조씨 측근들은 "조씨가 살아있다"는 증언을 쏟아내고 있고, 피해자 단체는 "올해 들어서도 조희팔의 목격담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바실련 측은 ▲조씨가 심근경색을 일으켰을 때 호텔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은 점 ▲조씨의 장례식과 화장을 병원에서 109km 떨어진 곳에서 치렀다는 점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장례식 동영상을 촬영한 점 ▲조씨가 중국에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 채 살았던 점 등을 들며 사망 위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조희팔 사건 총정리>

사기부터 사망까지 의혹투성이
 
희대의 사기극은 2004년 10월 대구에 본사를 둔 BMC라는 의료 기구 임대사업에서 비롯됐다. 이 업체의 회장인 조희팔씨가 투자자로부터 돈을 끌어 모아 골반교정기, 안마기, 가요반주기 등을 사고 이를 빌려준 뒤 수익금을 돌려준다는 것이 골자였다.

조씨는 "안마기 등 건강용품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연 48%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선전하면서 투자자 5만명을 모았고 경남·서울·인천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들은 '리브' '리젠' 등 업체 이름을 수차례 바꿔가며 당국의 감시를 피했고 새로운 회원이 가입하면 그 돈을 융통해 기존 회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수익금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는 수법이었다.

그러던 중 사기행각이 드러나자 경찰이 기소하기 직전인 지난 2008년 중국으로 밀항했다. 중국에서는 가명을 쓰고 조선족으로 신분을 위장한 뒤 중국 옌타이 인근에 숨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지난 5월 조씨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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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