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올해 신설된 2023 대통령실 초청 전국유소년야구대회서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대통령이 참석한 대회서 기적 같은 끝내기가 나왔다.
지난 14일 용산 어린이정원 내 스포츠필드 야구장서 펼쳐진 2023 대통령실 초청 전국유소년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가동초등학교(감독 김성훈)가 대전신흥초등학교(감독 류덕현)를 꺾고 짜릿한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32팀 열전
이 대회는 주한 미군에게 반환받은 용산기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120여년 만에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유소년 전용 야구장을 새롭게 정비한 기념으로 신설했다. 지난해 12세 이하 전국유소년대회 8개 리그 상위 3개 팀과 지역 우수 팀 등 총 32팀을 초청, 지난 1일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먼저 가동초가 선취점을 올렸다. 1회 말 선두타자 박지호의 볼넷과 김진휘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기회. 김진휘의 도루로 무사 2·3루가 된 상황에서 3번 타자 이하준과 4번 타자 김한준의 연속 내야 땅볼로 2점을 먼저 얻었다.
신흥초도 반격에 나섰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4번 타자 윤태웅이 좌전안타로 나간 뒤 연거푸 2루와 3루 도루에 성공했다. 1사 후 6번 타자로 나선 민선홍이 중견수 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1-2로 추격을 시작했다.
신흥초는 3회 초 대거 3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2사 후 1번 타자 이동규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가 불씨가 됐다. 이어 2번 타자 편주완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가동초가 3번 타자 이진웅을 고의볼넷으로 거르자 4번 타자 윤태웅이 보란 듯이 2타점짜리 좌중간 3루타를 때려내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신흥초 상대 가동초 극적 우승
6회 말 기적 같은 끝내기 홈스틸
가동초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1사 후 1번 타자 박지호가 우중간 3루타로 찬스를 잡자 김진휘가 우전 적시타로 3-4로 따라붙었다. 이후 양 팀 투수들의 호투 속에 소강상태에 접어든 경기는 초등학교 야구 마지막 이닝인 6회에 요동쳤다.
신흥초가 추가 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이진웅이 중전안타로 나간 뒤 도루에 성공했고, 4번 타자 윤태웅의 3루수 앞 땅볼 때 3루수의 송구가 1루로 향하는 사이 재치 있게 3루까지 내달려 1사 3루 기회를 얻었다. 여기서 5번 타자 김도현이 1루수 쪽으로 스퀴즈번트를 댔는데, 내야안타가 되면서 3루 주자가 득점해 5-3으로 달아났다.
가동초는 6회 말 1사 후 박지수가 호투하던 투수 민선홍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나가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7번 타자 송유찬이 우전안타로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8번 타자 전계림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2아웃.
하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
6회 말 2아웃 3B-2S 상황서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9번 타자 심민호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극적인 3루타를 때리면서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5-5 동점이 되는 순간,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던 가동초등학교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신흥초는 투수를 편주완으로 바꾼 뒤 이날 타격감이 좋은 가동초 1번 타자 박지호와 2번 타자 김진휘를 연속 고의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썼다.
윤 대통령 깜짝 방문
심판 세리머니 후 관전
이때 상대 허를 찌르는 가동초의 작전이 나왔다. 3번 타자 이하준은 타석 때 초구에 3루 주자 심민호가 과감하게 홈스틸을 감행한 것. 심민호는 육상부 출신으로 뒤늦게 야구부에 입문한 발 빠른 선수였다. 그러자 신흥초 포수 이동규가 깜짝 놀라 일어서며 투구를 받으려다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3루 주자 심민호가 끝내기 홈스틸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편, 이날 결승전엔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경기를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양 팀 주장 선수와 감독에게 기념모자와 꽃다발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심판들이 착용하는 프로텍터와 마스크 등 장구를 착용한 뒤 구심 자리에 서서 오른손으로 마운드를 가리키며 “플레이볼”을 외쳤다. 이어 양팀 선수들이 시구 시타를 하자 ‘스트라이크’ 사인을 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뛰는 걸 보니 청와대에서 나와서 용산에 온 게 얼마나 잘된 일인지 가슴이 뿌듯하다”며 “여러분 나이에 제일 중요한 것은 밖에서 해를 보며 뛰는 것이다. 야구선수가 된 것은 잘한 선택이고, 앞으로도 야구를 사랑하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선수들 격려
대통령실은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기념해 진행된 이번 초청대회를 계기로 용산어린이정원 스포츠필드가 많은 어린이에게 야구와 축구를 즐기면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생활체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