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르는 ‘연예인 병’ 대해부

그들도 우리처럼…그들도 인간입니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얼마 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우종완이 사업실패와 뺑소니 혐의에 따른 우울증 등으로 자살을 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2005년 고 이은주의 자살을 시작으로 매년 연예인들의 자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원인 중에는 우울증을 비롯한 수많은 정신적 고통에 있는데, 잇단 연예인들의 자살은 일명 ‘베르테르효과’인 타인의 모방자살을 부추김으로써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 우종완 패션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사업실패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결국 자살로 삶을 마무리했다. 우씨는 MBC <무한도전>과 케이블 방송 <프로젝트 런웨이코리아> 등 활발한 방송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불렸다. 그의 주위에는 수많은 톱스타들이 줄을 이었고 국내외 안팎에서도 그는 꽤 인정받은 패션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남모를 고통과 스트레스가 숨겨져 있었다.

우울증, 통상적인
‘연예인 병’ 

지난해 12월 우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여울역 사거리 앞 도로에서 앞에 있던 택시와 추돌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좋은 이미지로만 포장됐던 우씨의 이미지는 벼랑 끝으로 추락했고 누리꾼들의 비난세례 또한 끊이지 않았다. 뺑소니 사건 이후 그는 자연스럽게 방송 중이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주위에서는 그가 운영하던 쇼핑몰 사업도 매출 부진으로 4월에 폐업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자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닫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종완의 자살이 사업부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뺑소니 사건 후 누리꾼들의 악성댓글이 주요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우종완은 ?소니 사건을 겪은 후 SNS를 통한 누리꾼들의 원색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고 이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종완과 같이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결심한 스타들은 많이 있다. 오죽하면 우울증은 속칭 ‘연예인 병’이라고 회자될 정도다. 고 최진실이 대표적 사례다.


최진실은 지난 2004년 조성민과의 이혼 후 지속적인 우울증을 겪었다. 이후 신경안정제의 도움을 받았고, 정선희 전 남편인 고 안재환과 관련 루머에 한동안 시달리며 우울증을 키워왔다. 사망 전날에 그는 손현주와 모 제약회사의 CF를 촬영하다 ‘힘이 부친다’며 촬영을 중단했다. 촬영을 조기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온 최진실은 어머니와 이모 등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난 사채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울먹이다 욕실로 향했고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넘치게 화려한 만큼 고독한 직업 “남몰래 끙끙”
불면증·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 심해

화려한 싱글로 돌아온 고현정도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 2003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혼한 뒤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픔을 겪으면서 우울증에 걸렸다. 자식과의 생이별도 버거운데 대중들도 그를 반갑게 여기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그녀의 컴백소식에 “돈과 권력이 탐나 연예계를 은퇴할 때는 언제고 이제야 배우랍시고 화면에 들이대느냐”며 잔인한 악성댓글을 퍼부었다.

게다가 연하 남자연예인들과의 끊임없는 스캔들 의혹과 전 남편인 정용진 부회장의 결혼소식에 따른 ‘음독자살기도’ 루머에 시달리며 우울증은 극한으로 치닫았다. 결국 음독자살기도는 근거 없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의 마음에 남겨진 상처는 아물지 못한 채 마음의 병으로 안고 가야했다.     

21세기에 들어 연예인 자살 첫 시동을 건 고 이은주의 사망원인은 불면증으로 드러났다. 이은주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영 중일 때 KBS 2TV 건강프로그램인 <비타민>에 출연해 스튜디오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다.

잠 못 이루는 밤
불면증의 고통

이때 이은주는 의사로부터 우울증을 동반한 불면에 시달려 조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또 이은주에게 수면부족을 언급하며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강화를 위해 숙면을 취할 것을 권유했다. 당시 이은주는 의사의 조언에 대해 단지 “바빠서 그런 것 같다”고 황급히 둘러댔다. 이은주 측근에 따르면 당시 가족으로부터 결혼에 대한 압박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불면증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연예인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가수 손호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일할 땐 일하느라 못 쉬고 막상 쉬려니 마음이 불안해서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해 주위 팬들의 우려를 샀고 최근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상습 투여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에이미도 눈 성형 후 지나친 악플에 못 이겨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았다. 톱스타 김혜수도 한 언론을 통해 “불면증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매일 밤 괴롭다. 너무 힘든 병이다”라며 불면증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공황장애를 겪는 연예인도 적지 않았다. 공황장애는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여 심적 장애를 앓는 것을 말한다. 가슴이 심하게 뛰어 호흡곤란이 오거나 어지러움을 느껴 심하면 발작까지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왕따의 후유증
대인기피증까지  

