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생활 논란 정희원 대표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2.29 15:51:22
  • 호수 15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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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노화’ 아이콘의 몰락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신선한 렌틸콩과 잡곡밥으로 국민의 혈관 청소를 돕던 ‘저속 노화 주치의’가 있다. 잘못된 정보의 왜곡을 막겠다며 유튜브와 방송 미디어 전면에 나섰다. 천천히 나이 드는 기술을 전파하며 대한민국에 ‘저속 노화’ 신드롬을 일으켰다. 바로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인 정희원이다.

정희원 대표가 자신의 커리어를 송두리째 뒤흔들 진흙탕 싸움에 휘말렸다. 최근 그가 마주한 성폭행 분쟁은 빠르게 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2023년부터 본격적인 공식 행보를 보인 이후 인기 정점을 찍었던 그가, 이제는 자신의 ‘클린’함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고소에
맞고소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대표는 자신의 전 직장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했던 30대 여성 A씨를 공갈미수, 주거침입,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정 대표 측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개월간 그의 주거지에 무단침입하는가 하면 저작권 지분 등을 빌미로 거액의 금전을 요구하는 등 집요한 괴롭힘을 이어왔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A씨와 계약 관계를 해지했지만, 이후 A씨로부터 “내가 없으면 너는 파멸할 것”이라는 등의 폭언과 함께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본인의 아내 직장과 정 대표 주거지 등에 찾아와 위협했다며 그의 저서“<저속노화 마인드셋>에 대한 저작권 지분과 금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동시에 A씨와의 관계에 대해 “지난해 3월에서 올해 6월 사이 사적으로 친밀감을 느껴 일시적으로 교류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A씨가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예약한 숙박업소에 데려가 수차례 신체적 접촉을 시도한 사실이 있었지만,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에 따르면 아내도 A씨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현재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A씨가 ‘부인과 이혼 후 본인과 결혼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집착하며 스토킹을 반복해 해당 사실을 아내에게 밝힌 이후 현재 공동으로 법적 대응을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공식적으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에는 A씨가 반대로 정 대표를 고소했다. 혐의는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저작권법 위반, 무고, 명예훼손, 스토킹 처벌법 위반이었다.

A씨 측은 증거로 정 대표가 지속적으로 보내던 카카오톡 메시지, 전화 녹음 파일 등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에서 정 대표가 A씨에게 성적 욕구와 성적 취향에 부합하는 특정 역할 수행을 강요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전직 연구원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혜석의 박수진 변호사는 지난 18일 정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동시에 그의 행적을 폭로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 대표의 미디어 성공 신화가 사실상 A씨의 기획력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A씨가 단순 연구원을 넘어 SNS 계정과 7만명 규모의 커뮤니티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그림자 비서’였다는 것. 대중이 열광했던 정 대표의 트렌디한 SNS 화법이 사실은 A씨의 손끝에서 탄생했다는 폭로였다.

정 대표가 노년 의학의 권위자를 넘어 대중적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SNS에서의 독보적인 소통 방식이 있었다. 그는 딱딱한 학자 이미지 대신 MZ세대의 문법인 ‘인터넷 밈(Meme)’과 유머를 장착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A씨의 폭로에 따라 실제로 그의 SNS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기조가 급변했다. A씨가 운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한 시기와 맞물려, 그의 계정에서는 그간의 정중한 존댓말과 유머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전 직장 동료 연구원과 불륜 의혹
“스토킹 피해” VS “성추행 가해”

