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2012 천기누설}①안희성 교수가 본 대선주자 3인 성명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2 09:38:53
  • 댓글 0개

이름 석자 풀면 대망 보인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민심 잡기 행보가 한창이다. 추석 민심은 유권자의 표심을 나타내는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추석 민심이 곧 대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잠룡들의 여론조사 지지율도 오차 범위 내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어 이번 대국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렵다. <일요시사>는 성명학의 대가로 알려진 안희성 동방대학원대학교 성명사주 교수를 만나 유력 대선주자 3인의 성명학적 특성과 대권 운을 점쳐봤다.

 “朴懃惠, 인복 약해 도와줄 사람 잘 배치해야”
“文在寅, 말과 행동 항상 주변인과 상의해야”
  “安哲秀, 어떤 그룹에서든 지도자나 리더 역할”

예로부터 운세는 주로 사주와 관상으로 통했다. 최근에는 성명학이 개명(改名) 열풍을 일으키며 각광을 받고 있다.

본래 성명학은 성명의 좋고 나쁨을 통하여 사람의 운명을 가늠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안 교수는 성명의 길함과 흉함에서 나아가 이름과 관련된 일생, 사주 등도 함께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안 교수는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를 두루 보며 소리의 기운을 연구했다.

안 교수는 성명학에는 두 가지 원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글의 획수에 따른 조화요, 나머지 하나는 오행(五行)의 기운에 따른 조화가 그것이다.

글의 획수에 따라 조화를 이루는 각각의 요소를 원격, 형격, 이격, 정격이라 부른다.


이름의 첫 글자인 성씨(姓氏)의 획수와 두 번째 글자 획수의 합을 형격(亨格), 이름 두 번째 글자 획수와 세 번째 글자 획수의 합을 원격(元格), 이름의 세 글자 획수의 합을 정격(貞格)이라 하며 각 격(格)의 수가 길한 수로 나오도록 이름을 짓는 것이 원래의 성명학이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기운을 일컫는다. 오행 각각의 기운은 다른 기운을 제어하기도 하고, 다른 기운에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오행은 다시 음(陰)기운과 양(陽)기운으로 분류하여, 목기운도 양기운의 목인 '+목'과 음기운의 목인 '-목'으로 나뉜다.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음과 양으로 나누면 총 10가지의 기운이 된다. 그 10가지 기운은 '식신, 상관' '정재, 편재' '정관, 편관' '정인, 편인' '비건, 겁재'로 분류하여 서로가 다른 기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보아 길흉을 판단한다.

박, 의지 굳고 고지식
한번 마음먹으면 끝장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이름으로 보면 수(水)의 기운이고 음양오행으로 보면 수(水)→목(木)/토(土)의 형상이다.

안 교수는 "박 후보는 윗사람과는 상생의 기운이, 아랫사람과는 상극의 기운이 들어와 있다. 이름으로 보면 부모 운이 좋고 자식 운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19세 전에는 윗사람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고 태어났으며 항상 개혁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지난 세월이 말해주듯이 참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넘어간 운"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중년엔 택산함(산 위에 못이 있음을 상징)이 있으니 사람들을 포용하고 함께 나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많은 사람이 나를 따를지는 몰라도 지금의 이름 운은 남성으로 살아야 하는 운인지라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짐작이 간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박 후보가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소화기 장애가 올 수 있으니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말년 운이 어려운 시기이고 인복이 약한 편이라 실질적으로 도와줄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인복을 더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곡획작명법으로 보면 원격, 형격, 이격, 정격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작명전문가가 지은 이름일 확률이 높다.

한글 소릿값으로 보면, 박근혜라는 이름은 이름 자체가 아주 좋은 상생을 이루고 있는 이름이다. 박근혜라는 이름의 큰 특징은 이름이 명예를 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명예가 넘쳐 천성은 여자지만 남자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고지식한 면과 굳은 의지, 한번 마음을 먹으면 밀어붙이는 성격, 욱하면 물불 안 가리고 화를 내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를 형성하게 하는 이름이다.

이름도 해가 바뀌는 것에 따라 영향을 받게 돼 운의 기운도 달라진다. 사주로 보자면 박 후보의 사주팔자는 매우 좋다고 한다. 하지만 사주도 '흐르는 흥망성쇠'와 같이 굴곡을 가지고 있어 길흉화복이 생기게 마련이다.

안 교수는 "올해 임진년(壬辰年)은 박 후보에게 '흥'이 되지 못하고 '망'을 흐르는 해이고 '길'보다는 '흉'에 가까우니 이것은 '박근혜'라는 이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에 생길 수 있는 일들을 보자면 그중에서도 명예가 땅에 떨어지거나 명예를 박탈당할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리고 시비와 관재설, 송사문제와 형제 간 불화로 끊임없이 애를 먹겠다. 또한 추진하는 일에 경쟁자들이 생겨 힘겨운 전투를 치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강한 저항력 가져
매사 신중하게 행동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수(水)의 기운이다. 문 후보의 이름은 음양오행으로 보면 수(水)←금(金)←토(土) 의 형상으로 상승의 기운이 대단하다.

또한 문 후보는 사술에 능하고 매우 논리적이다. 사주에 괴강 같은 성품이 이름에 들어가 있으니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강한 저항을 한다.


괴강(魁剛)은 사주명리학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살(殺) 중 하나로, 태어난 날이 경진(庚辰)일, 경술(庚戌)일, 임진(壬辰)일, 임술(壬戌)일 4일에 무진(戊辰)일, 무술(戊戌)일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날에 태어난 여자는 '남편 복이 없다' 하여 흉하게 여겼다.

