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54)세뇌 당한 남북의 실태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3.10.30 09:17:48
  • 호수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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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유지하고 나아가 신무기를 배치하는 등등 강화시키는 추세이다. 미국 내의 전쟁 무기 제조 판매업자들의 이권도 챙겨줘야만 한다. 

한국은 미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전세계인에게 각인되고 있지만 미국은 전쟁 무기가 없이는 최강국으로 군림하기 어려운 나라이다.

그들이 한국 땅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계속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평화 통일보다 분단 그리고 북한이라는 악의 축이 필요하다. 

악의 축

미국이 겉으로는 미소 지으면서도 속으론 남북 대화를 불편해하며 사사건건 나서서 통제하는 진짜 이유이다. 미국은 한국 땅이 불바다가 되는 것까지 바라진 않겠지만, 자기네 이익의 관점이 바뀌기 전까지는 결코 한반도의 휴전(정전) 상태가 종전으로 또한 통일로 진행되길 원하지 않으리라. 그렇다고 미국을 욕할 필요는 없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취하여 부강하게 만들겠다는데 욕하는 놈이 바보이다. 우리도 냉정한 판단으로 우리네 국리민복을 지향하면 그뿐이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외교술이니 협상력이란 말이 있지 않겠는가?

슬프게도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내부에 미국의 똥구멍을 빨려는 자들이 많기에, 심지어 미국 사람들조차 ‘북조선은 존경할 만한 적이요, 남한은 경멸할 만한 동맹이다’라고 얘기한다잖는가 말이다.

그러나 북한에도 사리사욕을 챙기는 고위층이 수두룩하기에, 앞으로 미국은 그자들과 결탁해 자기네 이익을 도모하려고 서두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 희망을 걸 곳은 남북한의 보통 국민과 인민들뿐이다. 평범한 사람이 뭘 어찌하겠느냐고 비웃는 특별한 비범인들이 있을지 모른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런 귀족 인사들이 남북한 사회를 장악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여대통령은 보통 국민의 표를 얻어 당선됐으면서도 그런 귀족(왕족이라고 해야 할까?) 중에서 가장 국민의 뜻과 능력을 가소롭게 여기고 있는 존재인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통일 대박론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직접 그곳으로 가서 조사해 보지 않는 한 역지사지로 상상하는 수밖에 없을 터이다. 문제는 아마 ‘대박’ 속에 어떤 의미가 들어 있느냐에 따라 다르리라.


흥부의 정성 어린 박과 놀부가 깨어 버린 거지의 쪽박, 열심히 일한 사람의 예금통장과 건달의 로또 복권, 사기꾼 도둑놈의 일확천금 흉심과 미래를 내다보는 큰 사업가의 포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는가 말이다. 

참고로, 어느 대학 통일 연구소에서 탈북민들을 만나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자신이 북한 사람이라고 상상하며 들어 보는 것도 좋은 듯싶다. 조사 보고서는 훨씬 상세하지만, 해마다 수치가 변하므로 여기서는 중요한 사항만 대략적으로 모아 보았다.

그리고 이건 북조선의 보통 인민들이 가진 생각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그곳 지도층의 속셈은 아마 남한 지도층 인사들의 꿍꿍이속과 이기적인 면에선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보통 사람이라고 이기심이 없겠냐만, 그 양상이 소박하기 때문에 민족 통일 같은 대의까지 훼방을 놓지는 않는 것이다. 

남한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통일 이후의 문제인 것 같다. 혹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는 건 아닌가, 설령 자본주의로의 흡수 통일이 되더라도 빨갱이 폭동이 자주 일어나 나라 꼴이 엉망으로 격변하는 건 아닐까?

무장이 해제된 인민군 중 포악한 놈들이 폭력 단체를 조직해 살인·강도 등등 흉악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예상해 볼수록 두렵지 않을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인가.

북, 사리사욕 고위층 미국과 이익 도모?
미국만 믿는 남한…진정한 통일 불가능

안 그래도 잔뜩 혼란한 세상인데 또 북한 쪽 부동산에 투기해 일확천금을 노린다느니, 졸부들이 깨끗한 북녘 아가씨들을 유린하느라 지랄을 떨어대면, 분수껏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배알이 꼴려 심란스러워질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듯…. 

농담이지만, 어쩌면 평화 통일이든 북진 통일이든 무슨 통일이든 통일 논의를 다 접어 버리고 통일부마저 없애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우리 내부부터 정리하고 청소하는 게 순서이다.

사이비 정치꾼 모리배들을 국민의 투표로 몰아내고(이것 또한 농담), 군대 내의 가짜 지휘관들을 쓸어내 젊은 이순신들이 정예화된 국군을 이끌게 해야 한다(이것은 공상).


그리고 과욕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부동산 투기꾼들과 상습적인 성범죄자뿐만 아니라 연애 사기꾼들을 이어도 같은 무인도로 보내 재주껏 행복하게 살게끔 자유를 주고(이건 몽상), 경제인들이 페어플레이에 입각해 마음껏 사업하여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면(환상이죠 뭐)…

그땐 아마 굳이 바라지 않더라도 저절로 통일이란 낱말마저 불필요한 상태가 찾아오리라. 

하지만 그런 현실이 쉽사리 이루어질 리는 없다. 백년하청일지도 모른다. 북한 인민과 남한 국민이 자기네 체제 지도부에서 줄기차게 시행하는 세뇌를 벗어나기 어렵듯이.

남한 사람들은 자기가 결코 세뇌 따위에 걸려들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라고 착각하며 잘난척하는 판국이니 놔두고… 세뇌의 왕국이라 조롱받는 북조선 인민공화국을 한번 바라보자. 

세뇌란 과연 무엇인가? 세뇌. 문자 그대로 풀면 뇌를 씻는다는 뜻. 그런데 중요한 두뇌에 대한 견해부터 남북한은 서로 다른 듯싶다.

남한 사람들은 보통 머릿속에 뭔가 나쁜 것(예를 들면 공산주의 사상이나 사이비 종교의 교리 따위)을 주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성싶다. 그래서 주체사상이나 김일성 우상화는 최악의 세뇌라고 단정한다.


반면 북조선 인민들은 두뇌 속의 잡다한 쓰레기들을 몰아내고 올곧은 하나의 사상으로 무장하는 상태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들이 볼 때는 남한 사람들이야말로 추악한 관념에 세뇌된 불량한 족속인 셈이다. 

아마도 참 자유와 참 생각이 이 문제를 푸는 열쇠이리라. 나뿐만 아니라 중간자와 상대방까지도 참 자유인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인민이든 국민이든 세뇌 상태에서 풀려날 것이다.

신격화

북조선 인민들은 김일성을 신보다 더 높은 존재로 알고 있지만 남한에서는 어린애까지도 그가 사람임을 안다. 

남한 사람 중 일부가 신격화시키려고 자발적으로(?) 애쓰는 박정희를 북조선 사람들은 악의 하수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남과 북의 사람들이 세뇌에서 벗어나 그 두 영웅의 공과를 판별하고, 그들이 결코 신이 아니라 자기들같이 잘나기도 하고 못나기도 한 인간임을 인식하지 않는 한 진정한 통일은 불가능하리라.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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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