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전 선포 ‘Better World with Green Steel’

지난 13일, 비전 선포식 개최…탄소중립 선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넘어 영속기업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포스코는 지난 13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그린스틸로 창조하는 더 나은 세계’라는 의미를 담은 ‘Better World with Green Steel’을 비전으로 선포했다.

포스코의 비전은 철강회사로서의 정체성, 미래 지향, 탄소중립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환경적 가치 측면서 혁신기술로 탄소중립 사회를 선도하고 ▲경제적으로는 철의 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지속 성장하며 ▲사회적으로는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업을 지향한다.

철의 새 가치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확고한 의지 표명

이날 선포식에는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직원 대의기구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철강 산업이 전통적인 굴뚝 산업, 탄소 다(多)배출 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 포스코는 앞으로 다양한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업(業)의 진화를 이끌어 미래 철강 산업의 블루오션을 선점할 것”이라며 “포스코가 신(新) 철기시대의 First Mover이자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나가자”고 강조했다.


1968년 창립 이래 포스코는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6위 규모의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50년간 한국 제조업 도약의 초석이 돼왔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꾸준한 투자와 기술개발로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서 발표하는 ‘세계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3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초일류 철강사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3년 포스코는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크라카우포스코 상공정을 준공하며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4000만톤 체제를 구축하기에 이르렀으나 지난 10년간 양적 성장은 정체됐고,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과 경쟁 심화로 이전 대비 수익성도 낮아져 글로벌 탑티어(Top Tier)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점차 축소되는 등 회사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 ESG 경영의 대두, 지정학적 갈등 심화 및 탈(脫) 글로벌화와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로의 전환 등 앞으로 불확실성이 일반화된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왜 그 길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시대의 변혁에 대응하고 미래 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구조적 변혁의 시기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 국내에서는 Green Digital Transformation을 기반으로 철강 본원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고부가가치 미래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학동 부회장 “신 철기시대 First Mover·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서 새 시대 선도할 것”
2030년 글로벌 조강 능력 5200만톤·합산 매출액 100조원 달성·생산능력 Global Top 5 등 목표
“조직문화 혁신 통해 일하기 좋은 행복한 회사 만들어 직원들 자긍심 고취에도 힘쓸 것”


우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완성하고 탄소중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 실증플랜트 건설 ▲기존 상부서만 불어넣던 산소를 하부서도 취입해 추가 열원을 확보함으로써 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전로인 상저 취전로 ▲철광석서 산소를 제거(환원)한 환원철을 조개탄 모양으로 성형한 가공품인 저탄소 원료 HBI(Hot Briquetted Iron) 사용 확대 등의 브릿지(Bridge) 기술개발에 집중한다.

광양제철소는 2026년부터 본격 가동 예정인 전기로서 저탄소 고급강 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포스코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저탄소 제품 1000만톤 공급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어 뉴모빌리티, 그린에너지, 스마트인프라 등 미래 수요산업 변화를 고려해 차세대 친환경 성장산업 제품을 집중 개발하고 미래형 제품 포트폴리오인 저탄소 제품, Hyper No 등 고성장, 고수익 친환경산업용 핵심 부품의 소재인 Premium Plus 제품 1400만톤 판매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친환경 전기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구동모터 코아용 핵심소재인 모터 코아의 철심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량을 뜻하는 철손값이 3.5W/kg 이하인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 공장을 현재 건설 중인 광양 공장 외 국내와 북미에 추가로 신설해 전기강판 100만톤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경쟁력 있는 저(低)원가 생산체제 구축,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Sales Mix 고도화 등 철강 全 Value Chain서 구조적인 혁신으로 시황에 의존하지 않는 두터운 수익구조를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라인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제철소 Digital Twin을 기반으로 고효율 공정 프로세스로 탈바꿈하고 마케팅·구매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를 개발해 전사 Supply Chain을 초(超)연결함으로써 미래형 첨단산업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ESG경영 롤모델 도약

해외에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인도, 북미 지역 중심으로 친환경 상공정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2022년 500만톤서 2030년에는 두 배 이상 늘려 양적 성장을 추진해 글로벌 철강사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중심으로 자동차강판 일관밀을 구축해 동남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친환경 상공정 착공을 통해 저탄소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포스코마하라슈트라(POSCO Maharashtra) 냉연 공장과 연계해 인도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장기 성장전략을 통해 포스코는 2030년까지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5200만톤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합산 매출액 100조원, 합산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3배 수준,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2년 대비 2배 수준을 확보해 조강 생산능력 글로벌 Top 5, 수익성 글로벌 No. 1 철강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실현을 기본으로, ESG 이슈 전반에 대한 성과 관리를 강화하고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철강업계의 ESG경영 롤모델로 도약하고, 모든 구성원이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의 주체가 돼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는 미래경영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새로운 비전을 통한 업(業)의 혁신을 토대로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와 직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도 더욱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Multi-Generation간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실행 중심의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는 등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혁신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장기 성장전략이 달성돼가는 과정서 직원들도 회사와 함께 동반성장할 것이다.


앞으로도 포스코는 포스코그룹 7대 핵심사업의 중추로서 수소환원제철,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 기술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탄소중립 생산체제로의 단계적 전환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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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