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MC몽 스캔들’ 차가원 누구?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6.01.05 12:04:44
  • 호수 15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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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에 오른 엔터의 여왕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부동산 업계의 ‘미다스 손’에서 K-팝의 거물급 인사로.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행보를 보였던 차가원 회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건설·부동산 투자의 성공신화를 등에 업고 2023년 엔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차 회장은 단숨에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차가원 회장의 야심은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과 손을 잡으며 정점에 달했다. 거대 기획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신화와 엔터 권력의 정점에서 그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들을 <일요시사>가 톺아봤다.

메신저 대화
사실? 조작?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온라인 매체 <더팩트>는 차 회장과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매체는 이 두 사람이 단순한 동업 관계를 넘어 깊은 사적관계로 얽혀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들을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수백회에 걸쳐 개인 계좌를 통해 MC몽에게 총 120억여 원을 송금했다. 공개된 계좌이체 내역은 3000만원에서 시작해 10억원 단위의 거액으로 확대됐으며, 이는 회사 운영자금이 아닌 개인 간의 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매체는 차 회장이 MC몽을 상대로 최근 120억원대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해 지급명령을 확정받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더팩트>가 입수해 발췌한 두 사람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4~5월경 감정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차 대표가 “난 2년 반 내내 너에게 버려져 있었다”고 토로하거나, 임신을 위해 배란 주사를 맞으며 노력했다는 취지의 대화가 포함돼있었다.

해당 매체는 차 대표가 유부녀라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고 명시했다.

<더팩트>는 현금 외에도 수억원대의 SUV와 스포츠카 등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고가의 시계 등 약 100억원 이상의 선물이 MC몽에게 전달됐다는 측근의 증언을 인용했다. 또 MC몽이 지고 있던 100억원대의 개인 채무를 차 대표가 대신 갚아준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도해 자금 출처와 비정상적인 돈의 흐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5월 결별설과 함께 법적 절차로 이어진 상태다. <더팩트>는 두 사람이 격렬한 다툼과 화해를 반복해 왔으며, 이번 대여금 반환청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MC몽은 지난달 25일 새벽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차 회장과는 120억원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이행해야 할 채무 관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보도에 인용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 “친인척의 경영권 찬탈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방어 차원에서 만들었던 가짜 문자들을 제3자가 짜깁기해 제보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조작된 증거에 의한 보도임을 강조했다.

그는 차 회장과 “맹세코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주장하며 가족과 다름없는 신뢰 관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부녀인데 “부적절 관계” 보도
불륜설에 재무 위기설까지 휩싸여

MC몽은 또 “120억원은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해야 할 정상적인 관계”라고 명시했다. 즉 결별에 따른 위자료나 대여금 반환 소송이 아니라,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갚아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차 회장은 이번 논란의 배후로 산하 레이블 ‘빅플래닛메이드엔터(BPM)’의 경영권을 노린 친인척 A씨를 지목했다. A씨가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유포하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것이 차 회장 측의 주장이다. A씨가 MC몽에게 주식 매도를 강요하며 압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작된 대화 내용이 언론에 전달됐다는 취지다.

차 회장 측은 “모든 사실관계는 법적 절차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조정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차 회장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은 최초 보도 매체인 <더팩트>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장 측은 보도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당사자 확인 절차 없이 실명을 거론하며 자극적인 내용을 배포해 사생활의 평온을 파괴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해당 보도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K-팝 기획사의 정상적인 운영 여부와 소속 아티스트들의 향후 행보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다만 이 모든 내용은 <더팩트>의 단독 보도와 그들이 확보한 자료를 근거한 것으로, 향후 당사자들의 추가 해명이나 법적 공방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남성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의 주학년이 일본의 유명 성인용 비디오(AV) 배우 출신 아스카 키라라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파문이 일었다.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국내외 법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더보이즈 소속사 원헌드레드의 수장인 차 회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5월로, 주학년이 일본 도쿄의 한 프라이빗 술집에서 아스카 키라라와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후 차 회장이 아티스트 관리에 실패했다는 논란이 거세지자 소속사 측은 즉각적인 결단을 내렸다. 차 회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상황으로 팬과 대중에게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주학년의 팀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알렸다.

연예계 거물
사생활 논란

초기에는 주학년과 해당 배우의 단순한 사적 친분설에 무게가 실렸으나, 이후 주학년이 상대에게 금전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보도되면서 사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현행법상 해외 성매매 역시 처벌 대상인 만큼, 단순히 사생활 문제를 넘어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원헌드레드가 주학년의 사생활 논란 속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도중 성매매 정황을 파악했고, 성매매를 부인하던 주학년은 증거 제시에 뒤늦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법상 성매매를 한 사람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해외 성매매도 물론 처벌 대상이다.


차 회장은 “아티스트의 사생활과 태도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내부 시스템의 맹점을 인정했다. 이어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관리 체계를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주학년은 지난해 6월18일 그룹 더보이즈를 탈퇴함과 동시에 소속사와의 계약도 해지됐지만, 팬들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덤 내에서는 “글로벌 활동을 하는 아이돌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감을 망각했다”는 비판을 낳았다.

주학년은 지난 2017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독보적인 비주얼과 스타성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종 19위로 아쉽게 탈락했으나, 같은 해 그룹 ‘더보이즈’로 화려하게 정식 데뷔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사실 차 회장의 본거지는 부동산 업계였다. 그는 2010년 피아크 그룹을 설립해 부동산 개발과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고액 자산가 대상의 하이엔드 주택 ‘라누보 한남’을 건설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랬던 그가 엔터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건 지난 2023년 초였다.

