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지난 28일, 해병대 채 상병의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른바 ‘채 상병 특검법’ 재투표가 국회 본회의서 부결 처리된 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마지막까지 윤석열정권을 지켜준 우리 당 21대 국회의원 여러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거부권이 거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왔다면 윤정권은 바로 레임덕 사태가 초래됐을 것이고 정국은 대혼란이 왔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정권이야 어찌되던 말던 자신의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해 온 일부 의원은 반성하시고 퇴출되면서까지 몽니 부린 배신자들은 이제 이당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행이다. 공수처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홍 시장이 언급했던 ‘배신자들’은 당내 안철수·유의동·김웅·최재형·김근태 의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들은 채 상병 특검법본회의 처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부결 직후 본회의장을 빠져 나오면서 “소신대로, 의견을 밝힌 대로 투표했다. 의원들마다 각자가 헌법기관으로서 여러 가지 판단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진상을 밝혀 국가를 위해 목숨바친 채 상병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적인 예우를 해주는 게 국민의 도리”라고 강조하며 특검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날 김웅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채 상병 특검법 재투표 표결서)찬성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론까지 정해서 과연 무엇을 지켰나? 그 당론이 진정 옳은 것이라면, 진정 부끄럽지 않다면 나를 징계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7년 전 오늘, 19세 청년은 스크린도어에 끼어 죽고, 7년 후 오늘 어린 해병대원의 특검법이 부결됐다”며 “사람 목숨값은 말과 달리 차별이 있나 보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간 보였던 우리 당의 그 정성과 그 간절함, 권력의 심기를 지키는 데가 아닌 어린 목숨을 지키는 데 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 표결 결과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 처리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2/3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이날 본회의장에 방청객으로 참석했던 해병대 예비역들은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 처리되자 “우리는 칼끝이 되어 윤석열정권을 끌어내리고 해병대의 명예를 되찾겠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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