애초에 대기업과의 협업과 각종 미디어 출연의 동력이 됐던 것이 바로 그 SNS상의 인기였음을 고려할 때, A씨의 주장은 정 대표의 도덕성을 넘어 전문가로서의 진실성 자체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을 놓고 봤을 때, 그가 전파해 온 <저속노화 마인드셋>의 진정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정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사생활을 넘어 전문가로서의 윤리 의식으로 번지고 있다. 연구원 A씨는 성적 피해뿐만 아니라, 자신이 쓴 원고를 정 대표가 가로채 본인 이름으로 기고 및 출판했다는 ‘저작권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A씨가 작성한 원고와 지난해 3월 <조선일보> 칼럼 ‘정희원의 늙기의 기술’에 실린 내용을 대조해 본 결과 첫 문장부터 사례로 든 싱가포르의 정책, 근거 자료로 제시된 당뇨 환자 그래프까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이 열광했던 정 대표의 통찰력 있는 문장들이 사실은 연구원의 원고를 그대로 가져다 쓴 이른바 ‘대필’의 결과물이었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의 원고 도용 정황은 두 사람 사이의 메신저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가 칼럼 원고를 재촉하면 A씨가 “초안을 썼다”며 파일을 전송하는 식의 업무 형태가 수차례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정 대표는 A씨에게 “내 글의 졸렬함과 글을 도둑질해야 하는 비열함이 괴롭다”는 고백 섞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 스스로도 대필 행위의 비도덕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A씨 측은 신문 칼럼뿐만 아니라 정 대표의 주요 저서들 역시 자신이 출판사에 원고를 직접 보냈으며, 그의 이름으로 그대로 출판됐다고 폭로했다.

정 대표 측은 유튜브 공지사항을 통해 “저작권 관련은 이미 공동 저자 등재 및 인세 30% 분배로 상호 간에 합의한 건으로 인세 정산까지 완료된 사안이다. 향후 민사재판을 통해 기여도 정밀 검증 및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며, 해당 책은 이후 절판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논란이 된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정 대표의 단독 저서 출간에 따른 저작권 지분을 협의하기 위해 찾아간 단발성 방문을 그가 악의적으로 신고했다는 취지다. 스토킹 잠정 조치 역시 혐의 인정이 아닌 신고인의 의사에 따른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 주장이다. A씨 측은 정 대표가 사회적 낙인과 해고를 무기로 자신의 성적 욕구와 취향에 부합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불륜 의혹에 대해서도 정 대표가 배우자와 처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 A씨가 고통을 겪었다며, 주장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존재함을 시사했다.

저작권 도용
의혹도 제기

이에 대해 A씨 측은 “이번 사건은 권력 관계 속에서 발생한 젠더 기반의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 요구를 했고, A씨는 해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1년3개월 동안 가까이 지내 온 두 사람이 함께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되며 이 같은 A씨의 주장은 더 강력해졌다. 지난 2월 정 대표는 A씨에게 ‘결박’ ‘주인’ 등 단어와 특정 물품을 반복해 얘기했다. 특정 행동 패턴을 묘사하고 정신이 몽롱하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중 정 대표가 직접 썼다는 소설 내용도 밝혀졌는데, 주인공 이름은 정 대표 본인과 A씨였다. 정 대표는 “계속 수정하고 있다. 오늘 안에 완성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이 소설을 ‘역작’이라고 표현했다.

정 대표 측은 “여성에게 보낸 소설은 정 대표가 아닌 AI가 쓴 것이고, 위력은 전혀 없었다”며 “향후 수사기관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소설 내용에 나온 도구 등을 주문한 뒤, 특정 행위를 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요구를 거부하면 해고 가능성을 내비쳤고, 자살을 암시하는 등 압박을 했다고도 밝혔다.

또 지난 4월 정 대표가 보냈던 메시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발견됐다. 그는 A씨에게 한 언론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성폭력 기사를 보내면서 “음, 저는 시한부 인생 10년”이라고 말했다. 이후 장 전 의원의 사망 기사를 잇따라 보내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 3월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다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A씨 측은 정 대표가 평소 이런 방식으로 압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성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폭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암시해 왔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저속 노화’ 유명세를 타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 등 다수 예능까지 진출했다.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과 tvN <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년 전부터 유튜브 ‘정희원의 저속노화’ 채널을 운영하고, 구독자 수를 60만명 가까이 보유했다. 지난 7월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MBC 표준FM <정희원의 라디오 쉼표> 진행도 맡았다.

