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태영호발 국힘 리스크 딜레마

실수? 더는 안 봐준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두 달 만에 국민의힘 지도부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한 사람도 아닌, 한꺼번에 두 명이 날아가 버렸다. 끊임없는 설화를 만들어냈던 인사들은 엄벌에 처해졌지만 이것만으로는 속이 개운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위기일 수 있어서다. 가까스로 버텨내고는 있지만, 다음 행보에도 비슷한 실수가 나온다면 정말 위태로워진다. 과연 계속되는 살얼음판의 김기현호는 괜찮을까?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윤리위원회는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내렸다.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버티는 반면, 태 의원은 징계 수위가 결정된 날 최고위원 사퇴를 통해 한숨 돌렸다. 

공백 생긴
당 수뇌부

황정근 윤리위원장에 따르면 두 인물의 징계 사유는 각각 세 가지다. 김 최고위원은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우파 천하 통일 및 제주 4·3 사건 발언이 결정적이다. 태 의원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라는 주장,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녹취록, 더불어민주당을 사이비 종교 단체인 JMS에 빗댄 발언이 문제가 됐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통상 월요일, 목요일마다 열었던 최고위원회를 두 차례 개최하지 않았다. 표면상 미개최 이유는 다른 일정 때문이었으나 일각에서는 사실상 김 최고위원·태 의원의 자진 사퇴의 종용을 위한 게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윤리위는 이들에 대한 징계 논의에 대해 한 차례 결정을 미뤘던 바 있다. 징계 결정을 두고 두 인사가 최고위원직서 물러날 경우 양형에 반영되냐느는 질문에 황 위원장은 “정치적인 해법이 등장하면 징계 수위는 예상하는 바와 같다”고 답했다. 결국 정치적 해법은 사퇴로 이어진 태 의원만 받아들인 모양새가 됐다.


자진 사퇴한 태 의원의 징계 수위는 윤리위서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리위 4차 회의가 열렸던 지난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태 의원은 “부족함으로 당과 윤석열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리위도 태 의원이 스스로 물러난 것을 감안해 징계 수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버티는 김 최고위원과 징계 수위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이 나온다.

자진 사퇴 시 차기 총선서 공천 신청이 가능하지만, 버틸 경우 기회조차 주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히 높기 때문이다. 같은 당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두 인사의 처신에 대해 ‘용산의 의중이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버티던 태 의원이 사퇴 카드를 꺼낸 이유가 일종의 거래가 있었냐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는 ▲가장 낮은 수위인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의 4단계로 돼있다. 

당내에선 두 인물에 대한 징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한 최고위원도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김 최고위원·태 의원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징계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던 초반, 이들은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버티면 1년, 물러나면 3개월
당원보다 입김 센 전국위 표


지난 6일,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징계를 반대하는 온라인 탄원서에 참여를 부탁한다며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라디오 인터뷰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앞서 그는 김기현 대표로부터 경고를 받고, 한 달간 자숙하는 시간을 보냈으며 제주도를 방문해 4·3 사건 유족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점점 악화됐다. 

태 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박에 힘을 쏟았다. 날을 세우기도 했다. 자신은 때릴수록 강해진다며 태영호 죽이기에 의연하게 맞서겠다면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 개입 녹취록 논란으로 징계 수위가 최대 1년이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결국 꼬리를 내렸다. 

두 인물을 향한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자 내부서도 김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논란 초기만 해도 김 대표는 두 인물을 옹호했던 바 있다. 지도부에 날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오히려 상임고문서 해촉하는가 하면, 경고 발언으로 논란을 종식시키려 했다. 

결국 두 인물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자 김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의 설화로 당원과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리위가 열리는 동안 김 대표는 “잠시 (최고위원이)결원인 경우가 있지만 어떻게 그게 공백이냐? 다른 지도부는 투명 인간이냐?” 등 다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끊임없는 설화가 터지는 사이 중도층은 줄줄이 등을 돌리며 이탈했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60억 코인’ 의혹이 눈덩이가 됐지만 국민의힘은 전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다시 또
비대위?

게다가 강성 보수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국민의힘으로선 과도한 우클릭으로 인한 이탈표까지 신경써야 한다.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의 징계가 이뤄진 강성 보수층만 바라보기에는 위험 요소가 따른다는 지도부의 계산이 깔려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점점 극우 이미지가 극에 달했다.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끌었으며 국민의힘과 합당을 했던 안철수 후보는 전대 기간 내내 색깔론에 휘말렸다. 심지어 최고위원, 당 대표 후보에 극우 유튜버들이 출사표를 던졌고, 자신의 조직을 과시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대부분 컷오프되긴 했지만, 국민의힘 안팎에는 판을 뒤흔들 만큼 극우 세력이 컸다. 


