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 막가는 리더십 막후

‘독불장군’ 막 휘두르는 잣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의 선관위·권익위 감사가 시끄럽다. 위원들의 견해 차이가 있으나 유병호 사무총장의 월권 논란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유 사무총장이 최재해 감사원장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내부 직원들 사이서조차 ‘선을 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유 사무총장이 ‘감사원 실세’라고 불리는 이유다.

감사원은 본래 조용한 사정기관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에 자주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을 잘한다’면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잇단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병호 사무총장이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보다 앞서 나가는 스타일로 부담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무리한 감사
후폭풍 자초

유 사무총장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지난 1일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고 전 위원장에 대한 사무국 감사 결과를 논의한 끝에 8개 핵심 쟁점 ‘불문’ 조치를 결정했다.

위법·부당 행위 및 개인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감사원이 조사한 전 위원장의 혐의는 총 8개로 ▲출·퇴근 포함 근태 문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한 쟁점 3개 항 ▲서해공무원 사건 유권해석 관련 1개 항 ▲전 위원장의 감사 방해 2개 항 ▲갑질 간부에 대한 탄원서 제출 등이 있다.


감사위는 8항의 탄원서 제출 쟁점을 두고 “부적절하다”며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기관 주의 조치도 “위법 부당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기관 경고조차 ‘법적 책임’이 없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항 출·퇴근과 탄원서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항에 대해 전 위원장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추 전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된 2항의 보도자료와 3항의 보도자료는 같은 해 9월16일 권익위가 발표한 보도자료 건이다.

2항과 3항 보도자료는 추 전 장관의 직무와 아들(군 복무 중 휴가 논란) 수사 건에 대한 직무상 이해충돌에 관한 권익위 입장이다.

당시 권익위는 “이해충돌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사실관계 해석을 거쳐 유권해석을 했고, 그 해석도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고 발표했다. 권익위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 전 장관이 아들 사건과 관련해 지휘권 등을 행사했는지 확인했다. 대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굴하지 않고 전 위원장이 실무진에게 “허위로 보도자료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은 “간부들과 함께 수렴한 권익위 회의 내용을 실무자가 다른 직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하면서 ‘보도자료(위원장님 작성)’라고 제목을 잘못 쓰는 바람에 그런 ‘오해’가 생겼다”며 “그 자료는 해당 실무자의 컴퓨터에 그대로 저장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 보도자료에선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는 부분서 ‘전적으로’라는 표현이 쟁점이 됐다. 감사위가 보도자료를 내는 과정서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논의로 ‘방침’을 결정했고, 실무진은 그 방침에 따라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 위원장이 보도자료 작성에 직접 개입했다는 감사원 사무국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감사위 “전현희 위원장 부패·위법 없다”
따로 노는 사무국…간접적으로 인정 안 해


다만 감사위는 3항 보도자료 작성 부분에 관해 전 위원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지 않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감사보고서에 관련 사실만 기술했다.

4항은 전 위원장이 추 전 장관의 이해충돌 유권해석 건을 두고 라디오 방송 시사프로에 ‘담당국장’을 시켜 허위로 인터뷰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담았다. 그러나 감사원은 담당국장을 제외한 다른 관련 직원에게 “허위로 인터뷰하게 했다”는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결국 이 부분도 담당국장의 허위 진술로 확인됐다.

5항은 지난해 7월27일, 국회 정무위 출석 후 점심식사 당시 일어난 사건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서 서해 사건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의 질타에 대해 전 위원장은 “권익위가 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몰라 (유권)해석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해당 결정을 전 위원장이 했고 담당국장에게 강요했다며 강요 미수로 고발했다. 이는 담당국장의 일방적 주장이었다.

감사원의 무리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지난 2일, 출입기자들에게 “감사위원회는 제보 내용을 안건별로 심의하며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관해 권익위원장에게 기관 주의 형태로 조치할 예정이며, 정무직이고 이미 수사 요청된 점 등을 고려해 감사보고서에 관련 내용 등은 서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 문자에서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즉, 감사위원회 결정은 개인 조치는 ‘불문’이고, 기관 주의도 ‘부적절했다’는 것이 끝이다. 감사위 결정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실패한
전 잡기

유 사무총장은 대변인실이 입장을 밝힌 날 지휘서신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감사원 관계자들은 유 사무총장이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기관에 대해 중대 감사로 취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통상적으로 수사 요청 이전에 감사위 의결을 거친다. 예외는 ▲(감사 대상자)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당사자 본인 조사가 어렵거나 ▲범죄 혐의가 있거나 ▲긴급성이 있을 때만 둔다.

