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용액 중 법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 사태 직전보다 48.6% 급증해 2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서 발표한 골프장 내 ‘법인카드 골프장 사용액 추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법인카드 사용액이 1조9160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보다 48.6% 급증했다.
전체 골프장 매출액(6조95 9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7.5%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도별 법인카드 사용액을 보면, 2011년 1조244억원에서 2019년 1조2892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1조5195억원, 지난해에는 1조9160억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 이후 사용액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 특수로 골프붐이 일어났고 골프장 이용료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체 골프장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11년 30.9%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듬해인 2018년에는 26.0%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발생한 2020년에는 27.0%, 지난해에는 27.5%로 다시 상승했다.
골프는 국내에 사치성 고급스포츠로 도입됐다. 청탁금지법이 2016년 9월28일 시행되면서 골프가 사치성 고급스포츠에서 건전한 대중스포츠로 재탄생하게 되는 기반이 조성됐지만, 아직도 접대골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골프가 접대문화의 하나로 국내에 도입되면서 많은 문제점을 양산해왔다. 그린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턱없이 비싸게 책정되었고, 식음료값도 시중 가격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비싸게 받고 있다.
코로나19 틈타 48.6% 급증
여전한 사치성 레저 꼬리표
접대골프가 성행하면서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골프가 사치스러운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1992년 72%에서 2013년 48%, 올해에는 36%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민의 1/3 정도는 ‘골프가 사치스럽다’라고 응답했다.
조세당국은 임직원 복지용을 제외하고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법인카드 사용액의 손비인정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법인카드 사용액의 골프장 손비인정 범위를 축소할 경우, 564만 골퍼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특수로 급등한 그린피가 하락할 것이고 주말 부킹난이 완화되며 턱없이 비싼 식음료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천정부지로 올라간 골프회원권값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의 정회원 골프회원권값은 평균 3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말보다는 2.6배 급등했고,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4월 3억1705만원에 94.7%까지 오른 것이다.
골프를 값싸게 칠 수 있는 회원권 수요가 급증했고, 부실 회원권이 정리되면서 회원권 투자가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은 “일본은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을 손비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건전화되었다고 한다. 선진국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접대골프가 사라질 경우 골프장이 부정부패, 비리의 온상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크게 희석되면서 골프가 건전한 대중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