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윤석열의 남자’ 심우정

‘배신의 칼’ 넣고 ‘충성의 칼’ 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지명되면서 내달 3일 열리는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검사 임관 전의 과거 음주 운전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수통 후보들 대신 기획통인 심 후보자를 선택한 가운데 검찰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사로 임관하기 전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된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심 후보자는 사법연수원생 신분이던 지난 1995년 5월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같은 해 8월 서울중앙지법원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그대로 확정됐다. 

면허정지?
벌금 70만원

당시 벌금 수준으로 볼 때 심 후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 개정되기 전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 0.1% 미만일 때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심 후보자는 같은 해 12월2일 김영삼 대통령이 ‘일반 사면령’을 공포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죄를 사면받았고, 이후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당시 김영삼정부는 국회 동의를 얻어 1995년 8월10일 이전에 도로교통법 위반 등 35개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는 ‘일반 사면령’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검사 임관 이전인 약 30년 전에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가 일반사면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비록 일반사면을 받았고 검사 임관 이전의 일이긴 하지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 이후 지금까지 몸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공직자로서 처신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심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의 재산으로 총 108억8800만원을 신고했는데, 대부분 배우자 몫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에 따르면, 심 후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14억2200만원이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177.15㎡) 절반(10억3000만원)과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예금 3억6300만원), 증권(420만원) 등이다. 

배우자 명의의 재산은 92억7928만원이다. 배우자는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지분 나머지 50%를 비롯해 부산, 대전, 경남 거창 등지에 약 23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 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예금 32억1106만원과 증권 26억3723만원,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 46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배우자는 부동산 재산 중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친 고 김충경 동아연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았다. 

윤,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특수통 대신 기획통 선택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심 후보자의 딸은 5582만원, 대학생인 아들은 1억2343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들이 보유한 재산은 대부분 애플·엔비디아·AMD 등 해외 등 해외 기업 주식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3일, 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해 내달 3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등 야권 수사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카카오그룹과 관련한 이해충돌이 쟁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소된 카카오그룹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공소 유지를 총괄하게 된다.

심 후보자의 동생인 심우찬 변호사가 지난 5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에 영입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법조계에선 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명이 확정되면 이 총장의 임기 종료 이튿날인 다음 달 16일부터 총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임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차기 검찰총장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서 윤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제청을 받고 새 검찰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검찰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며 “합리적 리더십으로 구성원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제도에 넓은 식견,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법치주의, 헌법 수호, 국민 보호 등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쟁점은?

심 후보자는 검찰 내부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평가다. 

그는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특수통·공안통 검사가 주로 맡는 검찰총장으로 기획통을 발탁한 것은 이명박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한상대 전 총장 이후 13년 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수통 출신들이 개별 사건에 집중해 파고든다면 기획통은 통상 검찰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국회와 법원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야권 등 정치권 공세에 검찰조직이 동요하는 상황서 법무부 소속으로 국회 대응 경험이 많은 심 후보자가 나머지 후보 중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려운 수사를 풀어내고 관리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되면서, 검찰조직은 당분간 큰 인사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에는 그동안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그만두는 관례가 있어 왔다. 

하지만 심 후보자의 경우 동기인 임관혁 서울고검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고위직 줄사퇴와 이에 따른 대규모 인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또 검찰조직 운영 방향도 안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검찰 고위직 인사와 김 여사 수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출됐던 대통령실과 대검, 서울중앙지검 간 불협화음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자가 지명된 것은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의 조사 방식을 두고 이 총장과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이 갈등을 빚은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수사팀에 속한 검사가 대검찰청의 이른바 ‘총장 패싱’ 진상 파악에 반발해 사표를 내는 등 검찰 내 갈등이 컸던 만큼 심 후보자는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심 후보자는 야권의 검사 탄핵과 검찰청 폐지 추진 등 공세에 대응하는 책무도 맡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처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법안을 추진하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검찰이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수사 과정서 3000여명의 통신 내역을 조회한 것을 두고 ‘사찰’로 규정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낙점한 이유
두터운 신망

심 후보자는 지난 11일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앞에서 검찰총장 후보 지명자 소감 발표를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자는 야권서 추진 중인 검사 탄핵에 대해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탄핵은 검찰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현직 영부인들에 대한 수사 원칙에 대해 “증거와 법리를 따라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도록 구성원을 잘 이끌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특혜도 성역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는 “어떠한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도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앞으로 그런 믿음을 갖고 당당히 본인들의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튿날엔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돼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공직자는 각자의 자리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와 해결 방안을 묻는 말에는 “결국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사명감을 갖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취임한다면)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임관 전 음주운전 적발…일반 사면
카카오 수사 이해충돌 부상 가능성

그는 첫 출근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막중한 책임감 느끼고 있고 또 국민 여러분께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첫 출근인 만큼 앞으로 성실하게 청문회 준비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한 검찰 내 갈등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건이 진행 중인데 공직 후보자로서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심 후보자는 전날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무곤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대검찰청 인력 중심으로 구성된다. 

총괄팀장은 장준호 대검 정책기획과장, 청문지원팀장은 김남훈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장, 정책팀장은 문현철 대검 인권정책관, 홍보팀장은 이응철 대검 대변인이 맡는다.

심 후보자는 1971년 충남 공주서 태어나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도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이기도 하다. 충청 출신 검찰총장은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2년 충남 보령 출신 김각영 전 총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난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심 후보자는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춘천지검 강릉지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법무부 검찰과 검사, 대전지검 부부장검사, 주LA 총영사관 법무협력관을 지내며 수사·기획 경험을 쌓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2019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임명,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 차장검사를 거쳐 지난 1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지난 2017년 형사1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국정 농단 방조 의혹을 받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박 장관뿐만 아니라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과도 근무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4년 1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김 수석을 보좌했다. 

이후 2015년 2월부터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중앙지검장이 박 장관이었다. 심 후보자는 이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임에도 대검 차장으로 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후임 인선 과정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장관 직무대행도 했다.

복잡한 형국
산적한 난제

지난 2018년 10월 신설된 ‘검사 선서’ 제정에 실무자로 참여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수선한 검찰조직을 재정비해 조기 안정화를 구축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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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