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영화 <간첩>에서 유일한 홍일점, 미인 간첩으로 돌아온 염정아가 추석을 맞아 관객몰이에 나섰다. 그는 극 중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하나 뿐인 아들을 위해 살아가는 남파 간첩 ‘암호명 강대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미인간첩과 생계를 위한 억척 엄마. 양면의 매력을 완벽히 소화한 염정아의 연기가 극의 재미를 이끈다.
“미인이라서 미인계 썼어요, 하하.”
영화 <간첩>은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 작전을 다룬 리얼 첩보극으로 미션성공보다는 간첩들의 생계유지에 초점을 둔 코믹액션 장르로 구성돼있다.
염정아는 극 중에서 ‘암호명 강대리’ 역을 맡아 이기적인 S라인 몸매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드레스와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미모를 뽐냈다. 때로는 정보를 얻기 위해 엘리트 기자로 변장하기도 하고, 10만원의 복비라도 떼어 먹힐 조짐이 보이면 상대를 제압해 돈을 받아내고야 마는 생계형 워킹맘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이중적인 매력 뽐내
특히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간첩 강대리, 다시 보자, 십만원’ 이라는 문구는 우리가 예상하는 액션형 간첩과는 달리 생계형 간첩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염정아는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며 꾀죄죄한 아줌마로 분했다. 생계유지에 급급한 아줌마로 분한 그녀는 속사포같은 육두문자를 날리며 친근감을 안겼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4년차 고정간첩으로 변했을 때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바비인형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호피무늬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무장해 치명적 팜므파탈 매력을 발산한다.
“호피무늬 원피스는 감독님의 제안이었어요. 비슷한 스타일의 호피무늬 원피스를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씨도 입었다는 이야기를 <간첩> 촬영 후에야 들었어요. 이것 때문에 주위에서도 몸매에 관련한 질문을 많이들 하시는데 전지현씨 몸매와 내 몸매를 비교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전지현씨는 너무나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고 평소에도 몸매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여배우니까요. 아직 그 정도의 자신감은 없어요.”
미인간첩 이면에 욕설난무 부동산 중개업자 열연
정겨운과 러브라인, 촬영 내내 에너지 넘쳐 신나
<장화홍련> <범죄의 재구성> <전우치> 등 섹시한 매력과 팜므파탈의 극치를 달렸던 전작들에 비해 그는 <간첩>에서 소탈한 생활연기를 마음껏 보여줬다.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간첩으로서 생활하는 ‘엄마 간첩’만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특별히 여자로서 장점만 이용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고 모성애가 돋보이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이중적인 매력을 표현하기에 충분했어요.”
영화에서 염정아의 매력은 다른 데서도 나타난다. 무려 10살 연하의 상대배우 정겨운과의 러브라인이다. 이는 마치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과 김수현의 러브라인과 일맥상통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배역과 스토리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 극중 소를 키우는 귀농 간첩 우대리로 분한 정겨운은 염정아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순정남을 연기했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에 따르면 사실 두 사람의 키스신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편집 과정에서 뺐다. 주된 이유는 키스신이 너무 야했고 뜬금없이 과거 회상신이 보여지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것. 이는 곧 과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뜻과 같았다. 염정아는 키스신 편집에 못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스토리상 감독의 의견에 동조했다는 후문이다.
키스신? “너무 야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장하기 위해 키스하는 척 하는 신이에요. 실제 둘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키스는 아니었지만 아쉬움은 남아있죠. 정겨운씨가 나와의 키스신에 영광이었다는 발언을 했는데 오히려 내가 감사했어요. 나이 차도 많이 나는데 함께 연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따름이죠.”
20년을 훌쩍 넘는 베테랑 연기자인 만큼 수많은 작품에서 팔색조같은 매력을 선보이며 대중을 매료시켰던 배우 염정아. 영화 <간첩>을 통해 새로운 변신을 꾀한 그녀의 연기가 관객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