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좌우 아닌 가운데서 봐 달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실상은 알려진 것보다 혹독했다. 그 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다. ‘불황’이라는 불이 번지는 속도가 끄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급한 불이라도 끄겠다며 동원한 물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밖에 안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전가협) 사무실서 만난 김진우 공동의장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만 해도 총회, 국회서 열리는 회의 등으로 일정이 꽉 찬 상태였다.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농성도 한창이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이기도 했다.

팔수록 손해

2013년 8월 가맹사업법이 개정되면서 가맹점주가 단체를 구성해 본사와 협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발판으로 2018년 10월 전가협이 설립됐다. 현재 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전국자동차정비사업자연합회 등 업종별 연합단체를 비롯해 60여개 개별 단체, 4만5000여 가맹점주가 참여하고 있다.

김 의장은 “자영업자가 처해 있는 현실이 너무 열악하다. 많은 자영업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거나 파산에 이르고 있다”고 한탄했다. 자신이 운영 중인 고깃집을 언급하면서도 “계엄 이후 매출이 ‘빵(0원)’인 날이 생겼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피자집을 운영하는 등 25년째 자영업을 해온 입장에서 “요즘만큼 힘든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 달에 2~3일은 손님이 1명도 없는 이른바 ‘공치는 날’이었다. 인터뷰 전날에는 매출 10만원을 찍었다고 했다. 임대료, 재료비, 아르바이트생 급여 등을 따지면 하루에 70만~8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매일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다. 한 달로 따지면 매달 400만~500만원 마이너스가 나고 있었다.

김 의장은 현재 가맹점주를 비롯한 자영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문제로 ‘수수료 인하’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본사의 갑질에 고통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플랫폼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의장은 “본사에도 뜯기고 플랫폼 업체에도 뜯기다 보니 남는 게 없는 수준이 아니라 마이너스를 찍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업계는 ‘코로나 특수’를 업고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창궐로 이동과 모임 등이 제한되면서 배달앱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플랫폼은 정액제 방식을 사용했다. 매달 정해진 돈만 내면 됐기에 자영업자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달업계가 급성장하면서 수수료는 정률제(비율에 따라 부과)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서 수수료가 몇 배나 치솟았다.

자영업자 본사-플랫폼 이중고
수수료 낮추고 대출이자 고정

김 의장은 “정액제로 수수료가 부과될 때는 ‘우리 가게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뜻의 깃발을 3~4개만 꽂으면 됐다. 일종의 광고비인데 8만8000원으로 계산하면 40만원 정도다. 그런데 정률제로 바뀌면서 그 정도 광고를 하려면 200만원 넘게 나간다. 과거에는 개업 초기에 (깃발을) 10개 정도 꽂고 단골손님이 생기면 줄이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아예 그 시스템 자체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배달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료가 너무 비싸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자 플랫폼 업체는 배달료를 줄이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에게 전가했다. 예전에는 배달료를 어떻게 부과할지 가게서 정할 수 있었다”며 “예를 들어 배달료가 5000원이면 가게가 2000원을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3000원을 내라고 하는 식이다. 마진이 안 나오면 그 정도를 조정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소비자와 가게 모두에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업체는 자영업자와 소비자 사이의 접점을 계속 없애고 있다”며 “플랫폼 업체를 통해서만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으니 종속될 수밖에 없다. 배달하려면 플랫폼 업체를 써야만 하는 구조로 가는 상황인데, 지난해 배달의민족 매출액이 4조3000억원이다. 자영업자의 호주머니서 나간 돈으로 플랫폼 업체만 배를 불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의 수수료 부과 방식이 매출에 상관없이 적자를 만드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배달 매출이 높을수록 내점에서 나오는 이익을 까먹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해 플랫폼 업체와 자영업 관련 단체가 모여 상생안을 내놨지만 전가협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농성에 돌입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 업체와 자영업자가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 모두 일정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를 낮추면 플랫폼 업체가 망하고 높이면 자영업자가 망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심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 비용을 줄이면 수수료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쓸 돈을 다 쓰면서 돈이 없다고 하면 누가 이해하겠나. 플랫폼 업체서도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산출해 그만큼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결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시장을 찾으면서 자영업자를 살리겠다고 말하지만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정부나 국회가 세상이 바뀌는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고도 항상 느끼고 있다. 법이라는 게 죽기 전에 만들어져야지 죽어야만 만들어지는 게 무슨 법인가”라고 일갈했다.

고깃집 등 25년째 자영업
“이렇게 힘든 적 없었다”

이어 “윤석열정부 3년 동안 ‘자율규제’를 말했지만 실행된 건 없다. 실제 자율규제가 됐다면 현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기업은 법이 없으면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드 수수료, 부동산 수수료 모두 정부가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지 않나. 배달 수수료 문제도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안 그러면 자영업자들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자영업자에게 30만원, 50만원씩 지원하는 방식은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안 된다고 단언했다. 현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구조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영업자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방식은 공공플랫폼을 전국에 깔아서 활성화하는 것이다. 수수료가 줄어 자영업자가 돈을 벌면 소득세도 더 걷지 않겠나. 그게 선순환이라고 본다. 이번에도 배달비를 지원한다고 2000억원 넘게 예산이 잡혀 있더라. 근데 그게 다 어디로 들어가는 줄 아나. 배달의민족, 쿠팡 같은 플랫폼 업체로 간다”고 지적했다.

대출이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코로나 시기에 정부 자금으로 자영업자에게 대출해줬는데 이익은 은행이 다 가져가고 있다. 처음 대출받을 때 2%대였던 금리가 지금 6~7%로 3배가 올랐다. 몇 년 새 이자가 3배 넘게 늘어나니 허덕거릴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 자금은 고정금리로 지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수수료나 대출이자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현재 자영업계는 이미 붕괴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진단을 내놨다. 자영업자 100만명이 폐업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실제로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폐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의 자영업자도 100만명가량 될 것으로 봤다.

김 의장은 “폐업하는 데도 돈이 든다. 그리고 폐업하게 되면 대출받은 돈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문을 닫는 순간 청구서가 날아온다. 다른 일을 해서 대출금을 갚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다. 상환 계획서를 낸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유예 기간을 주고 갚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 안 그럼 전부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말했다.

폐업도 못 해

김 의장은 “새 정부는 좌클릭, 우클릭을 떠나 가운데서 바라봐 줬으면 한다. 정책을 폈을 때 누구에게라도 손해가 가면 안 되지 않나. 최저임금제처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때로는 자영업자에게는 치명타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자영업자가 역차별을 받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고 헤아려서 정책을 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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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