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입학생 30만명 붕괴 현주소

줄어드는 아이 죽어가는 학교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올해로 초등학교 입학생이 30만명 아래로 추락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전국 곳곳에서 폐교만 더 늘어날 모양새다. 안 그래도 폐교 활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 갈수록 태산인 형국이다.

‘초등생 59만8000명, 27년만에 절반으로’. 지난 2010년에 보도됐던 기사 제목이다. 불과 16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초등학생 입학생 수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약 두 배 가까이 가속화된 것이다.

절체절명
폐교 위기

교육부가 공개한 ‘2025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2026~2031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29만8178명으로 추산됐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3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당초 2027년에야 3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민등록 인구와 취학률 등 변수를 반영해 감소 시점을 1년 앞당겼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장기간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감소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1999년 71만3500명에서 2000년 69만9032명으로 줄어들며 처음으로 70만명 선이 붕괴됐다.

이후 2008년 53만4816명에서 2009년 46만8233명으로 급감한 뒤 한동안 40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감소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2023년 40만1752명에서 2024년 35만3713명, 지난해 32만4040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20만명대까지 내려왔다. 2023년과 올해 추산치를 비교하면 불과 3년 사이 10만명 이상 감소한 수치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생 수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추계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2027년 27만7674명, 2028년 26만2309명, 2029년 24만7591명, 2030년 23만2268명, 2031년에는 22만481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초등학생 전체 수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초등학생 수는 221만7429명으로 추계됐으며, 2028년에는 20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다. 2031년에는 152만8362명까지 감소해 올해보다 약 31%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줄줄이 폐교…올해 더 가속화
오는 3월에도 32곳 중지 예정

학령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문을 닫은 학교 수는 이미 4000곳을 넘어섰다. ‘폐교 재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폐교된 학교는 총 4008곳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3674곳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중학교 264곳, 고등학교 70곳 순이다. 폐교는 대부분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폐교는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폐교된 학교는 158곳이며, 향후 5년 동안에도 107곳이 추가로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6곳으로 가장 많은 폐교 예정 학교를 기록했고, 전남 15곳, 경기 12곳, 충남 11곳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외곽과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학생 수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폐교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부산에서는 올해만 초등학교 3곳이 폐교됐다. 괘법초등학교와 봉삼초, 신선초는 올해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괘법초의 경우 개교 당시 1200명이 넘던 전교생이 올해 52명까지 줄어든 끝에 폐교가 결정됐다. 마지막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8명에 불과했다. 남은 재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전학 갔다.

경북 지역에서는 폐교 규모가 더욱 크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1일자로 유치원 18곳, 초등학교 13곳, 중학교 5곳 등 모두 36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분교를 포함해 다수 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 학교가 수십곳에 이른다.

경기도는 올해 3월 포천 삼정초등학교, 여주 이포초 하호분교장, 화성 장안초 석포분교장, 가평 목동초 명지분교장 등 4곳이 폐교됐다.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로 학교 신설도 병행하고 있지만, 학생 수 감소 지역에서는 폐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강원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춘천 남산초 서천분교장과 정선 예미초 운치분교장이 문을 닫았다. 강원도에서는 1980년대 이후 폐교가 누적되며 지금까지 450곳이 넘는 학교가 사라졌다. 특히 정선과 인제, 홍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폐교된 분교들이 여전히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대책 없는…
산 넘어 산
 

대도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구에서는 월곡초등학교가 졸업식과 동시에 폐교식을 치렀고,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는 1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청솔중학교가 지난해 문을 닫았다. 경기 수원에서는 창용중학교가 2028년 폐교를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도 일부 초등학교는 한 학년 입학생 수가 10명 안팎에 그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폐교 이후 학교 활용 여부다. 폐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문을 닫은 학교가 모두 새로운 용도를 찾은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상당수 폐교는 매각이나 대부, 자체 활용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교된 4008곳 가운데 376곳은 현재 활용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66곳은 10년 이상 미활용 상태며, 82곳은 30년 넘게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지역은 지난해 기준 도내 폐교 489곳 가운데 48곳이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이 중 11곳은 30년 이상 방치된 상태다. 정선 봉양초 덕산분교장(1990년 폐교), 정선 여량초 자개분교장(1991년), 인제초 군량분교장(1993년), 홍천 화계초 화양분교장(1994년) 등은 폐교 이후 수십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다.

