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윤의 양날’ 심우정·조지호 앞날

관직운 타고난 검‧경 수장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수사권을 쥐고 있는 검찰과 경찰에 새로운 얼굴이 인선됐다. 윤정부의 중반부를 책임질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일요시사>는 백운비역리원의 백운비 원장을 만나 이들의 운세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궁합, 임기 내 주의할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나왔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백운비 역리원장은 나쁜 국운이 끝나가는 시기에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들이 선임됐다고 평가했다.

무관입신형
“적합성 맞아”

윤정부의 첫 경찰청장인 윤희근 경찰청장(56)이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했다. 그는 경찰대 7기로 입학해 1991년 임관한 지 33년 만에 경찰 제복을 벗었다.

지난 2022년 8월 취임 당시까지만 해도 윤 청장이 임기를 무사히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지난 2003년 경찰청장의 2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5명에 불과한 임기를 모두 채운 경찰 수장이 됐다.

지난 2022년 8월1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년간 경찰청장직을 수행한 윤 청장에 대한 경찰 내부의 평가는 극명히 갈린다. 신종 사기범죄 등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체감약속’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치안에 힘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경찰 조직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경찰국의 신설을 막지 못했다는 점, 이태원·오송 참사 등 국내를 뒤흔든 대형 사고에도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점은 오점으로 남았다.

백운비 원장은 윤 전 청장에 대해 “자기 직무에 책임의식이 강한 사람이지만 융통성은 있다”며 “이런 융통성 때문에 대형 사고를 겪었지만 직무상으로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백 원장은 “그는 친화력도 좋은 사람이라 조직 내에서도 크게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끝까지 직무를 완성할 수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의 결실 맺는 최고의 무관”
심 “관료·학계 모두 특유의 우세형”

그의 뒤를 이어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사람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그는 1968년생 경북 청송 출신으로 대건고와 경찰대(6기)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무대학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0년 경찰에 입문 후 강원 속초경찰서장과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거쳐 경찰청 인사담당관과 혁신기획조정담당관, 공공안녕정보국장, 차장, 서울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 정부서 세 차례나 연속 승진해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 청장이 기획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 등 공식 자리서 질책이나 쓴소리를 과감하게 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평이다.


백 원장은 조 청장에 대해 ‘무관입신형’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백 원장은 “(조지호는)공무직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특히 무관”이라며 “군이나 경찰직이 적합성 1위다. 적합성 1위 직업으로 1위 직급에 올랐으니 최고의 성공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별력과 판단력이 매우 좋으나 체면이나 주변의식이 심해 순간 마음의 변화로 시행착오가 우려된다”며 “최종 결정과 결심은 끝까지 가는 종결심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꽃과 열매의 과정처럼 최고의 결실을 맺고 훌륭한 무장으로서 큰 인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관입신형
“꼽히는 수재”

심 후보자는 윤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지난 4일 국회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건희 여사 사건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수사를 두고 여야서 공방이 오갔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자는 법무·검찰 행정에 정통한 대표적인 검찰 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이른바 ‘특수통’ 검사의 강점이 정치 권력형 비리나 대형 기업 사건에 대한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라면, 기획통은 조직관리 경험이 많고 넓은 시야로 검찰 안팎과 소통하는 데 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문정부와 윤정부서 두루 요직을 거친 심 후보자도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무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특수통을 중용해 온 윤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 후보자를 낙점한 데는 이런 기획통의 강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조직 안팎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조사를 놓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 충돌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서 조사한 뒤 이를 사후 보고했고, 이 총장은 이를 비판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든든한 
호위무사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중앙지검이 총장을 패싱한 것도, 총장이 중앙지검의 수사 방식을 공개 비판한 것도 검찰 조직으로선 득될 게 없는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 중인 것도 검찰 조직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하는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이들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상당수의 검찰 구성원이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집단 반발했다.

나아가 야권은 검찰청 폐지 등 검찰이 반대하는 ‘개혁 법안’도 대거 추진하고 있다. 조직을 추스르고 외풍에 공동으로 대처할 구심점이 필요한 것이다. 

백 원장은 심 후보자에 대해 “평생 학문에 집중하고 학도의 길을 걸음과 동시에 입신양명의 관료와 학계 등 모두 합쳐져 있는 특유의 우세형”이라며 “(심 후보자의) 관상은 전형적인 선비형으로 감각, 구상, 창의까지 있어 몇 안 되는 수재다. 기획 방면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다방면으로 활약할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타고난 본질은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내강해 불의는 용서나 관용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검찰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외부적인 문제도 해결해 검찰사에 큰 인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대한 백 원장의 평가에 따르면 조 청장과 심 후보자 모두 관(공무직)에 적합한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맺고 끊음의 분별력이 높아 내부적으로 분열된 적 있는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심 모두 강골…순간 대척 우려”
“현재 검찰처럼 정부와 척지진 않아”


백 원장은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세는 3년의 후유증이 있었다”며 “운이 안 좋으면 판단력과 혜안이 흐려져 인심을 잃게 된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우군에 있는 사람들마저 ‘독선’이라고 부르는 시기에 적절한 인사”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이 나쁜 시기에 좋은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주게 돼 다행”이라며 “내년부터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이 다시 풀리기 시작하는데 든든한 호위무사를 옆에 둔 셈”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윤 대통령과 심 후보자, 윤 대통령과 조 청장의 상하관계 궁합은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도 심 후보자와 윤 대통령이 대척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 원장은 “오너와 직원이 잘 맞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지듯 나라도 똑같다”며 “윤 대통령과 조 청장과 심 후보자는 잘 맞으며 상호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윤석열과 심 후보자는 둘 다 강골이다. 강골이라는 건 자존심과 고집이 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결정한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타협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윤 대통령이 원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운기가 떨어져 있지만 워낙 대세가 강한 사람이라 심 후보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청장의 경우 앞서 말했듯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처음부터 윤 대통령과 척을 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처럼 심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척을 지게 되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찰 내부 문제나 정부와 소통 문제는 모두 이 총장이 정치적으로 행동한 결과”라고 답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에 대해 ‘원칙주의자로 포장된 정치가’라고 표현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의 관상을 살펴보면 매우 우유부단한 정치가”라며 “공무직 일을 해야 할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고 있어 검찰의 본 임무인 수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증거”라고 말했다. 

서로 맞설
가능성도

그러면서 “검찰 인사의 실패로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은 놔두고 가벼운 죄를 가진 사람만 잡혔다”며 “이런 문제들이 합쳐져 검찰을 없애겠다는 등의 문제가 꼬리를 물고 발생한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자는 이 총장과 결이 다른 사람으로 오히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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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