감사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실상 감사원 사무국이 수사기관의 수사 이전부터 전 위원장을 범죄자로 봤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무국이 직권으로 사전에 무리수를 뒀다. 내부서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에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행태를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전 위원장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을 제기하며 최 원장 등을 지난해 12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4월4일 공수처 조사에 앞서 경기 정부과천청사 민원인 안내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정치적 감사에 공수처가 수사로 경종을 울려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공수처는 당시 구체적인 고발 경위 조사를 위해 6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감사원의 보고서 발표 이전에는 수사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다”며 “특별수사본부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잡기’에 실패한 유 사무총장은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 회의서 최 원장의 발언을 끊거나 제지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감사원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본인이 최 원장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권과 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 길이 없으나 최근까지 보여준 태도는 선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독불장군’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위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모습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멈출 줄
모른다


지난해 유 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고성이 오간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김 의원은 최 원장과의 질의서 문재인정부 시절 공공기관 감사국장이었던 유 사무총장의 직속 부하였던 A 과장이 유 사무총장을 비위 의혹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감사원 직원들도 대부분 몰랐던 내용이다.

A 과장은 윤석열정부 출범 뒤 유 사무총장이 ‘문정부서 공공기관 평가 비위를 봐준 의혹이 있다’며 직위 해제한 인물이다. 당시 그의 상사가 유 사무총장이었다. 유 사무총장은 A 과장과 함께 당시 공공기관을 감사했던 4명의 감사관에 대해서도 직위해제와 동시에 특별감찰을 지시했다.

그런데 A 과장이 최 원장에게 유 사무총장의 비위를 신고한 것이다.

유 사무총장을 향한 감사원 직원들의 불만이 언급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감사청구가 제기된 대통령실 용산 이전 의혹을 조사하던 감사원 B 과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고, 배경으로 유 사무총장의 ‘감사 중단 압력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CBS 구용회 논설위원은 ‘대통령실 감사 연장 불승인, 유병호 압력설 사실인가’ 칼럼서 “감사 업무를 총괄하던 행안 1과 B 과장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B 과장은 유 사무총장에게 대통령실 감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B 과장은 ‘(대통령실 감사를)손을 봐 놓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제대로 정리를 해 놔야 한다’는 취지로 유 사무총장에게 감사 연장을 수차례에 걸쳐 요청한 것도 확인됐다”고 썼다.

이어 “하지만 유 사무총장은 감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유 사무총장은 ‘더 이상 건들지 말라’며 ‘여기서 끝내라’는 취지로 감사 연장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감사원 규정에 의하면, 감사 연장 승인 여부 결정권은 감사원 사무차장에게 있다고 한다. 연장 승인권이 사무차장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 사무총장이 ‘중단 압력’ 결정을 내렸다면 이는 직권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관련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5개의 청구 항목 중 2개를 인용하고 3개를 기각·각하했다. 이후 감사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의 부패 행위 및 불법 여부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건축 공사 등과 계약 체결의 부패 행위 여부 등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유, 고집 안 꺾인다”
정부여당 뒷배 믿고?

참여연대는 기각·각하 결정이 난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비용 추계와 편성 및 집행 과정의 불법성과 재정 낭비 의혹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과 관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도 진행했다.

참여연대는 해당 칼럼에 대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헌법과 감사원법으로 독립적 권한이 보장된 감사원서 사무총장이 직권을 남용해 국민이 청구한 대통령실 감사를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감사를 방해한 중대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일단 전 위원장 건은 묻어두는 분위기다. 감사위 결과를 불복한 데 이어 논란을 자초하면 어깨의 짐만 더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충돌로 여유가 없기도 하다.

현재 선관위는 헌법을 내세워 감사원 감사 거부 입장을 피력했고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근거로 감사를 거부하면 사법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이를 갈고 있다. 이들 헌법기관의 충돌은 자녀 채용 특혜라는 현안과 보수 진영서 쌓여온 선관위에 대한 불만, 유 사무총장이 이끄는 감사원의 강성 성향, 헌법기관 위상을 지키려는 선관위의 판단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도 선관위는 일반 행정(조직·운영)이나 회계 분야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정기감사를 받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특정 사안이 불거졌을 때 벌이는 직무감찰이다. 역사상 감사원이 선관위를 직무감찰한 적은 없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서 불거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감사원은 직무감찰을 주장했지만 선관위가 거부한 바 있다.

감사원이 선관위에 직무감찰 권한이 있다는 근거로 든 조항은 감사원법 24조 3항이다. 직무감찰 범위 대상 공무원서 국회·법원·헌법재판소를 제외하는 내용이다.

감사원은 1995년 법 개정으로 제외 대상을 기존 국회·법원서 헌법재판소까지 확대했는데, 이때 국회서 논의 끝에 선관위를 넣지 않은 것은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을 받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한은 있지만 선관위를 존중해 직무감찰을 자제해왔다고 주장한다.

‘황소고집’
불만 폭발

감사원은 여권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지금이 선관위의 벽을 깰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회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권익위 조사, 선관위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감사원까지 직무감찰을 고집하는 건 유 사무총장의 또 다른 무리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여권과 유 사무총장은 ‘한 몸’이다. 감사원이 검찰 다음 가는 ‘용산 하청기관’이라고 불리고 있다. 유 사무총장의 한 명의 고집으로 인해 무리한 감사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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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