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차림 아크부대 방문에 대해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6일,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인터뷰서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활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시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잘못하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노릇한다는 비판이 곧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진행자의 ‘군복이 좀 튀기는 하는데 영부인이 해외 파병부대에 가서 격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서 “국민이 바라볼 때 ‘오버한다’ ‘대통령보다 앞서 간다’ 하는 오해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는 염려의 말”이라고 답했다.
이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아크부대를 찾아 한 부사관 가족과 영상통화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의 이 같은 ‘영부인 군복차림’ 주장은 하루도 되지 않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앞서 문재인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군복 차림으로 UAE 아크부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해 3월27일,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UAE 아부다비에 주둔 중인 아크부대에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던 바 있다.
2021년 12월23일에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서해 백령도를 방문하는 자리에 붉은색 명찰이 달린 해병대 군복을 입기도 했었다.
보통 군부대 장병 격려 시에는 해당 부대의 군복을 착용하는 게 관례인 만큼 대통령의 아크부대 방문 복장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동일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통령이나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들이 전방부대 격려나 시찰을 갈 경우 특정 부대의 군복을 착용해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치 9단’ 등 정계에 잔뼈가 굵은 박 전 원장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윤 대통령 내외의 UAE 해외순방 흠집잡기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렇듯 그의 주장과는 다르게 비판은 김 여사가 아닌 박 전 원장에게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들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논리는 도대체 뭐냐?” “비판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트집 잡는 것 같다” 등의 비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크부대를 방문해 “여기가 바로 여러분의 조국이다.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어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이라며 “대한민국 국방력이 강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면 그만큼 적의 도발 의지를 꺾게 되는 것이다. 국군통수권자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아주 든든하다”고 추켜세웠다.
김 여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여러분의 결심이 없었다면 이처럼 어려운 사막의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며 “이 시간이 국가와 개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