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회상한 이태원 참사 아비규환 현장

“눈치 보며 알아서 응급처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컨트롤타워가 없어 눈치보면서 알아서 대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시를 회상하면서 꺼낸 말이다. 현장에 도착한 신 의원은 바로 응급처치를 할 수 없었다. 경찰의 가이드가 없던 탓에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참사 희생자들은 숨을 거두고 있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뒤 현장으로 빠르게 달려간 국회의원이 있었다. 바로 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으로 재난의료지원팀으로 긴급 파견됐다. 신 의원은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현장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신 의원을 만나 당시 현장의 급박함, 참사를 막기 위한 대비책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신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목격하신 상황을 설명해 주신다면

▲현장에 갔을 때 통제가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재난의료지원팀(DMAT)으로 긴급 재난 의료지원을 갔습니다. 빠르게 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통제 협조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미흡했습니다. 어디에 주차해야 하는지 등 경찰의 가이드가 전혀 없었습니다. 겨우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서 충격을 받으셨다고

▲도착해 보니, 중환자나 사망자 처리는 수습된 상황이고, 경증의 미분류 환자들 40여명이 의료 천막 앞에서 대기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현장 상황이 적나라하게 노출돼있었습니다. 심지어 사진을 찍고, 일부 거리에서는 핼러윈 축제가 진행되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중적인 상황을 동시에 목격한 셈입니다.


긴급한 와중에 많은 팀이 오긴 했지만 현장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도착해서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지휘나 오더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눈치보고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장의 통제 부족을 지적하셨습니다. 전문가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이런 것들을 어떻게 보완하고 대비해야 하는지

▲우선 재난 대응 훈련이 잘돼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통상 경찰이 먼저 옵니다. 다음은 소방, 응급의료팀 순서입니다. 경찰이 상황을 잘 통제해서 안전하게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수습할 수 있도록 지휘해야 합니다. 통제선을 통해 도착할 소방이나 의료진이 잘 진입할 수 있도록 협조도 필요합니다.

긴급한 와중에 한쪽에선 축제
“경찰 현장 통제 부족했던 탓”

현재 이런 것들이 미흡합니다. 이번 참사 때 응급의료팀은 DAMT 조끼를 입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과연 그 조끼를 인지하고, DMAT이라는 용어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짚어주신다면

▲저는 100%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참사고, 인재가 맞습니다. 좁은 골목에서 인구가 밀집됐을 때 통제가 불가능하고 압박이 일어나는가, 그랬을 때 한 방향이나 양방향으로라도 현장에서 통제했으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인구유입, 그리고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겹치면서 압박이 됐습니다. 즉 위아래로 압박이 됐을 때 대피 장소 이런 것들에 대한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대국민 심리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맞습니다. 정신심리에 대한 위해성이 대국민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급성기가 있고 그 다음에 아급성기, 만성기가 있는데, 단순히 6개월 지원에 그치면 안됩니다. 정신심리 반응은 처음에는 부정과 분노까지 이어지다가 환자가 수용하게 되면은 우울과 불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발생한 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책임론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오면서 경찰 조직을 다시 재정비했습니다. 경찰국을 신설하면서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의 필요성에 대해서 브리핑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통제를 위해서 행안부 장관이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윗선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고 브리핑한 바 있습니다.

경찰국을 신설했음에도 경찰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했던 것과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 체계나 명령 하달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최종 책임은 대통령한테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긴 하지만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꼬리 자르기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깁니다. 반드시 책임질 사람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모든 자료가 적극적으로 요청에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그렇고, 저희가 서울경찰청, 경찰청에 항의 방문하러 갔을 때 현장 CCTV, 무선 녹취록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저는 보건복지위원으로서 그 당시에 응급의료에 대한 현장 상황, 소방과 경찰과의 협조가 얼마나 잘됐는지에 대한 협조체계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개한 자료인 모바일 운영 카톡방 자료를 받는 데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야당의 검증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은폐나 내용 삭제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시간의 싸움입니다. 

분명히 윗선 책임져야
끝까지 진상규명 노력

-일각에서는 국정조사를 위해서 여당도 동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부분입니다. 실제로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유가족은 참사에 대해서 제대로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상당히 궁금해합니다. 제게도 여러 유가족께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윤정부의 대처를 보면서 저희가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최대한 동원할 것입니다.

-다만 여야의 대치로 정쟁으로 번질까 봐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진정성 있는 여당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윤정부에서도 꼬리 자르기를 하면 안됩니다.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 문제가 시스템의 문제였는지 총괄하는 인사자의 문제였는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결국 이런 재난 발생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 있어 적절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가 돼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능력주의를 표방한 윤정부가 과연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을 행안부 장관으로 임명했는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수장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과 능력있는 사람이 임명됐는지 직에 걸맞은 자질을 발휘했는지는 꼭 들여다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참사는 사전에 예방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발생한 이후에도 제대로 그게 운영됐는지,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복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템과 인력의 소통체계 구축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반드시 사전에 훈련이 돼있어야 합니다. 저도 정치인 중 한 명으로서 피해 본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들여다보고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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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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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