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다시 들어간 그놈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2.10.24 15:30:49
  • 호수 1398호
  • 댓글 0개

“저런 걸 살려놔야 하나?”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다시 들어간 그놈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그놈’ 얘기로 시끄럽다.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 2006년 5~8월 경기도와 인천 일대에서 미성년 여학생들을 연이어 성폭행해 징역 15년을 받았다. 범행 당시 이미 강간치상 등 전과 19범이었다. 피해자 중 1명(17세)을 제외한 나머지는 만 13세이거나 그보다 어렸다. 

11명+α

2000년 미성년자 강간치상죄로 5년을 복역한 뒤 출소한 김근식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06년 5월 말 등교 중이던 9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재차 성범죄를 저질렀다. 같은 해 6월4일 인천 계양구 한 초등학교에서 하교 중인 A(13)양, 8일 계양구 한 길에서 하교 중인 B(10)양, 20일 계양구 한 원룸 주차장에서 C(13)양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그해 7월3일엔 계양구 한 길에서 독서실에서 귀가하던 D(17)양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7월18일 파주시에서, 8월3일 인천에서, 8월8일 경기 시흥시에서, 8월10일 인천 계양구에서, 9월11일 경기 고양시에서 10대 소녀들을 잇달아 유인해 성폭행했다.

지난해 9월 출소 예정이었던 김근식은 수감 중 동료 재소자를 두 차례 폭행해 형기가 늘어났다. 그렇게 지난 17일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던 김근식은 출소를 하루 앞두고 재구속됐다. 또 다른 미성년자 강제 추행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근식은 2006년 당시 13세 미만이던 피해자 E양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사실 외 추가로 드러난 혐의다. E양는 언론 등을 통해 김근식의 과거 성범죄 사실을 접하고 2020년 말 “김근식으로부터 강제 추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를 거쳐 지난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증거관계 분석 등을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출소 하루 전 재구속

김근식은 그동안 수감됐던 안양교도소 내 미결수 수용시설이나 인근 구치소에 머물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이 구속기한에 맞춰 김근식을 기소하고 나면 우선 2개월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법원이 구속 필요성 여부에 따라 2개월씩 두 차례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6개월까지 구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 안에 김근식의 유무죄를 판단해 선고한다. 김근식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받게 될 최저 형량은 1년이며, 최대 형량은 당시 유기징역 상한인 15년이다.

그뿐만 아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인천에서도 나타났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17일 김근식의 과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경찰에 상담을 요청했다. A씨는 “20년 전에 김근식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 절차를 문의했다.

다만 A씨의 주장대로 피해 시점이 2002년이면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다만 2020년 시행된 법에 따라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 사건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해부터 기산하도록 규정돼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사회악이다’<kors****> ‘꼭 저런 걸 살려놔야 하나?’<anni****> ‘쓰레기는 쓰레기통에∼’<jnsl****> ‘그냥 감옥에서 죽을 때까지 있어라. 넌 인간이 아니다’<xman****> ‘미성년자 상대 범죄자는 최하 무기징역 해야 한다’<21ak****>

2006년 미성년 추행 혐의 추가
영장 발부로 수감 상태서 조사

‘애초에 이런 중범죄자한텐 미국처럼 100년, 200년 때려서 사회에 다시는 못 나오게 해야 한다’<cool****> ‘풀어주면 반드시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됩니다. 영원히 사회로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smar****> ‘사회에 나오면 백프로 재범을 저지른다. 제발 범죄자의 인권보다는 피해자와 일반 국민의 인권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wnrj****>

‘나와서 꼭 사회적 보복을 할 거다. 영원히 가둬야 한다’<jyz1****> ‘저런 악질 범죄자를 왜 인권보호 해주면서 국민들의 피와 땀같은 세금으로 먹여 살리는지…’<dolk****> ‘나오면 재범 백퍼다. 이젠 증거 인멸하려 강간에서 끝나지 않고 살인까지 갈 수도 있다. 절대 사회에 풀어놔선 안 되는 종자다’<ggk8****>

‘네 죄를 네가 알지 않을까? 네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으나, 네가 짓밟은 사람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래? 양심 없는 놈’<kyle****> ‘신고 안 된 게 얼마나 많을까?’<nepe****> ‘아동 성범죄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yuje****>

‘자식 가진 부모들은 성폭행범을 무서워한다. 자식한테 조심하라고 매일 잔소리하는 것도 어렵다. 성폭행범은 물리적 거세를 하거나 교화시설에서 오래 지내게 해야 한다. 성폭행 11범이면 습관처럼 수시로 성폭행 하려들 텐데…대책이 필요하다’<hlig****> ‘그 당시 계양구 쪽에 범죄 많아서 학생들 안전교육 강화했던 기억이 난다’<iran****>

인천서도…

‘혹시 이 사람 손가락에 장애가 있을까요? 어릴 때 누가 봐도 공사 안 하는데 손을 잡고 2층에 가보자고 해서 무서워서 뿌리치고 전속력으로 도망친 기억이 있어요. 인천입니다’<anim****>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제2의 김근식’ 보니…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년(2012~2021년)간 발생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은 모두 1370건으로 집계됐다.


3일에 1건 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2015년 104건이던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은 2018년 135건으로 늘더니 지난해 192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해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해 자유로운 생활관계 및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민>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