예능의 대부라 불리는 코미디언 이경규와 친근감이 느껴지는 배우 차태현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경규는 이미 몇 몇 쇼프로그램을 통해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누누이 말해온 바 있다. 그는 무려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예능계의 정상을 지켜오면서 각종 슬럼프에 시달려야만 했다.

시청률 부진에 따른 프로그램 조기종영이나 적자로 내몰린 영화사업, 세대교체를 종용하는 제작진의 압박감 등으로 인해 공황장애는 점점 더 심해졌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그는 녹화를 중단하고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해 10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던 사연을 말하며 덤덤하게 공황장애를 인정했다.

배우 차태현은 지난 7월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와 SBS <힐링캠프> 등에서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공황장애에 시달려 응급실을 제집 드나들듯 다녔고 약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장거리 비행은 물론 MC를 보는 일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극심한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소속 연예인인 5인조 남성그룹 ‘빅뱅’이 지드래곤에 이어 대성, 승리까지 줄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급발작을 일으켰다고 고백했다.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인기피증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거부하는 정신질환이다. 이 질환을 겪는 사람은 대인관계를 멀리함으로써 사회적 기능이 급격히 감소돼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갖게 된다. 또한 이들은 혼자 있는 것에 극도로 안정감을 느끼며 외부 출입으로 사람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호흡곤란과 경련, 구토증세 등 막중한 심적 부담을 느낀다.

병 키우다 마약에 손대거나 극단적인 선택하기도
겉으론 웃고 속으론 우는 스타들 주위 관심 필요

대인기피증을 겪는 연예인으로는 배우 김하늘과 박지윤이 등이 있다. 김하늘은 최근 <힐링캠프>에 출연해 학창시절에 당했던 왕따 경험을 비롯해 수년 전 모 남자선배와의 스캔들 루머로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왕따를 당했다. 내가 말을 걸면 친구들이 웃어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항상 먼저 말을 거는 사람과 친구가 됐다”며 “친해지고 싶어 쳐다보면 되레 상대방은 ‘왜 째려보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나는 이 일로 인해 더 의기소침해졌다”고 덧붙였다.

김하늘은 왕따 이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그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지만 당시의 트라우마가 마음 속 깊게 자리 잡아 아직도 연예인 친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 선배와의 불륜 스캔들은 더했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모 남자선배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루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그는 자신을 더 깊숙한 울타리 안으로 가뒀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점점 더 사람들을 피하게 됐고 이에 따른 대인기피증은 날로 심해졌다는 후문이다.

박지윤의 경우는 더 심하다. 그는 모 고위 간부와의 섹스스캔들과 그에 따른 황당한 루머에 휘말려 말 못할 고통을 오랜 시간 감내해야만 했다. 박지윤은 “나이 지긋한 고위 간부와 성관계를 하다 변을 봤다는 얼토당토 않는 루머에 시달려 치욕스러웠고 이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며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루머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나완 달리 손 놓고 방관만 했던 당시 소속사에 대한 미움이 가중돼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화려한 겉모습 뒤
가슴시린 아픔


화려하게 포장되어야만 하는 연예인의 생활은 일반인과는 조금 다르다. 자신의 부족하고 약한 부분까지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늘 긴장해야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행여나 힘든 일이 생겨도 소문이 날까봐 자신의 얘기를 마땅히 털어 놓을 곳도 없이 외롭게 지내기도 한다.

최진실의 경우 사망하기 전날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사람이 친구나 가족이 아닌 단지 친분 있던 기자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한 심리 전문가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홀로 속앓이를 하면서 정신적인 상처를 키워가는 경우가 많다”며 “겉으론 웃고 있어도 신경안정제나 수면제에 중독돼 마약까지 손을 뻗는 경우도 종종 있어 주위 사람들의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누리꾼들의 지나친 악성댓글 자제와 연예인에 대한 도 넘은 사생활 침해를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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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