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1)이 2023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40만달러)서 2연패와 함께 통산 3승에 성공했다. 김주형은 지난 10월16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해 단독 2위 애덤 해드윈(캐나다)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44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서 통산 3승째를 달성한 김주형은 지난해 10월 이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2승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당시 김주형의 나이는 만 20세3개월로 타이거 우즈(20세9개월)보다 빠르게 PGA 투어 2승을 올렸다.
거침없는 기세
김주형은 대회 3라운드서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2개로 9언더파 62타를 치며 중간 합계 15언더파로 24계단 올라 단숨에 애덤 해드윈(캐나다), 랜토 그리핀(미국)과 공동 1위에 자리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어 최종 4라운드서 해드윈과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은 많은 관중을 흥분시켰다.
김주형은 이날 4번 홀까지 버디 3개로 3타를 줄여 1위로 나서며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이후 5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루드빅 오베리(스웨덴),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에게 공동 1위를 허용했고, 6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로 선두와 1타 차 공동 3위로 하락했다.
김주형은 9번 홀(파5) 버디로 공동 2위로 올라서며 분위기를 바꾸고 전반을 끝냈다. 후반 들어서는 12번(파4) 버디로 공동 에릭 콜(미국), 알렉스 노렌(스웨덴) 등 4명과 공동 1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김주형의 남은 홀은 7개 홀이라 여유가 있었다.
통산 상금 1000만달러 돌파 겹경사
한국 선수 3년 연속 우승 진기록
그리고 김주형은 13번 홀(파5)에서 버디로 1위로 나섰고, 이후 우승 경쟁은 해드윈,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와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그는 해드윈, 펜드리스에게 1타 차로 추격받는 상황서 15번 홀(파4)에서 홀 3.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 차로 도망갔다.
해드윈도 같은 홀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이날 우승 경쟁의 승부처는 16번 홀(파5)이었다. 김주형은 두 번째 샷을 온 그린 시켜 이글 기회를 만들었지만 3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반면 해드윈은 두 번째 샷에서 그린 앞 페널티 구역에 공을 빠뜨려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벌어졌다.
김주형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1m 거리에 붙였고, 해드윈은 8m 거리에 붙였다. 김주형의 우승 버디 퍼트가 조금 짧아 홀 앞에서 멈췄다. 이어 해드윈의 버디 퍼트가 홀로 들어가며 버디로 1타 차가 됐다.
김주형은 30㎝ 우승 파 퍼트를 넣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주형은 지난해 8월 PGA 투어 임시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윈덤 챔피언십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두 달 뒤 PGA 투어 회원으로 이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해 2연패를 달성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51만2000달러를 받아 통산 상금 1000만달러(1069만7756달러)를 돌파했다.
승부처에서 빛난 침착성
마지막까지 집중력 발휘
특히 지난해 이 대회서 3라운드 62타를 치며 1위에 올랐고, 최종 4라운드 66타를 쳐 24언더파 260타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도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며 우승을 차지하는 보기 드문 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임성재가 우승한 데 이어 김주형이 2연패를 작성했다. 또 이번 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며 P GA 투어 대회서 한국 선수가 2연패를 달성한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경훈이 지난해 AT&T 바이런 넬슨서 먼저 작성한 바 있다.
김주형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하고 우승이 없었는데 이 과정서 많은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며 “올해 초엔 (상황을) 통제하려고 했는데 그것 때문에 플레이가 더 나빠졌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 신경 쓰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에 도움을 주고자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팬들의 응원이 없었더라면 미국 생활은 어려울 것이다. 겸손하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돋보인 침착성
한편 해드윈은 이날 김주형과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하고 2위를 차지했다. 이경훈(32)은 이날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1타 차 공동 4위로 이날 경기에 나선 이경훈은 초반 3개 홀에서 보기 2개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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