경기 지역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교육청이 관리 중인 폐교 103곳 가운데 실제로 활용 중인 곳은 72곳에 그쳤다. 15곳은 활용을 추진 중이며, 5곳은 미활용 상태로 남아 있다.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인 학교도 11곳에 달한다. 지난해 폐교된 학교 8곳 가운데 절반 역시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도심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대구 중구에 위치한 옛 경신정보과학고등학교는 2018년 폐교된 이후 8년 넘게 사실상 방치돼있다. 해당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등재돼있지 않아 지자체 차원의 공공시설 활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활용은
제자리
 

현재 일부 부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학교 건물 자체는 닫힌 채 남아 있다. 경남에도 교육청이 보유한 폐교 가운데 활용되지 못한 학교가 많다. 경남 지역 누적 폐교 587곳 중 218곳은 교육청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곳은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봉림중학교와 진해여자중학교 등 도심 폐교 부지를 두고도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토록 폐교 활용이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이는 행정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상 폐교 재산은 교육·문화·복지 등 공익 목적 중심으로 활용이 제한된다. 폐교 직전까지 학교가 운영되는 경우 사전 활용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폐교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유휴 상태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폐교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되는 학교가 적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다. 교육시설과 기록관, 체험 공간, 주거시설 등 활용 형태도 다양하다. 서울에서는 폐교된 중학교 부지를 교육시설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공진중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20년 폐교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부지를 생태환경 교육관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연면적 6783㎡,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는 교육관에는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에너지 등을 주제로 한 생태환경 교육 프로그램 약 40개가 운영될 예정이다.

“용도 제한으로 활용 어려워”
4008곳 가운데 376곳 그대로

충남 예산에서는 폐교를 기록 보존 공간으로 재활용했다. 예산군 대흥면에 위치한 옛 대률초등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기록원’으로 탈바꿈했다. 이 시설은 전국 최초로 교육 분야 기록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록원으로, 교육청과 학교, 교육지원청 등에 분산돼있던 교육 기록물을 집중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록원에는 약 53만권 분량의 교육 기록물이 이관될 예정이며, 보존 서고와 디지털 콘텐츠 연구 공간, 구술 채록 공간 등을 갖췄다.

강원 삼척에서는 폐교를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척시는 옛 도계초 소달분교장을 리모델링해 ‘소달 배움터’를 조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의 거점 공간으로, 감각활동실과 발달놀이실, 베이킹실, 영어 체험 공간, 도서실 등을 갖췄다.

향후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춘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서는 관광·체험 시설로의 전환도 추진되고 있다. 삼척 노곡면에 위치한 옛 노곡분교는 리조트형 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 82억원을 투입해 게스트하우스와 펜션, 캠핑 사이트, 운동장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폐교 부지를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다.

주거 공간으로 활용한 곳도 있다. 제주에서는 폐교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됐다. 기존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주거시설과 함께 교육시설,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폐교를 지역 정주 공간으로 활용하는 첫 사례다.

이 밖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노인 여가시설, 체험학습장, 방과후 거점센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갤러리나 문화 공간, 주민 편의시설로 전환된 사례도 전국 곳곳에서 확인된다.

다만 이 같은 활용 사례가 있지만 적극적인 활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활용 속도는 더딘 반면에 폐교가 늘어나는 속도는 올해부터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감소 추세

교육부의 ‘2026년 시도별 공·사립 초중고 폐교 예정 현황’에 따르면 오는 3월에도 전국 32개 학교가 추가로 문을 닫는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26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이다. 지역별로는 전북, 경남, 전남, 부산, 대구, 경기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폐교가 예정돼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폐교가 늘어나는 만큼 활용 범위가 유연하게 적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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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