서둘러
선긋기

그러나 진행해오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이 지난 22일 사생활 논란 속에서 폐지됐다. MBC는 “<라디오 쉼표> 진행자의 개인적 사정으로 <라디오 문화센터>를 편성하게 됐다”며 “청취자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결국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19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MBC 측은 프로그램 폐지 사유에 대해 진행자 개인적 사정이라고 전했으나, 이는 정 대표를 둘러싼 사생활 논란의 여파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식품업계에서도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그의 사생활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치닫자 그와 손잡았던 식품 기업들이 서둘러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정 대표와 협업한 초기 물량 완판을 기록했던 매일유업은 ‘매일두유 렌틸콩’에서 그의 이름과 사진을 전면 삭제했으며, CJ제일제당 역시 누적 1000만개를 판 ‘햇반 라이스플랜’의 포장재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이른바 ‘정희원 지우기’에 나서며 기업들의 계산기는 벌써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포장에 잔상이 남아 불편하다”는 항의와 “이 참에 싸게 잘 샀다”는 등 반응들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유명세를 믿고 진행한 스타 협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84년생, 올해 41세인 그는 서울대 의대 학사·석사를 거쳐 카이스트 박사까지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을 거친 그의 화려한 이력은 지난 9월, 2년 임기의 서울시 건강총괄관(자문관) 위촉으로 정점을 찍었다.

3급 상당의 중책을 맡은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저속 노화 실천을 정책으로 정착시키고 싶다”며 공직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논란 속에서 그는 결국 자문관 임명 석 달 만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 5년여간 노년내과 재직한 정 대표는 저속 노화라는 생소한 개념을 대중의 언어로 번역해냈다. 그는 X(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화 예방의 중요성을 친절하면서도 날카롭게 설파하며, 우리 사회에 거대한 저속 노화 유행을 선도했다.

그가 제시한 라이프스타일은 단순한 건강정보를 넘어 식탁 위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렌틸콩과 잡곡 중심의 식단, 절제된 생활습관을 통해 노화의 시계를 늦추자는 그의 제안은 온라인상에서 ‘저속 노화 식단 인증샷’ 열풍으로 번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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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식품업계 발 빠르게 ‘손절’

정 대표는 1년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진료와 연구, 교육을 병행하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원 시절 초파리와 세포를 연구하며 노화의 근원을 파고들었다. 임상 복귀 후에는 “인구 집단의 건강상태를 어떻게 유지할까”를 평생의 연구 과제로 삼아왔다고 밝혔다.

그의 대중적 인지도는 ‘펜’ 끝에서 시작됐다. 2019년 네이버 브런치에서 시작된 그의 글쓰기는 2022년 말 저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로 결실을 맺었고, 이는 그에게 ‘가속노화 선생님’이라는 독보적인 수식어를 안겨줬다.

정 대표는 이달 초 <정희원의 저속노화 명심 필사 노트>를 출간하고 이번 논란이 된 <저속노화 마인드셋> 등의 집필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영상에서 “미디어에 출연하면 식단이나 영양제 같은 지엽적인 질문만 받게 된다”며, 전문가로서의 깊이 있는 맥락이 거세된 채 소비되는 현실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로서의 권위는 언론으로도 뻗어나갔다. 2023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 ‘정희원의 늙기의 기술’을 통해 그는 전문가로서 학계, 금융, 예술 등 사회 전반에 저속 노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정 대표가 직접 채널을 운영하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정보의 왜곡이다. 그는 영상에서 “어느 순간 렌틸콩 전도사가 됐는데, 렌틸콩만 퍼먹고 사는 사람처럼 소문이 나 억울했다”고 언급했다.

단순히 특정 식재료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당을 줄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진료실의 안타까운 사례를 들며 “콜레스테롤 약을 먹으면 뇌가 녹는다는 근거 없는 유튜버의 말을 믿고 약을 끊으면서, 정작 근거 없는 뇌 영양제는 처방해달라는 환자들을 볼 때 힘이 빠진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앞으로 지치지 않고 딱 10년만 하면 하고 싶은 시스템 변화가 다 돼있을 것”이라는 명언가의 조언을 토대로 자신의 10년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드물게 노년 의학 시스템이 부재한 갈라파고스”라고 꼬집으며, 노인 통합 돌봄 시스템이 없는 현실을 비판했다.

무너진
커리어

따라서 앞으로 10년간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노년 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음식의 포트폴리오를 건강해지게 만들겠다던 정희원의 목표는 과연 실현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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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