이번 김 최고위원의 징계 결정으로 잠시나마 극우 프레임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김기현호가 출범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곳곳서 사고가 발생한 데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 공백 상황이다.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시 사고로 규정하며 탈당 권유부터 궐위로 인정된다. 탈당 권유 또는 제명에 따른 최고위원 궐위 시에는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임을 선출할 수 있다. 당원권 정지는 궐위가 아닌 직무정지에 해당해 공석이 유지된다. 

김 최고위원이 버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원권 정지가 의결돼 현재로선 지도부서 김 최고위원을 내칠 방법이 딱히 없다. 대신 지도부는 태 의원의 자리를 빠르게 채울 계획이다. 조만간 최고위에서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관위를 구성하는 등 후임 선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당헌 27조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한 달(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데드라인은 다음달 9일까지다. 

위태로운
김기현호

전국위원회 구성은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최고위원, 상임고문, 시도당 위원장, 당 소속 국회의원, 시장·도지사 등 1000명 이내로 구성되며 통상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선관위 구성 후 선출 규정을 준용하게 돼있으나 선관위 의결로 지도부가 다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규정은 맞추기 나름이다. 내부에선 지명직으로 바꾼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지명직이든 선거를 치르든, 말만 선거다. 후보 등록 기간을 주고 나서 등록해도 100% 당원 선거보다 힘이 세다”고 말했다.

지도부 의중이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셈으로 후임 최고위원의 관건은 친윤(친 윤석열)이냐 아니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미 ‘친윤 일색’이라는 비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영남권 후보와 비영남권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고심하고 있다.

만약 또다시 친윤 인사로 채울 경우 지역 배제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출마를 해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탓이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직전 원내대표 선거서 비윤(비 윤석열)계의 파란을 일으켰다고 평가받았던 이용호 의원이다. 국민의힘 내 유일한 호남(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 의원은 대선 기간 무소속에서 당적을 옮겼다. 

이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최고위원직에 대해)아직까지는 제안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요청이 올 경우 최고위원직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게다가 김 대표가 취임 직후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원칙을 내세웠던 만큼 비윤계 인사의 지도부 입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다급해진 지도부 최고위원 고심
용산의 뜻에 따라 다시 비대위?

문제는 대통령실의 ‘입김’으로 또다시 비대위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닻을 올린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김 대표 입장에서는 비대위 구성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최고위원을 이른 시일 내에 선출해야만 한다. 비대위설은 실제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 시절에도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비대위가 구성된 바 있다. 사퇴하지 않고, 비대위를 반대한 인물은 김용태 전 최고위원뿐이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최고위원은 “남아 있는 최고위원들이 하루, 이틀 뒤에 줄줄이 사퇴했다”며 “비공개 회의서 대통령실의 의중이 어딘지,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사퇴를 통해 비상 상황을 유발시킬 것인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당시에는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이어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용산의 의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나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윗선서 비대위로 간다, 혹은 지도부를 유지한다는 결정이 서면 최고위원들이 의중을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명의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두 달 만에 김기현호는 침몰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공석인 최고위원을 채워 넣어야 한다. 대외적로는 윤석열정부 출범 1년을 갓 넘긴 상황서 집권여당이 또다시 비대위 체제로 진입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관리형·안정형 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최고위원들이 용산의 의중을 좇는다면 김 대표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최고위원 4명 전원 사퇴 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직접 나서
수습해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 공백 문제를)김 대표가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 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해내지 못하면 김 대표 역시 상당히 힘든 상황에 빠질 수 있어 보인다”며 “총선까지는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하루 빨리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천 개입 의혹 수사 나서는 공수처

윤석열 대통령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한 공천 개입 의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특별수사본부(이하 공수처)가 수사를 맡는다.

지난 9일 공수처는 이 정무수석,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공천 발언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고발 사건을 특수본에 배당했다.

최근 한 언론에 의해 폭로된 태 의원의 녹취 발언과 관련해 한 시민단체가 이 수석을 직권 남용, 윤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며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지난 2월 신설된 특수본은 비직제 기구로 김진욱 공수처장의 직속으로 운영된다.

특수본은 다른 수사 부서와 달리 통상의 결재선도 거치치 않고, 김 처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지시받는 구조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