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서 활약 중인 임성재가 국내 무대서 타이틀을 방어했다. 임성재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최종 4라운드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아마추어 참가자인 문동현과 이정환(이상 10언더파 278타)의 추격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PGA 투어서 통산 2승(혼다 클래식,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을 거둔 임성재는 이번 대회서 KPGA 투어 3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짜릿한 뒤집기
2019년 이후 KPGA 투어에 4번 출전해 3번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임성재는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보여주는 명품 샷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마지막 날 골프장에는 1만명이 넘는 팬이 몰려와 ‘임성재 효과’로 흥행 대성공을 이뤘다. 이번 대회에는 총 2만2000명 이상이 입장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라운드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무서운 뒷심을 보였던 임성재는 이번에도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상태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1라운드를 2언더파로 시작한 임성재는 2라운드 7언더파, 3라운드 8언더파로 선두를 무섭게 추격했다.
마지막 라운드서 시작은 좋지 않았다. 1번 홀(파4) 3퍼트로 보기를 기록한 임성재는 4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러프로 빠졌고 3번째 어프로치를 홀 1m 안쪽으로 붙였으나 파 퍼트에 실패하며 또 1타를 잃었다. 5번 홀(파5) 버디로 바운스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임성재는 7번 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잃으며 흔들렸다.
이번엔 세컨드 샷이 그린을 향하지 못했다. 잘 붙인 퍼트도 놓쳤다.
4라운드 뒷심 발휘하면서 역전
갤러리 가득 메운 임성재 효과
전반 마지막 홀(파5)에서 세컨드 샷을 홀 3m 근처에 붙이면서 버디를 잡아낸 게 흐름을 바꿨다.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 홀(파4)에서 또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높였고, 12번 홀(파5)에선 8m에 가까운 이글 퍼트를 떨어뜨리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13번 홀(파4)에서도 1타를 줄인 임성재는 15번 홀(파4) 보기로 이정환과 문동현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리고 운명의 18번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날 3개의 파5 홀에서 4타를 줄인 임성재는 티샷을 페어웨이 정중앙에 올려놨고, 세컨드 샷을 그린 가까이에 정확히 붙였다. 이후 침착한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우승을 확정했다.
임성재는 “9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게 추격의 발판이 됐고, 12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면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타이틀 방어는 PGA 투어에서도 해보지 못한 기록인데, 기분이 남다르다. 이 기분을 PGA 투어에서도 느껴보고 싶다”고 기뻐했다.
이어 “나흘 내내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서 느껴보지 못한 것”이라며 “경기가 안 될 때나 힘들 때 팬들의 응원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PGA 투어에서 아직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임성재는 대회가 끝난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상반기 안에 시즌 첫 승을 거두는 게 목표다. 임성재는 “어느 대회서든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면 우승하기 어렵다”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서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남다른 포부
한편 임성재에 이어 18세 아마추어 문동현이 이날만 6타를 줄이면서 이정환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장동규가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쳐 4위, 옥태훈과 문도엽, 김태호, 이동민 공동 5위(이상 8언더파 280타), 최진호와 조민규, 이태희가 공동 9위(이상 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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