그가 보이그룹 ‘EXO(이하 엑소)’ 멤버 백현의 개인 회사 설립을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원대 대출을 받게 해준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는 술렁였다. 기획사 대표가 타사 아티스트의 독립을 위해 거액의 자금줄을 자처한 이례적인 행보였다.

갈등은 그해 6월에 본격화됐다. 엑소의 핵심 멤버 첸·백현·시우민(이하 첸백시)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당황한 SM은 이들의 이탈 배후 세력으로 차 회장과 MC몽이 연루된 BPM을 지목하며 ‘탬퍼링(사전 접촉)’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백현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차 회장과는 가족 같은 사이일 뿐이며, 대출은 독립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정당한 자금”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법적 대응과 공정위 제소까지 거론되며 파국으로 치닫던 양측은 같은 해 하반기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첸백시는 엑소로서의 팀 활동은 SM과 함께하되, 개인 활동은 백현이 설립한 법인 아이앤비100(이하 INB100)에서 진행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했다.

이후 차 회장은 MC몽과 손잡고 지주사 원헌드레드를 설립하고, 첸백시의 INB100을 산하 레이블로 인수하며 사안을 공식화했다.

비정상적
수익 구조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4년 6월, 당시 원헌드레드를 이끌던 차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2차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핵심 쟁점은 ‘수수료’였다. 첸백시 측은 “합의 당시 SM은 외부 유통 수수료율 5.5% 보장을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아티스트 개인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내놓으라는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SM은 여전히 이들이 백현의 회사 설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탬퍼링 의혹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반면 차 회장 측은 이를 ‘정산 갑질’을 가리기 위한 SM의 공격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려온 차 회장의 원헌드레드 사단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더팩트>가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이하 BPM)의 2024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이미 부채가 자산을 압도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BPM의 부채는 약 532억원으로 자산(약 342억원)보다 180억원이나 많다고 전해졌다. 사실상 가수들의 공연과 음반 수익을 미리 당겨 쓰는 ‘선수금’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형상이다. 통상 주식회사가 이 단계에 진입하면 경영 불능을 넘어 사실상 파산 직전의 ‘데드라인’에 선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은 비정상적인 지출 구조다. BPM은 지난해 약 18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의상비로만 무려 108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매출액의 약 57%에 달하는 수치로,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최소 5배 이상 높은 기형적인 비율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옷값으로 나갔다는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위기는 BPM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더팩트>는 원헌드레드 산하 레이블이자 엑소 첸백시가 소속된 INB100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수익 대부분이 선수금으로 채워져 있으며, 남은 현금이 거의 없어 활동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태민, 이승기, 비비지, 그리고 엑소 첸백시 등 연예계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진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부실한 재무구조 탓에 이들이 정당한 수익을 배분받지 못하거나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에 따르면 BPM의 매출 규모 자체는 성장세다. 2023년 112억원에서 2024년 188억원으로 약 76억원의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2024년 당기순손실은 약 116억원으로, 전년도(5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업계 ‘미다스 손’
K-팝 거물급 인사로 우뚝

영업비용이 매출 증가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한 탓이다. 2024년 지출된 영업비용만 무려 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처럼 재무 부실과 기형적 자금 흐름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날 원헌드레드 측은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된 ‘108억원 의상비’에 대해 회사 측은 “2024년 감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실무적인 기재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상비와 제작비 항목이 서로 바뀌어 기재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주장이다.

원헌드레드 측은 “이미 지난 7월 오류를 확인해 외부 회계 법인에 정정 공시를 요청했으며, 이는 2026년 3월31일 자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700억원대에 달하는 선수금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보도된 누적 720억원은 2023년과 2024년 수치를 단순 합산한 계산상의 오류라는 지적이다. 원헌드레드에 따르면 실제 수령한 선수금은 2023년 290억원, 2024년 140억원 규모다.

특히 회사 측은 “차 회장이 그동안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원헌드레드, INB100 등 계열사에 지급한 선급금 총액이 외부에서 받은 선수금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즉, 외부에서 끌어다 쓴 돈보다 차 회장이 개인적으로 회사에 투입한 돈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주장이다.

원헌드레드 측은 이번 의혹 제기를 허위·왜곡 보도로 규정하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재무 정보를 바탕으로 당사와 관계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해당 매체를 상대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982년생인 차 회장은 부동산 업계에서 보기 드문 ‘젊은 피’로 통한다. 그는 2010년 피아크 그룹을 설립하고, 설계(피아크 건축사사무소)와 시공(피아크 건설)을 한데 묶은 하이엔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누보 한남’은 피아크 그룹 노하우의 결정체로 론칭됐다. 단 4세대만을 위한 이 주택은 층당 오직 한 세대라는 과감한 프라이버시 설계로 고액 자산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분양가만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차 회장은 서른 전후의 나이에 수천억대 자산가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차 회장이 부동산시장에서 단숨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친의 예술적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차 회장의 부친은 한국 화단의 원로인 차대영 전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다. 차 전 교수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제22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미술계의 거물이다.

특히 ‘백색의 화가’로 불리며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된 명망 있는 예술가다.

예술가 집안
화려한 인맥

집안뿐만 아니라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의 인맥이다. 그는 비즈니스 관계를 단순한 계약 이상으로 만드는 ‘인맥 경영’의 달인으로 꼽힌다. 엑소 백현이 차 회장을 두고 ‘가족 같은 사이’라고 지칭한 것이나, MC몽과 공동 의장을 맡으며 막역한 사이임을 과시한 것 역시 그의 남다른 친화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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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