괴강 성격은 순국열사나 안중근 의사와 같은 분들의 성품으로 보면 되겠다.

안 교수는 "이러한 성품으로 알 수 있듯이 문 후보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뜻을 세우면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고집이 세며 명예욕도 다분하다"고 풀었다.

식들은 모두 효도를 하면 좋으나, 속앓이를 시키는 자식도 둘 수 있다고 했다.

문 후보는 대중과의 호흡이 잘 맞아 친화적인 인물로 여겨지나, 정작 본인은 고독을 즐기며 남에게 속마음을 쉽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때로는 성급하게 말이나 행동을 하여 후회를 많이 하게 되니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는 주변인들과 상의해 실천함이 대선 당선에 가까이 가게 되는 길이라고 안 교수는 조언했다.


안 교수는 "문 후보에게 올해 임진년은 경쟁이 심하고 자신을 홍보하고 나타내는 움직임의 성분이 묶여 있으니, 자신을 널리 알리고자 하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며

"비록 대선후보의 자리까지 올라왔으나 참으로 답답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또한 관재구설이 심하게 생겨 고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안 교수는 "이름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성격이 강건해 순리에 적응하지 못해 물이 거꾸로 흐르는 역행을 보여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은 안 후보가 확답을 안 주고 있지만, 단일화 요구가 무르익었을 때 결정적으로 문 후보가 틀어버려 단일화의 길은 요원하기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주관 뚜렷한 추진력
소신대로 움직이는 인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이름은 토(土)의 기운이다. 음양오행에서는 토(土)와 수(水)는 서로 상극이며 특히 토(土)가 수(水)를 막는 기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작명법으로 보면 역시 원격, 형격, 이격, 정격이 잘 짜여 있어 이 역시 작명가의 도움을 받은 이름이라고 짐작된다.

안 후보의 이름에는 '나라의 녹(祿)을 먹는다'라는 관(官)이 있으나 이는 편관(偏官)으로서 관이 안철수라는 이름을 주관하고 있다.

관에는 정관(正官)과 편관(偏官)이 있는데, 정관은 예전의 과거 급제나 지금의 공무원시험, 국가고시 등으로 벼슬길에 나아가는 것이고, 편관은 국가시험 같은 공식적인 통로를 통하지 않고 공무원이 되는 것이니 지금의 공사나 국책기관 또는 선출직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옛날에는 벼슬아치들에게 '나라의 녹을 먹는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녹은 쌀을 의미하며 조정에서 벼슬아치들의 봉급을 쌀로 지급한 데서 녹미(祿米)나 녹봉(祿俸)이라는 말이 연유됐다.

안 교수는 "안 후보는 성격이 꼼꼼하고 치밀하여 전공인 의사나 한의사 이런 쪽으로도 잘 맞는 이름이다. 섬세하고 여린 듯 하면서도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강한 추진력이 있다. 때로는 꼼꼼하고 치밀한 면이 우유부단하고 우물쭈물하는 성격으로 비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변인들에게 등 떠밀려 끌려다니는 듯하지만 실상은 자기 소신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어떤 그룹에서든 지도자나 리더 역할을 많이 한다. 이름에 관이 많이 보이는데 오행이 나타나는 성분의 하나인 식신(食神)에 의해 극(剋)이 심하게 되어 있다.

금(金)의 쇠 기운이 화(火)의 불기운에 의해서 극(剋)을 받고 있는데 이는 건강하고도 관계가 있다.

안 교수는 "금(金)이 불(火)의 공격으로 녹아내리고 있어 젊어서는 비교적 건강하게 보이나 나이가 들면서 금(金)의 기운이 나타나는 폐, 기관지, 대장암 등을 조심해야 한다"며 "화(火)기운 또한 기진맥진하게 되니 심장 쪽 잘 다스려야 한다"고 걱정했다.

자녀운을 보면 이름에는 자식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안 교수는 자식이 있다면 딸만 두게 되는데, 아들이면 문제가 생겨 가슴을 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라는 이름을 보면 올해 임진년은 오행 기운 중 편인(偏印)의 운으로 안철수라는 이름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식신(食神)을 극(剋)하게 하는 운이라 활동에 심한 제동이 걸리게 된다.

그러므로 안 후보는 옴짝달싹 못해 자기 의지대로 일을 추진하기가 힘이 드는 한 해가 될 것이란 게 안 교수의 예상이다.


<안희성 교수는?>

국내 성명학 1인자

대한민국 성명학의 대가인 안희성 교수는 충남 청양 출생으로 동방대학원대학교 성명사주 교수로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서울 사당동에서 '비결원'을 운영하며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 교수는 주역, 육효, 명리, 성명학 풀이, 작명을 통해 인간의 과거를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안갯속인 우리네 삶의 장막을 거둬준다. 그리하여 버릴 것과 갖출 것, 견뎌야 할 것과 누려야 할 것을 제시하며 지혜로운 삶의 지름길을 안내해 명성을 날렸다.

안 교수는 기존작명법은 이름 자체가 '길하다' '흉하다'는 큰 흐름을 나타낼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교수가 감정하는 방식인 한글 소리의 값은 기존의 풀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한글소리 값으로 이름을 살펴보면 그 해에 일어나는 일, 그리고 사람의 일생, 어떤 성격으로 살아가는지, 주변 사람과의 관계까지 내다보고 알 수 있다"며  "이름에 따르는 운명을 사람의 사주팔자 보듯이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010-7935-4243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