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윤석열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해법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국내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은 ‘과거사를 외면하는 굴욕적 조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선거 및 사회현안 76차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51.1%가 굴욕적 조치라고 응답했다.
반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는 응답은 41.9%, 잘 모름은 7.0%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6일,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을 일본 기업은 빠진 채 국내 기업 등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마련한 돈으로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안에는 미쓰비시 등 일본 피고 기업들의 배상은 물론,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사과도 빠져 있어, 피해자 단체는 물론 야당서도 강하게 반발했던 바 있다.
연령별로는, 20대서 50대까지 절반 이상이, 40대에선 응답자의 70% 이상이 ‘굴욕적 조치’로 봤다. 20대는 ‘미래 위한 조치 38.8%, ’굴욕적 조치‘ 53.1%, 30대는 ’미래 위한 조치‘ 34.1%, ’굴욕적 조치‘ 53.8%라고 응답했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은 ’미래 위한 조치‘ 59.4%, ’굴욕적 조치‘ 34.4%로,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영남 및 강원·제주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서 절반 이상이 ‘굴욕적 조치’라고 봤으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라에선 61.3%로 60%를 넘어섰다.
‘민주당에 위협적인 내부 요인’으로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44.8%) 반 이재명계(반명계)의 공격(30.0%), 정책과 노선의 실종(9.6%) 기타 다른 요인(6.5%) 이재명 대항마의 부재(5.8%) 잘 모름(3.3%)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60대 이상에서 ‘사법 리스크’를 가장 위협적인 내부 요인으로 꼽았다. 20대는 ‘사법 리스크’ 49.6%, ‘반명계 공격’ 23.3%, 30대는 ‘사법 리스크’ 42.6%, ‘반명계 공격’ 28.2%, 60대 이상은 ‘사법 리스크’ 53.9%, ‘반명계 공격’ 22.8%였다.
반면 40대에선 ‘반명계의 공격’ 42.9%, ‘사법 리스크’ 32.8%로, 반명계의 공격을 선택한 응답이 높게 나타났으며 50대에선 ‘사법 리스크’ 38.9%, ‘반명계의 공격’ 36.6%로 팽팽했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서 ‘사법 리스크’를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은 ‘사법 리스크’ 47.3%, ‘반명계의 공격’ 33.5%, 경기·인천은 ‘사법 리스크’ 42.8%, ‘반명계의 공격’ 32.1%로 사법 리스크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보수진영의 텃밭 지역인 TK(대구·경북) 역시 ‘사법 리스크’ 53.5%, ‘반명계의 공격’ 21.1%, PK(부산·울산·경남)은 ‘사법 리스크’ 50.2%, ‘반명계의 공격’ 22.1%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응답이 높았다.
반면 민주당 세가 강한 광주‧전라 지역에선 ‘반명계의 공격’ 42.9%, ‘사법 리스크’ 28.1%로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합의 이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66.9%, 잘 이뤄지고 있다 16.6%로 이행되지 않은 유권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16.5%.
지난해 3월3일,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통해 통합정부 구성과 정치교체를 위한 합당을 약속했던 바 있다. 하지만 당선 후 합의와 달리 윤정부의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 과정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지난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안 의원은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에서 멀어지면서 당권 도전에 실패했는데, 전대 선거운동 과정에서 안 의원과 친윤(친 윤석열)계의 갈등까지 표면화되기도 했다.
공동정부 합의 미이행 응답은 전 연령대를 통해 높았으며 특히 20‧40‧50대에선 응답자의 70% 이상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성향은 지역별 성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수진영인 TK서도 ‘잘 이뤄졌다’ 24.8%, ‘잘 이뤄지지 않았다’ 54.8%, PK서도 ‘잘 이뤄졌다’ 17.1%, ‘잘 이뤄지지 않았다’ 64.2%로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진보진영의 성지인 광주‧전라에선 ‘잘 이뤄졌다’ 6.5%, ‘잘 이뤄지지 않았다’ 82.0%로 ‘압도적 부정’ 평가가 나왔으며 중도층서도 67.3%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오늘이 1년 전 20대 대선 투표일이라면 누구를 투표하겠느냐’는 항목에선 이재명(46.8%), 윤석열(39.3%), 심상정(3.7%), 없음(6.0%), 기타 다른 후보(3.1%), 잘 모름(1.1%) 등의 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부정(60.6%), 긍정(38.3%)로 여전히 긍정보다 부정적인 여론이 강했다. 잘 모름은 1.2%.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특히 40대에선 긍정이 21.9%, 부정이 77.2%로 상당히 박한 평가를 받았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선 긍정 55.6%, 부정 42.6%로 긍정이 13%p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영남(TK‧PK)을 제외하고 전 지역서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특히 호남(광주‧전라)에선 긍정 평가가 13.1%로 아주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경기‧인천, 대전‧충청‧세종 모두 긍정보다 부정 평가가 높게 나왔으며 TK에선 긍정 52.3%, 부정 45.8%, PK에선 긍정과 부정이 48.8%로 동률로 팽팽했다.
정치 성향별로도 긍정 32.2%, 부정 65.6%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4%, 국민의힘 42.7%, 정의당 3.0%, 기타 정당 2.1% 순이었다. 이외에도 없음 9.8%, 잘 모름 1.0%.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43.2%서 42.7%로, 0.5%p, 민주당은 44.0%서 41.4%로, 2.6%p 하락한 반면, 정의당은 1.7%서 3.0%로 1.3%p 상승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무선 ARS(RDD‧7700개 국번별 0000~9999까지 무작위 생성 및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3.0%p, 응답률은 3.5%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