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우봉식 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누가 되든 큰 희망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정부의 가장 큰 화두였던 ‘의대 정원’ 문제가 새 정부의 과제로 넘어갔다. 지난해 의료계는 물론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문제가 또 한 번 변곡점을 맞는 모양새다. 동시에 오랜 시간 숨죽이고 있던 우리나라 의료계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의료 붕괴인가, 대변혁인가.

지난해 2월 윤석열정부는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3058명으로 십수년 간 유지돼온 의대 정원을 단숨에 60%나 증원한다는 소식에 전공의, 개원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 의료계가 전부 들고 일어났다. 휴직, 사직, 휴학, 파업 등 의료계는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모조리 사용했다.

철학·돈 개념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포고령에 전공의를 언급하면서 ‘처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1년간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얼마만큼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후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탄핵 정국이 시작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으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우봉식 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윤정부의 의료정책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정부의 의료정책 중 가장 나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역사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면, 완전히 망가뜨렸기 때문에 새로 만들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는 정도”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의협의 정책을 생산하는 기관이면서 국민 건강을 위해 협회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그랜드플랜을 짜는 곳이다. 우 전 원장은 “의료정책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 이필수 전 회장의 선거 캠프서 핵심 참모를 맡았는데 이 전 회장의 당선 이후 의료정책연구원장을 하겠다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우 전 원장은 일본을 많이 연구한 의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 의료제도의 시작과 발전 과정을 설명하면서 “정부 주도로 의료제도가 도입되고 시행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의사가 의료정책 수립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개혁의 주체가 다른 부분이 한일 양국의 의료제도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우 전 원장은 “일본은 1000엔권 표지 인물로 기타자토 시바사부로라는 의사를 새겼다. 세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의사로 감염병 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일본이 과학자를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리학, 성리학 교조주의가 여전히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의대 정원 문제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료제서 비롯한 경직된 조직문화를 지적했다. 관료제를 통해 효율적으로 국가를 개조한 건 맞지만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문화가 너무 경직돼있어 AI 등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관료제가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된 상황이라고도 했다.

부실한 땅에 지진 왔다
고통의 시간 감내해야

우 전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에는 세 가지가 없고, 세 가지가 부족하고, 또 세 가지가 과하다”고 말했다. 먼저 철학도, 정의도, 경제 관념도 없다면서 ‘3무(無)’를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 의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시장 경제 방식이 있는 반면, 영국은 사회주의 의료를 택했다.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진다는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영국은 국가가 의료와 복지를 책임지겠다는 일념으로 의료기관과 사회복지시설을 인수했다. 정부가 운영 주체가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유신정권 때 의료보험을 도입하는 과정서 어떤 국민적 동의도 받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인 게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완벽한 사회주의다. 실제 사회주의 의료를 할 거였으면 국가가 투자해서 병원을 인수했어야 했는데, 우리나라는 공급자가 모든 걸 투자하는 구조다. 개업할 때 국가가 돈 내주나? 의대생에게 지원금이 있나? 전공의 수련할 때는 또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저수가, 저보험료, 저급여 등 ‘3저(低)’를 언급하면서 정부가 의사들이 비급여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서 병원을 운영하려면 다른 돈벌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비급여라는 것이다. 우 전 원장은 비급여를 ‘인공호흡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요양병원협회 춘계 학술대회서 ‘차라리 국가에서 다 인수해 운영하라. 왜 우리(의사)한테 짐을 다 떠맡겨 놓고 너네(정부)는 규제만 하느냐’는 내용의 발언이 나왔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건물이 서 있는 땅 자체가 이미 부실한 상태인데 여기에 지진이 난 상황”이라고 다시 한번 꼬집었다.

세 가지 과한 부분, 즉 ‘3과(過)’로는 징벌, 규제, 포퓰리즘 등을 지목했다.

우 전 원장은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거나 고의로 환자를 사망하도록 한 게 아닌데도 환자가 죽었다고 의사를 처벌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의사가 의학적 지식을 갖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불가항력이 있을 수 있다. 그것까지 처벌하는 건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가 엄청나게 많다. 축구 경기로 비유하자면 선수 11명이 뛰면 주심, 부심 등 심판이 3명 아닌가. 현재 우리나라는 심판이 너무 많다. 심판이 많을수록 흐름은 끊기고 효율성은 떨어진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규제가 많아질수록 침체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우 전 원장은 “정치인들이 의사를 득표의 도구로 보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학병원이 수련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로 넘어간 ‘의대 정원’
또다시 변곡점 맞는 모양새

그는 “우리나라만큼 대학병원의 분원이 많은 나라가 없다. 대학병원은 병상을 늘려서 돈을 벌기 위해, 정치인은 치적을 쌓기 위해 전국 곳곳에 분원을 만든다. 이게 얼마나 포퓰리즘인가”라고 한탄했다.

우 전 원장은 이 모든 상황이 맞물려 의대 증원이라는 최악의 정책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무작정 의사 수를 늘린다고 지역 의료가 활성화될 것도 아니고 필수 의료가 되살아날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것도 자신들을 교육하는 게 아니라 ‘노예’처럼 굴리는 현 시스템에 대한 분노 표출이라고 설명했다.

우 전 원장은 “지역 의사제를 할 게 아니라 지역 환자제를 해야 한다. 김대중정부 때 진료권을 없애면서 환자가 서울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현상을 타개하려면 환자를 지역에 묶어둬야 한다. 그러면 의사에게 지역으로 가지 말라고 해도 가게 돼있다. 또 지역의 의료기관서 진료를 받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전 원장은 국민연금이 젊은 세대의 미래를 ‘삶아 먹으면서’ 지탱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그 ‘시간차’조차 없다고 말했다. 재정이 고갈되면 즉각적으로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현실적이고 지탱하기 어려운 구도를 가져갈 수 없으니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을 줄이고 수련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병원은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미래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전문의를 길러내는 곳이 돼야 한다. 전공의를 지금 당장 써먹을 일회용 접시 정도로 생각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 우리나라 의료의 대가 끊기는 것”이라고 했다.

우 전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 상황은 효율성이 제로다. 돈 있는 사람이 돈 쓰는 걸 막으면 안 된다. 그들이 쓴 돈을 가지고 의료 접근도가 낮은 20%를 확실하게 돌보는 게 더 낫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는 유명한 의사를 만나기 위해 돈을 낸다. 사회주의 국가는 어떨까? 권력을 쓴다. 어떤 게 더 정의로운가”라고 강조했다.

정의도 없다

하지만 우 전 원장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털어놨다.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현 상황에 이르는 과정서 발생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가 감당해야 할 게 많아질수록 국민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별로 희망적이진 않다”고 말을 맺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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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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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