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캣피싱‘을 아시나요?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3.03.24 11:18:58
  • 호수 14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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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Catfishing)‘이란 특정인을 표적으로 SNS에서 가짜 신분을 만들어 기만하는 행위를 뜻한다. 모종의 이유로 피해자에게 해를 끼치기 위함이거나, 금전적 목적에 의해 발생하곤 한다. 또 소망 충족을 위해 가공의 신분을 자신의 실제 신분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보고되기도 한다.

캣피싱이라는 용어는 2010년 네브 슐먼(Nev Schulman)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당한 온라인 사기 경험을 토대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유래됐다. 이전까지 온라인 범죄는 dating platform을 이용하는 일부 성인에게서 주로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는 온라인 사칭이 광범위하게 퍼진 원인으로 꼽힌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이 못생겼다거나 탐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다른 사람의 신분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진짜 또는 실제 자신을 밝히는 것을 불안하게 느낄 수 있기에 이런 온라인 사칭에 가담한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또는 자신감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인 척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악의적으로 온라인 사칭에 쉽게 가담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기존의 관계 밖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표적으로 삼은 사람으로부터 금전을 갈취하려는 의도에서 온라인 사칭에 가담한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마땅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이나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복수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부는 누군가를 희롱하기 위해, 또 일부는 자신의 성적 취향, 호기심을 탐구하려는 의도에서도 온라인 사칭을 한다.


물론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자신감의 부족·결여다. 누군가가 자기 자신에 행복하지 않다면, 자기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됨으로써 자신을 붙들고 있는 불안도 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완전히 표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는 온라인 사칭이 사칭을 당하는 사람에게 정신적·금전적으로 엄청난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에게 온라인 사칭을 한 낚시꾼과의 연인 관계나 우정 관계에 감정적으로 깊이 빠졌다면 정신건강에 커다란 손상이 될 것이고, 금전거래가 있었다면 금전적 사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대인기피증을 겪거나,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만약 피해자와 낚시꾼 사이에 성적 이미지를 주고 받았다면, 보복 포르노 형태로 피해자의 이미지가 공개되거나 성적으로 착취당할 수 있다. 이 경우 편집증적 성향이 나타나거나, 불안장애·우울증 같은 장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 피해가 심각하다면 예방이 최선일 것이다. 우리가 낚시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낚시꾼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낚시꾼들은 다양한 유형의 사람, 다양한 동기, 다양한 수법이 있겠지만 몇 가지 일반적 특징이 있다.

우선 그들은 대체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친구나 이미지가 많지 않다고 한다. 또 낚시꾼들은 화상 대화나 대면을 원치 않고, 스냅챕 같은 것도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대화 상대 또는 대화를 원하는 상대가 이런 경향의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의 이미지나 글이나 정보를 온라인에 포스트하거나 올리는 것에 신중할 것을 당국에서는 권하고 있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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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