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금호건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려면 탄탄한 수익성이 필수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면 갈 길이 멀다.
금호건설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3927억원, 영업손실 187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기준 1조6053억원이었던 매출은 1년 새 13.2% 감소했고, 16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뒷걸음질
부진한 최근 흐름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준 모양새다. 금호건설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871억원, 영업손실 15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토목공사 매출이 가장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3분기 토목공사 매출은 663억원으로 전년 동기(1068억원) 대비 37.92%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매출원가는 오히려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3분기 매출원가는 5143억원으로 전년 동기(4926억원) 대비 4.40% 상승했다.
재무상태 역시 나빠졌다. 금호건설 총부채는 1조343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9% 증가한 반면 총자본은 2097억원으로 55.4%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260.2%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302.7%로 상승한 데 이어, 3분기에 640.5%로 급등했다.
금호건설은 잠재적인 원가 상승 요인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늘었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터널 공사 발주로 인한 터널 장비 수요 급증, 각종 민원으로 인한 공사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다.
또한 손실이 예상되는 민관합동사업의 계약을 선제적으로 해지하면서 발생한 계약금 및 중도금 이자 등을 미리 손실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발생한 일회성 손실이나 사업성 악화 및 시행 손실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대여금 손실 처리 등도 모두 반영했다.
시원찮은 벌이…구멍 난 장부
해결책 요원한 현실
금호건설 측은 손실처리한 매출채권과 대여금은 향후 회수되면 환입 처리해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이 같은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함에 따라 4분기부터 ‘V자형’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금호그룹 ‘오너 3세’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분위기다.
박 부회장은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자, 금호건설 지분 44.2%를 보유한 금호고속의 2대 주주다. 박 부회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은 28.6%다.
박 부회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 금호타이어 부사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등을 거쳐 2018년 9월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박 부회장은 2021년 금호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금호건설에서 미등기 사장으로서 관리 부문을 총괄했던 그는 승진과 함께 업무 영역을 경영 전반으로 확대했다.
반등 언제?
조완석 사장은 박 부회장과 함께 금호건설 경영 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올해 초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그는 30년 넘게 활약하면서 해외영업, 공무, 개발사업 등 주요 부문을 두루 거치며 금호건설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재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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