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분가 이후…초라한 창업 성적표

만만찮은 홀로서기…잘 쳐줘야 ‘1무3패’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재벌 총수가 모든 특권을 뒤로한 채 창업의 길에 올랐다. 자신의 힘으로 꿈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내디딘 첫 발이다. 아직까지는 성과랄 게 없다.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변변치 못한 성적표는 가려지지 않는다.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평가해봐야 ‘1무3패’에 불과하다. 

2018년 11월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 퍼즐 세션’은 생각지 못하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션 종료 직전 느닷없이 연단에 오른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덕분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해당 발언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었다. 이 명예회장은 사임 표명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려 경영 은퇴 결정을 재확인시켰다.

충만했던
의지

물론,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게 총수 자리에서 내려왔음을 뜻한 건 아니었다. 지주사인 ㈜코오롱 대표이사직을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안병덕 부회장이 맡고 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까지도 이 명예회장을 ‘동일인’으로 등록한 상태다.

이 명예회장의 실질 지배력이 여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총수 꼬리표는 떼지 못했지만, 그룹과 선을 그은 채 창업의 길을 걷겠다는 이 명예회장의 의중은 확고했다. 그리고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자취를 감춘 지 1년여가 흐른 이후부터 그가 직접 출자한 스타트업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누리집에 등록된 최근 5년(2020년~2024년 5월) 코오롱그룹 소속 기업 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지분 100%를 보유했던 비금융 국내 법인은 ▲더블유파트너스 ▲인유즈 ▲메모리오브러브 ▲어바웃피싱 ▲비아스텔레코리아 등 총 5곳으로 확인된다.

‘더블유파트너스(2010년 10월 설립)’를 제외한 4곳은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직접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등록된 바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과 동일인의 친인척(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했거나 지배력을 행사하는 법인은 계열 편입 대상이 된다.

다만 이 명예회장이 만든 대다수 스타트업은 사실상 궤도 안착에 실패한 모양새다. 원활한 운영은커녕, 생존을 위협받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노출된 양상이다.

엇비슷한
내리막

‘인유즈’는 이 명예회장의 창업 프로젝트가 첫 결실을 맺은 사례였다. 이 회사는 이 명예회장이 전액 출자한 자본금 1억원을 밑천 삼아 2019년 12월 ‘아르텍스튜디오’라는 상호로 설립됐고, 항균 소재 마스크 및 가정용품 소매업에 주력했다.

이 명예회장의 창업 의지가 발현됐다는 상징성과 별개로, 기초체력이 허약했던 인유즈는 초창기에 내부거래로 연명했다. 2020년 거둔 매출 7억600만원 중 66.01%에 해당하는 4억6600만원을 그룹 계열사에서 끌어왔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듬해와 2022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을 각각 17.17%, 0%로 낮췄을 뿐, 수익성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2020년 1억100만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는 이듬해 코로나19 수혜에 따른 매출 확대에 힘입어 4300만원으로 줄었다가, 1년 뒤 3억4500만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이 명예회장은 단기차입 형태로 2020년 4월 3억원을 빌려주고, 세 차례에 걸쳐 상환 연장을 수락하는 등 인유즈에 투자를 감행했다. 2021년 10월과 지난해 12월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0억9000만원, 지난해 2억5000만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유즈는 결국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 결의와 청산 절차 진행이 결정됐고, 지난 4월자로 청산 및 법인 소멸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 명예회장이 인유즈 해체 직전까지 투입한 자금은 설립 당시 자본금 1억원을 포함해 총 14억4000만원에 달한다.

벌인 사업 적자 수렁
곳곳에서 폐업 속출

2021년 5월 설립된 ‘메모리오브러브’ 역시 인유즈와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업싸이클링 의류 제품을 대표 품목으로 등록한 이 회사는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소유한 가족회사 개념이었다. 설립 당시 자본금 5억원 중 70%를 이 명예회장이 투자하고, 슬하의 3남매(이규호 부회장·이소민씨·이소윤씨)가 각각 10%씩 출자한 구조였다.

메모리오브러브는 매출이 전혀 없는 가운데 운영비용이 발생하면서 2021년 말 기준 영업손실 2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추가 자금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이 명예회장은 ▲1억5000만원(2022년 9월) ▲5000만원(2022년 12월) ▲5000만원(지난해 1월) ▲5000만원(지난해 2월) ▲5000만원(지난해 3월) 등 총 5차례에 걸쳐 3억5000만원을 빌려줬다.

이 같은 노력에도 메모리오브러브는 폐업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초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해산을 결의했고, 같은 달 말 청산 절차를 밟았다. 메모리오브러브가 영위했던 플랫폼 사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도받았는데, 당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친환경 패션 플랫폼 사업 활성화 및 사업 시너지 발휘를 위함이라고 양도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라도
살릴까?

‘어바웃피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축이다. 2021년 5월 자본금은 5억원을 밑천 삼아 설립된 이 회사는 메모리오브러브와 마찬가지로 이 명예회장 일가에서 소유한 가족회사였다. 최근까지 발행주식 중 70%를 이 명예회장, 나머지 지분 30%를 슬하의 3남매가 10%씩 나눠 갖고 있었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어바웃피싱은 낚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낚시 관련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력했지만, 이후 낚시터 정보제공, 예약서비스, 용품 판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 명예회장 일가는 지금껏 4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어바웃피싱에 투자 의지를 내비쳐왔다. 설립 당시 5억원이었던 어바웃피싱 자본금은 35억원으로, 발행주식은 100만주에서 700만주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 명예회장은 측면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 명예회장이 어바웃피싱에 대여한 금액만 해도 ▲2022년 9월 3억원 ▲2022년 12월 1억원 ▲지난해 12월 3억원 ▲지난해 12월 9000만원 ▲지난 1월 7000만원 등 총 7억1000만원이다. 자금 사정이 넉넉해진 어바웃피싱은 ‘어바웃피싱 베트남법인’을 운영할만한 여력을 갖춘 상태다.


다만 수익을 내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 분위기다. 어바웃피싱이 최근 3년간 거둔 매출은 ▲2021년 0원 ▲2022년 7200만원 ▲지난해 5억6000만원 등 연평균 2억11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2억원 ▲2022년 10억880만원 ▲지난해 26억5800만원 등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수익성이 발목을 잡은 것도 모자라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4700만원)이 자본금(35억원)을 하회하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어바웃피싱 주주 구성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11일 이 명예회장은 보유주식 490만주 중 350만1주를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출신인 송동현 어바웃피싱 대표이사에게 넘겼다. 기존 70%였던 이 명예회장의 지분은 20%로 낮아진 반면 송 대표는 지분 50%+1주 확보와 함께 어바웃피싱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불편한
현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이 명예회장이 창업한 스타트업 중 막내 격이다. 이 명예회장이 출자한 자본금 3500만원을 토대로 2022년 1월 출범했고,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설립한 지 2년 넘도록 종업원은 1명에 불과하고, 사업성과는 ‘0’에 수렴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없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1400만원씩 기록했고,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사업목적을 늘리면서 기존 식품업은 물론이고 컨설팅, 서비스용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됐지만, 출범 이래 지금껏 별다른 자본유입 흐름은 목격된 게 없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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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